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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이야기

삶의 비용 - 마틴 파와 안드레아스 구르스키의 사진으로 바라본 우리의 모습들

작성자구서동파수꾼(박종현)|작성시간11.10.18|조회수1,438 목록 댓글 10

영국의 다큐멘터리 사진가 중에서 마틴 파(Martin Parr)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세계적인 사진가이며 다큐멘터리 사진가들 중에서도

아주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만 가입될 수 있다는 “매그넘” 소속의 사진가입니다.

근데 사실 이렇게 설명해도 마틴 파가 누구인지 잘 모르실 거 같은 분들이 많을 거 같네요.

오히려 마틴 파의 사진 한 장이 1억에 가깝다는 말을 해야겠네요^^

예술가의 가치를 사진 가격으로 설명해야 한다는게 도리에 맞지도 않고 조금 서글프지만 이 방법이 제일 빠를 것 같습니다.

 

하여튼 마틴 파는 현존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중에서 최고이지만 이 사람의 사진은 절대 아름다운 사진이 아닙니다.

다큐멘터리 사진가라고 하니 혹시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 같은 분쟁지역을 찾아가서

그 곳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작가인가 추측할 수도 있겠으나, 마틴 파는 그런 곳에서 촬영하지 않습니다.

마틴 파는 항상 우리의 일상에서 머무르며 셔터를 누릅니다.

제가 왜 마틴 파를 이야기 하냐하면 그 일상의 이미지에는 우리의 모습들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영국/한국이라는 공간만 다를 뿐이지 그 사진들의 기표와 기의들은 매우 흡사합니다.

 

 

 

위 사진은 마틴 파가 1989년에 촬영한 하루 여행(One Day Trip)이라는 시리즈 중의 사진입니다.

대중 소비사회의 기행적 행태를 꼬집고 있는 사진인데,

1989년 당시 영국에서 물가가 저렴한 프랑스에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도버 해협을 배를 타고 건너서

프랑스 볼로뉴 지역에서 원정 쇼핑을 하는 장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사진입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물건, 특히 술을 사기 위해서 대마도나 후쿠오카에 갔다는 말과 같겠네요.

물론 일본은 우리나라보다는 물가가 비싸겠지만요....^^

이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소비사회의 혼란스러움과 무질서함, 그리고 개인적 이기심의 극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틴 파의 다른 사진들에서도 우리가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 내팽개치는 여러 가지 문화의 병폐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문화의 붕괴와 상실이 되겠네요.

 

- 여기까지는 사진 전공서적이나 학술서적에서 그럴 듯하게 설명하는 말들입니다. 저도 점잖은 자리에서는 겉멋 든 표정으로 위와 같은 수사적 표현들을 사용하며 사진 학술서적의 내용들에 동조합니다. 그러나 과연 소비사회에서 문화의 붕괴와 상실이 우리 시민들의 책임인가라는 상기하면 동의할 수는 없습니다.

 

위의 사진들을 보면서 2가지 슬픔을 느낍니다.

첫 번째는, 자본주의와 이기심의 극치를 목격할 수 있는 장면이라서 슬프고,

두 번째는 우리 일상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모습들이기 때문에 슬픕니다. 우리들 자화상이기 때문이지요.

사진 속 이미지는 영국에서 프랑스로 마트를 간 사람들의 이야기이지만 좀 더 확장시켜서 보면

대한민국 어느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의 청약 눈치전쟁, 백화점 선착순 할인행사에서의 몸싸움 등등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우리라고 해서 저런 행태가 좋아서 하는 건 아니겠지요. 전부 우리 가족들 편안하게 살기 위해서 그런 거겠지요.

내가 조금 이기적이고 독하다는 말을 들어도 우리 가족이 편안하게 살 수 있다면... 뭐 이런 거 아닐까요.

자신이 사는 아파트도 마찬가지겠지요.

 

아래 사진은 마틴 파의 또 다른 사진 마지막 휴양지(The Last Resort)라는 사진입니다. 영국 국민들이 여름 바캉스 기간에 피서를 즐기는 모습을 포착한 겁니다. 우리로 치면 여름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 가게에서 먹을 것을 사기 위해서 줄 선 사람들의 모습이 되겠네요.

 

 

 

 

마틴 파가 우리나라에 왔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독일 사진가 안드레아스 구르스키의 사진들입니다.

독일에서는 아주 유명한 아파트라고 합니다. 세계적인 건축가가 설계한 아파트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아파트랑은 다르게 생겼지만, 우리들도 저 사각 프레임에서 살고 있습니다.

 

 

 

인간의 탐욕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사진은 이런 것이 아닐까요?

저 속에 여러분의 무슨무슨 펀드가 욕망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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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logistics systems(류주열) | 작성시간 11.10.20 구서동파수꾼님.. 생각해볼 수 있는 글과 사진 감사드려요.. 감성이 느껴지네요.. ^^
  • 작성자몽블랑(박성현) | 작성시간 11.10.20 사진보고 나니 맘은 좀 무거운데.. 뭔가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네요~ 감사합니다.
  • 작성자초코맘(soneunju) | 작성시간 11.10.20 ^^
  • 작성자goodrose(이정현) | 작성시간 11.10.20 사진은 한번씩 우리가 거울을 들여다 볼때와 비슷해 보입니다...객관화 시키기...내가 저런 사람중에 한사람일지도....잘 보고 갑니다..^^
  • 작성자나미(하두남) | 작성시간 11.10.20 구서동파수꾼님 사진 덕분에 창밖 파란하늘을 한번 바라보고 나 자신도 한번더 쳐다 봅니다.
    좋은사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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