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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빚더미가 몰려온다.

작성자수익로봇600호(전재윤)|작성시간13.01.03|조회수711 목록 댓글 2

지은이: 박종훈

출판사: 21세기북스

독서기간: 1.1~3


 '언제나 시장은 완벽하다.', '시장가격은 언제나 균형으로 수렴한다.'

위의 문장은 경제학원론에 지겹도록 나오는 말이다. 대학생시절 항상 그런 의문이 났던 기억이 난다.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시장은 항상 완벽하고 항상 그 가격은 균형을 이룰수 있을까?' 수요와 공급곡선, 무슨 곡선, 무슨 이론, 멘큐의 경제학 등등..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주류경제학을 뒤집어 엎고 시작한다. 복잡계 경제학.

복잡계 경제학이란 카오스 이론의 영향을 받아 경제의 불안정성을 그대로 인정하는데서 시작한다. 즉 작은 변화가 나중에 큰 결과를 초래 할 수 있다는 나비효과와 같은 개념이다.-21


 이런 복잡계 경제학으로 이 책에서는 빚이 대붕괴하는 임계점에 서있는 세계 경제현황을 분석하고, 왜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디로 갈 것인지를 조망해본다.-p23


 제1부 대붕괴의 태풍이 시작되다. 편에서는 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등 지금 유럽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경제위기를 설명하고 있다.

 그리스, 스페인이 유로화 이후 환율리스크가 사라지며 많은 국외자본이 급격히 증가하며 어떻게 위기를 겪는지 자세히 나온다.

제1부를 보며 느끼는건 지금의 유럽상황이 참 한국하고 많이 닮았구나. 이명박정부때의 경제정책이랑 어떻게 이렇게 같을까 생각을 하며 한국도 유럽의 저 나라처럼 되지 말란 법이 없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제2부 세계를 삼킨 슈퍼사이클. 미국과 영국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감명을 받은건 핸리 포드의 이야기이다. 그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수요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경영자였다. 그래서 컨베이어 벨트를 도입해 대량 생산을 했었고 대량 생산한 제품을 팔기 위해 수요층을 만들기에 나섰다. 그 결과 자신의 공장 근로자의 급여를 2배이상 인상을 했고 노동시간도 단축시켰다. 핸리 포드가 자선사업가라 그런것이 아니라 자신의 제품을 팔기 위해서 그 가격을 살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자신의 자동차를 구매해 여유를 즐길줄 아는 소비자층을 생성하기 위한 조치였다.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핵심이 충분한 수요라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2부에서는 빚의 대붕괴가 어떠한 사이클로 만들어 지는지 사례를 들어 설명을 한다.그리고 한국이 아니 한국 경제관료들이 그렇게 부러워 하는 첨단금융기법들의 허상을 공개한다. 이 부분을 읽었을때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했을때 산업은행이 인수해야 된다는 그때의 기사가 떠올랐다. 그 기사대로 되지 않은 현실이 참으로 고마웠다.

그리고 2부의 끝에는 현재의 주류경제학에 대한 냉철한 비판이 이어진다. 프리드만의 경제학은 미국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됐다고 확언할 수 있을까? 라고 작가는 묻는다.


 제3부 대붕괴의 파고에 올라탄 대한민국. 한국사회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해 비판으로 끝이 나는 부분들이며 꼭 주의 깊게 읽어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멕시코가 어떻게 몰락과정에서의 정책과 현재 한국사회의 정책과 비교하는 그 부분에서는 소름이 돋았다.

금융시장 개방, 재벌과 외국 기업을 위한 각종 규제 철폐, 수출 주도형 경제성장, 그리고 미국과 FTA를 체결한 멕시코의 살리나스의 경제정책은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과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p148

미국과의 FTA 이후 대미 수출은 늘었지만 멕시코 경제에는 도움이 되지않았다. 아무리 수출을 많이 해도 부가가치의 대부분은 국외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아무리 많은 휴대전화를 팔아도 한국 경제성장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과 유사한 현상이 멕시코에도 나타난 것이다. -p145

하버드 대학교의 대니 로드릭 교수는 '한 나라의 경제에서 무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기업의 이윤은 커ㅣ는 반면 근로자들이 임금으로 받아가는 몫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산업추격전략없이 수출 물량만 늘리려고 고집하는 정부는 환율을 인위적으로 높이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러면 국내 물가를 끌어올리게 되고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또한 수출물량만 늘리는 데 주력하는 국가에서는 국내 재벌과 외국 자본이 글로벌 경쟁을 이유로 끊임없이 근로자를 압박한다. 결국 협상력을 잃은 근로자들의 임금이 줄어드는 대신, 재벌의 몫은 커진다.-p152


이 부분을 읽으며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그리고 나의 무지에 환멸을 느끼게 했던 내용이 그 뒤로 이어져 나왔다.

세금을 깎아줘야 더 걷힌다. 난 진실로 믿고 있었다. 아니 내 주변 사람들도 정부관료의 그럴듯한 말로 그렇게 믿고 있을지 모르겠다. 거짓말이다. 작가는 미국의 여러 주에서 일어난 감세관련 자료로 이 말이 왜 거짓말인지 가르쳐 준다. 난 너무 무식했다.


 제 4부 대붕괴 시대를 대비하라!


우리나라의 정책은 외환위기 전후로 크게 바뀐다. 외환위기 전에는 정부의 국책연구소와 민간 기업체, 대학 연구진의 힘을 한데 모아 1메가 디램과 4메가 디램을 개발했다. 지금과 같이 반도체 강국이 된 것은 선진국을 추격하기 위한 치밀한 국가적 추격전략의 결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이명박 정부는 고환율에 의지해 기존산업의 수출물량을 늘리는 데만 집중하는 쉬운 길을 택했다. 하지만 선진국에서는 미래산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 강력한 산업정책을 동원하고 있다. 그 중심에 제약산업이 대표적인 예다. 제약산업은 대표적인 지식 집약적 고부가가치 산업이기 때문이다. 제약 산업 뿐만 아니라 미래환경에 적극 대비하기 위해 기초과학을 육성하고 전문 기술인력을 양성하는데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떠한가? 이명박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를 다른 부처와 통폐합했다.-p211-214


재벌에만 매달린 일자리 확대정책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이었다. 기존의 대기업은 대부분 일자리를 파괴해왔는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가 진정으로 일자리를 늘리기 원했다면, 기존 대기업이 아니라 신규 창업을 돕는데 국가의 자원을 집중했어야 했다.-p216

안정된 고용은 그 기업이나 산업에 특화된 기술을 개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외환위기 이전의 한국은 기업이 사회보장 역할까지 하는 기업복지형 국가였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근로자와 기업의 이런 관계는 깨졌다. 기업들은 외환위기로 이윤이 줄어들자, 현재의 이윤을 확보하기 위해 근로자들을 대량 해고하는 길을 택했다. 정부는 기업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노사관계의 균형을 깨고 사용자인 기업에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p224-225


사회안전망은 경제위기 속에서도 소비를 견고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이는 기업의 투자를 되살리고 경기회복을 앞당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사회안전망의 역할이 제 기능을 다 한다면 별도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없어도 경기불황을 더욱 쉽게 이겨낼수 있다.-p227

생각해 보라. 사회안전망 즉 실업급여가 현존 급여의 80%이상만 유지되고 내가 다시 직업을 가질때까지 나온다면 새로운 일자리를 위해 충분한 재교육을 받고 그리고 실업급여를 받으며 충분한 소비를 하며 건전한 일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실업급여는 그렇지 못하다. 그리고 받기 위해 까다롭고 기간도 길지 못하다.

대규모의 경기부양책은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상관없이 다 받는다. 아니 세금을 내지 않는 극빈곤층에게는 돌아가지 않는다. 부자들이 경기부양책으로 세금을 환급받은 돈으로 소비를 하나 자신들의 돈으로 소비하나 거기서 거기지만 극빈곤층은 다르다. 하지만 그런 대규모 경기부양책 대신 사회안전망은 직업을 잃거나 극빈층으로 전락한 사람에게 일정한 기준으로 돈이 지급되도록 아주 세밀하게 작동한다.


 그리고 이 장의 중간부분에 또다시 울분을 토하게 만든 내용이 있다. 바로 최저임금에 대한 내용이다.

최저임금이 일자리를 줄인다는 모함.. 이라는 제목의 내용들..

또 다시 나의 무지가 참으로 한심스럽고 또 최저임금이 일자리를 줄인다는 말을 믿고 있었던 내 자신이 비참하게 느껴졌다.

여기서도 역시 작가는 풍부한 사례와 자료들로 이 거짓말들의 참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대붕괴를 돌파할 수 있는 열쇠는 공정한 기회라 설명한다. 

1960년대 고서장을 시작한 이후 최근까지 한국은 놀라운 계층 이동성을 가지고 있었다. 아무리 가난한 가정에 태어났어도 자신의 부모와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역전의 기회가 주어졌고, 이 같은 계층 이동성은 한국을 더욱 빠르게 발전시켰다. -p248

하지만 지금의 한국은 사교육에 대한 의존이 심해지면서, 교육을 통한 부와 가난의 대물림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p251

단 한 명도 버릴 인재가 없다는 절박함으로 모든 국민을 소중한 인재로 양성하겠다는 교육정책의 핀란드-p252

한국 재벌의 근본적인 문제는 재벌이 일본이나 독일식의 소규모 전문 중소기업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p253

재벌에게 편안히 돈을 벌 수 있는 경제구조를 만들어주면, 재벌은 혁신적인 도전을 할 이유는 없어진다.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을 막는 출자총액 제한제도를 완화하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대신 중소기업의 발목을 잡거나 동네 상권을 위협하는 것이 더 손쉽게 이유을 늘릴 수 있는 합리적인 선택이다.-p254


대기업이 빵집사업을 한다고 언론은 떠들지만 단지 그 빵집에만 현혹되어 문제의 본질은 보지 못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참 대단하게 보인 경우는 처음이다. 풍부한 이론과 작가가 경제기자로서 경험한 생생한 현장감에 책을 읽는 내내 

'이책은 한동안 내곁에 두고두고 읽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한번 이렇게 명쾌한 경제서적을 집필한 작가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대박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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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삭제된 댓글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수익로봇600호(전재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1.05 당연하다는 말만큼 무서운 말은 없는거 같습니다. 그말의 안에는 그만큼 당연시 되고 있는 현상에 자신도 모르게중독되었다는 거겠조..
  • 작성자이쁜이!(우진순) | 작성시간 13.08.14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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