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을 치기 위해서는 멀티 플레이어가 되어야...

작성시간20.01.07|조회수925 목록 댓글 16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고 모두들 건물주를 부러워하는데, 요즘 운전하면서 혹은 걸어가면서 건물들을 보면 건물주가 참 안되어 보입니다. 저도 작은 건물주입니다만 ^^

며칠 전 나름 상권이 좋다는 부경대, 경성대 인근에 갈 일이 있어, 저녁에 둘러 보니, 무슨 그리 "임대"가 많은 가요. 애들 방학이기도 하고, 경기가 워낙 안좋고 하니, 다들 장사가 안되는가 봅니다. 경기가 안좋으면, 대출 끼고 있는 건물주들 죽어나는거 다 아시죠.


이제 토지만 잘 보고, 상가만 잘 보고, 장사만 잘하는 것만으로는 통하지 않는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1. 토지만 잘 보고 시세 차익을 남기고 매도 할 수도 있으나, 이제 많은 분들이 토지에 대한 지식이 높아 그리 호갱이 없어 시세 차액이 적습니다. 남들이 거의 못보는 면을 볼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합니다. 


2. 상가만 잘보고 시세 차익 남기고 팔 수도 있으나, 과거처럼 상가 하나 사놓고 임차인만 하세월 기다리면 상가 주인 얼굴 흙빛으로 변합니다. 이미 주변에 아직도 변화된 세상을 모른채 올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그런 상가 주인들 많아요.  


3. 장사만 잘 해서 돈 벌어서, 또 다른 점포 늘릴 수도 있으나, 가게 3개 이상은 힘이 부쳐 못쳐 내고, 장사 해서 번 돈보다는 본인이 장사 잘 한 덕에 주인 상가 시세 상승이  더 높아, 자칫 장사 잘해서 주인만 좋은 일 시킵니다.  


이제,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안타가 아니라 홈런을 날리기 위해서는

토지를 잘 골라, 어떤 특색 있는 건축물을 지을지, 어떤 가게를 입점 시킬까라는 통합적이고 입체적인 사고와 안목을 갖춘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얼마 전 누군가가 15억을 주고 낡은 주택을 하나 사는 걸 보았습니다. 약 6개월을 고심하시다, 결국 멸실시키고 건물을 짓더군요. 세금 등 포함하여 총 23억 정도 들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건물의 외관도 그렇고, 컨셉도 그렇고, 어려 면에서 경쟁력이 없어요. 걱정 됩니다. 이분 들은 돈은 있어요. 그런데, 감각이 없는 거예요. 그러니, 큰 부가가치가 발생하지도 않고, 점포를 입점시키기도 어렵고, 앞으로 건물을 팔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돈이라는 필요조건은 있는데, 감각이라는 충분 조건은 없는거죠. 그래도, 감각이라는 충분조건은 있는데, 돈이라는 필요조건이 충족되지 못하는 사람보다는 백배 낫습니다. ㅎ


먼저, 토지를 사고, 그 토지 위에 가상으로 건물을 지어봐야 되겠죠. 그리고, 그 가상의 건물에 점포들을 입점시켜 봐야하겠죠. 이런 상상들을 많이 해야 합니다. 토지, 허름한 주택, 상가를 이미 매입하기 전에, 이런 입체적인 구상을 한 다음 매입하면 더욱 좋습니다. 보통 질러 놓고 그 다음 답을 찾으시려고 하는데, 그러시면 안됩니다. 그렇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내공이 필요하겠죠.


그런 내공을 위해 먼저 토지 공부를 해야 하고, 건축 공부를 해야 하고, 상가 특히, 트렌드 공부를 해야 합니다. 하나 더 있네요. "갬성" 공부를 해야 합니다. 시 독자 보다 시인이 더 많다고 하는데 ㅋ, 감수성을 기르기 위해 시도 한편 씩 읽어 보시고, 자연속에서 사색도 해 보시고.. 키워드는 "내츄럴"입니다. 갑자기 루쏘의 말이 생각나네요. "자연으로 돌아가라." 이 모든 것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시류에 부합되는, 혹은 더 나아가 시류를 뛰어넘는 건축을 하면 대박입니다. 모든 영역에 전문가가 되라는 뜻은 아닙니다. 각 분야의 스페셜리스터 specialist 들이 하는 말을 알아 듣고 이해 하고 융합할 수 있는 제너럴리스터 generalist 가 더 좋습니다. 전문가는 찾아서 돈 주고 데려다 시키면 됩니다.  


이런 공부 어떻게 하고, 이런 능력 어떻게 기를까요? "연결"입니다.


기장에 다른 커피숍보다 웨이브온, 메르데쿠르에 사람이 많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커피 맛으로 가는게 아니라는 거죠. 감성적인 "공간"에 열광하는 겁니다. 토지의 입지가 뛰어나고, 건축물이 창의적이고 세련되고, 거기에 커피숍을 입점 시켰다는 것이죠. 커피만 팔아서는 돈은 안되니, 사이드 메뉴가 많습니다. 모든 것을 통합하여 하나의 통일체, 즉 "감성적인 작품"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광안리는 회타운에서 가까운 곳에 커피스미스의 건축물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인더스터리얼 풍의 콘크리트 노출 건물, 층고가 높고, 바다가 잘 보이게 개방감을 살리기 위해 길고 큰 폴딩도어, 은은하고 적절한 조명(조도)... 사실 조명은 국민소득 4만불이 넘어야 관심을 가진다고 하는데, 이제 우리도 조명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이케아가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커피숍에 가시더라고 비싸다고 불평하지 마시고 (중년 아제들 왈, "이거 무러 요 왔나? ㅋㅋㅋ , 옆에 올드 보이들 왈, 마~ 가자. 자리도 없는데, 서서 커피 한잔 물라꼬 줄을 서나!) 일단, 토지의 입지를 한번 생각 해 보시고, 건축물을 보시고, 가구, 조명, 소품, 식물, 창문 모양도 보시고, 컵(종이, 머그) 디자인도 보시고 (블루보틀 디자인 참 심플하고 세련되지 않은가요?) , 그리고 주변 젊은 애들 인스타 올린다고 사진 찍는 핫스팟도 한번 찾아보시고... 혹시 사장 같은 사람이 있으면 말도 한번 걸어 보시고.. (의외로 고학력자 분들이 이게 안됩니다. 뻣뻣해요. 요즘은 깃털처럼 가볍고 유연해야 합니다.)

그러면, 커피 값이 비싸지는 않을 겁니다.

  

사람의 연결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통 직장인들은 자기 직종과 연관 있는 사람들을 주로 만나시는데, 앞으로 건물 가지시려면 여러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과 교류도 중요합니다. 특히, 사업, 장사 하시는 분들 만나실 기회 있으면, 그쪽 분위기, 가능성, 노하우 등등도 물어 보시고.. 모든 분들이 살아오시면서 습득하고 체득한 노하우들을 많이 가지고 계십니다. 조금만 띄워 주시면 한잔 하시고 술술 풀어 내십니다. ^^    


테마 여행도 좋은 학습 방법입니다. 조그만 땅이라도 있으시면, 일본이나 홍콩 구석 구석을 돌아다니면서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좋은 건물을 발견하면, 자기 땅에 접목을 시키고 자주 상상을 해 보세요. 해운대에 어떤? 곳은 대지 30평도 안되는 곳에  협소주택을 지어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저의 분석으로는, 그분 일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왔습니다. 린넨, 식물, 빈티지 책상 등등 모두 일본 풍입니다. 슬쩍 염탐?하러 가보니, 옷도 일본에서 사온 듯한 마가렛하우웰 입고 있었습니다. 


이런 학습비용을 치르고 얻은 다양하고 소중한 경험들을 낱개로 흩어버리지 말고, 점들을 연결시키면서(connecting dots) 입체적으로 구상하는 훈련을 많이 해야 합니다. 이제는, 멀티플레이어 타입의 "공간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홈런을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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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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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시간 20.01.08 누구나 알지만 실천을 못하고 있고, 글을 읽으면서 다시금 되뇌일수 있어서 좋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 작성시간 20.01.10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작성시간 20.01.15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저에게 이런글 많은 도움 되요.
  • 작성시간 20.01.17 정말 확 와닿는 글 감사합니다. 자주 올려주십시요 ^^
  • 작성시간 21.04.18 너무 공감하고 많이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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