CAFE

맞벌이 부부의삶

대화의 조건

작성자호중유천|작성시간26.03.30|조회수1,986 목록 댓글 39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나누는 대화는 즐겁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끼리만 대화를 나누면

같은 메시지가 반복되는

일종의 에코 효과가 나타난다.

그 결과 생각이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은 점점 좁아진다.

 

가치관이 달라도 어느 층위까지는 대화가 가능하다.

 

가장 낮고 안전한 층위는 정보 교환이다.

사실, 경험, 데이터 등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런 대화에서는 갈등이 드물다.

 

그 다음 층위는 해석의 교환이다.

같은 사안에 대해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묻는 것이다.

서로의 논리와 관점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긴장이 생기지만

선을 넘지 않으면 생산적인 대화가 될 수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가치가 충돌하는 대화가 된다.

옳고 그름을 가르는 대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상대를 바꾸려는 시도가 따라온다.

 

이런 대화는 대부분 에너지 소모가 크고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난다.

 

맞게방에서 오가는 대화 중

사람들이 피로를 느끼는 경우도

대부분 여기에 속한다.

 

내가 이런 대화에 잘 참여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적절한 타협점은 어디일까.

 

나의 결론은 이러하다.

 

이해는 하되 설득하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대화의 깊이를 상대에게 맡기지 않고 내가 조절한다.

 

상대가 어떤 말을 하든

대화가 통한다 싶으면 이어가고

통하지 않는다 싶으면 멈춘다.

 

대화가 통하는 사람의 기준은 거창하지 않다.

자신의 논리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

질문에 방어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설명하는 사람,

그리고 최소한의 ‘지적 정직성’이 있는 사람.

이런 사람과의 대화는 가치관이 달라도 의미가 있다.

 

반면 논리가 계속 바뀌는 사람,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사람,

상대를 이기려는 사람.

이런 사람과의 대화는 피하는 것이 좋다.

 

모든 사람과 깊은 대화를 나눌 필요는 없다.

깊은 대화는 가치관이 맞는 사람과 나누고,

그 밖의 사람들과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가볍게 대화를 나눈다.

 

그것만으로도 사고는 조금씩 넓어지고,

타인에 대한 이해도 깊어질 수 있다.

 

-- 저녁 단상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스풀 | 작성시간 26.03.31 공감되는 글 잘 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 작성자냉홍차 | 작성시간 26.03.31 깊은 통찰이 느껴집니다.

    내 자신도 쉽게 변하지 않는데 타인을 설득하고 바꾸겠단 의지는 지나친 욕심이란 생각이 듭니다.
    실생활에서도 온라인에서도 대하기 어려운 존재는 꼭 있더군요.
    그게 가족이 아니라면 큰 행운이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종일 비가 내리네요.
    건강하게 즐겁게 오늘 하루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저는 엊그제 허리가 삐끗해서 펴지질 않아요.ㅠ.ㅠ 별일도 아니었는데-욕실 거울 닦다가- 갑자기 이러네요. 움직임이 불편해지니 그동안 자유롭게 움직일수 있었던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었는지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진만 볼 수 있습니다.
  •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진만 볼 수 있습니다.
  •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진만 볼 수 있습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