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젊었을 적에 가난하지 않았다.
오히려 부자였었다.
돌아가실 즈음에는 가난하게 되었다. 작은 전세 아파트 1채와 몇 천 만원의 통장 잔고만 남기셨었다.
그런데 누군가에게 막 퍼주는 걸 좋아하셨다. 누군가 받으면 좋아하는 모습이 좋아서 그러신건지..
남에게 퍼주면 자손들이 복을 받는다고...그래서였는지는 모른다.
자녀들이 결혼하고
자녀, 손자녀들에게도 몫돈을 주시고 볼 때마다 용돈도 주시고 늘 모두에게 매번 주시는 삶을 사셨다.
늙으막에도 계속 주셨는데
각종 김치를 만들어 주셨는데
우린 너무 바뻐서 집에서 김치를 먹을 시간도 없었다.
힘들게 만드신 김치는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늘 들어갔고
우린 죄책감에 그만 만드시라고하셔도... 적적하시니까 계속 만드셨다.
스스로 음식 만들기도 어려운 시기가 되었을 때는 미역을 자꾸 사 주셨다.
완도 미역이 좋다고 자꾸 사 주셨는데...집에 미역이 엄청 쌓였었다.
미역국을 끓여 먹을 일이 잘 없어서 미역이 그냥 쌓여있었다.
젊은 시절에는 김치도 미역도 잘 먹히지 않았었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 몇 년이 지나는 동안
미역이 웬지 좋아졌다.
우리도 나이가 들어서인지 소고기를 넣고 끓이거나 가자미를 넣은 미역국이 참 맛이 좋아지게 되었고,
어느새 그 쌓여있었던 미역도 거의 다 먹게 되었다.
이번 겨울에 바닷가에 여행을 가게 되었다.
바닷가 횟집에서 먹은 미역이 참 맛이 있었다.
여행지에서 난 미역을 사왔고
친지들에게 미역을 선물을 했다.
문득 선물을 하고 난 뒤에 생각해보니...
난 우리 엄마처럼 미역을 선물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 사람들은 별로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네... 그런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