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한 다음 날

[파란금요일]

막상 서로 안녕~이라고 말하고 헤어져서 집에 돌아왔을 때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잘 때가 되니 눈물이 나더라구요...이젠 자기전에 미리 연락 안하고 잔다고 혼날 필요도 없고 속시원하다 싶었는데 말이죠 ^^

서로 화내거나 싸우지도 않고 그냥 참 담담히 이별해서 그런지..실감이 잘 안나요..

담담히 이별하는게 제 특기인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죄다 그렇게 별다른 다툼 없이 이별했던 것 같아요.

1년 조금 넘게 만났는데.. 술먹고 하는 행동이나 말들이 점점 견디기 힘들어졌어요.

꽤나 오래전부터 힘들다..라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이 안좋은 상황일 때 헤어지면 나쁜x 될까봐 그냥 참고 옆에서 힘이 되어줬어요..

회사 문제며 집안 문제며...개인적인 고민들까지.. 정신적으로 또 물질적으로..

제가 나이가 더 많다는 이유로..좀 더 여유롭다는 이유로 많이 힘이 되어주려고 노력했어요.

회사 옮길 때 이력서며 자소서 영문 이력서까지 다 써줬죠...결국 좋은 외국계로 보냈어요 ㅎㅎ

저한테 너무 의지를 많이 해서..영양제 하나까지도 다 챙겨주고..심지어 치과 예약까지도 해줬어요..

엄마병인가봐요..정말...제가...

그런데 사랑이라는게..정말 동등한 입장해서 해야 오래 갈 수 있나봐요.

내가 해준만큼 상대방도 해주길 계속..저도 모르게 욕심내게 되더라구요..

게다가 전 술을 아예 마시지 않는데..그사람은 술을 너무 좋아했거든요..

매일 만나면 고기랑 술.. 그리고 술을 마시면 하는 막말들..자기는 장난이라지만 저를 막대하는 행동들..

어느 순간 내가 동등한 인격체로 만나는게 아니라 장난감 취급 당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럼에도 가끔 보이는 그 사람의 애정들..그걸 믿고 조금만 더 기다리자..지금은 그도 상황이 힘드니

내가 참고 기다리자 싶었어요..

한달전부터인가..그사람이 이제 회사도 집도 이래저래 악재들이 다 사라지고 혼자여도 괜찮겠다.

나 없이도 잘 지내겠다..싶어졌을 때 부터..슬슬 싫은 소리를 했어요..

대수롭지 않은 투정으로 받아들이더라구요.. 결국 어제 찜방에서 잼나게 놀고 고기 먹으러 가서..

날 좀 놔달라..이제 너무 힘들어서 네 행동들 말들 못받아주겠다..고 했더니..

알았다고..자기는 그런 행동들 말들 고칠 수 없으니 그게 싫으면 떠나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고기 맛있게 먹고 버스 정류장에서 안녕..잘지내라 인사하고 집에 왔네요.

그래도 내가 지금까지 한게 있는데 고마웠다 미안하다 말이라도 해주지..쳇 -_-;;

이제 주말이면 남친 눈치 보며 친구들과 약속 조정 안해도 되고..싫어하는 술과 고기 억지로 먹는 흉내 안내도 되고..

이 사람 만나고 살이 4키로나 쪘어요..안하던 외식을 많이 해서..

최근 죽도록 운동해서 다시 2키로 뺐는데..맨날 몸매 좋은 여자들과 절 비교하더라구요.

나도 55입는데 ㅠㅠ 누구 땜에 살찌는건데...

데이트 비용이며 남친 선물로 쓴 돈들 죄다 적금으로 고고싱해도 되고..

12시 땡치면 자야하는데 전화로 못자게 해서..졸면서 전화해야 할 일도 없고..

주말에 학원 다니고 도서관 가서 공부하는 제 평소 스케쥴 대로 살아도 되고..

남친 기분 때문에 눈치 봐야 할 일도 없고..

좋네요 아주 좋네요 ^^ 에쒸 근데 눈물나요...젠장..

제가 붙잡으면 다시 돌아 올 사람인거 알아요..근데 꾹 참고 절대 다시 연락 안할꺼에요..

지금의 이 허전함은 곧 사라질테니까요..그게 무서워서 다시 연락하면..또 다시 예전처럼 그렇게

받들고 살아야하니...까요...그래서 여기저기 친구들한테 헤어졌다고 말도 하고 다 하고..

아미방에도 글써요..저 자신을 다잡으려구요!!

결혼을 전제로 만나던 사이가 아니라 (둘 다 독신주의였어요..) 언젠가는 이렇게 헤어질꺼라 생각했는데..

xxx 야, 잘지내라..그리고 정말 건강을 생각해서 술 좀 줄여..운동도 열심히하고..

영리한 사람이니 앞으로 잘 지낼꺼라 믿는다..그리고 너 정말 나 같은 여자 다신 못만난다..!!!!!

[파란금요일]

잘잘님!! 오랜만이에요~ 용기 주셔서 고마워요!!!! 힘낼게욤

[칠푼이공주]

화이팅! 님 힘내세요! 저도 화이팅!

[파란금요일]

감사해여! 힘낼게요. 화이팅!!

[이대로살래]

근데 님 같은 여자지만 넘 므쪄보여요...^^;

[파란금요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