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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오라의 일상

핑크돌고래의 여행일기입니다~

작성자핑크돌고래|작성시간14.10.13|조회수93 목록 댓글 1

 

벌써 1년하고도 6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그때 느꼈던 스위스의 강렬한 에너지를 잊을수가없다.

온몸으로 스며들던 그 신선한 바람과 공기를..

그냥 그속에 존재하는것만으로도 내몸..내세포가 좋아서 춤을 추는듯했던 그 느낌을..



인터라켄.. 본격적인 알프스의 품속 그린델발트로 들어가기전에 머물렀던 곳이다.

아담하고 작은마을.. 이곳은 멀리 융프라우가 보여서 더 유명하기도하다.

인터라켄의 호텔에 도착하니 한국인 신혼부부들이 와있었다.

체크인을 하는데..직원이 나에게 lucky하단다..

갑자기 단체를 받게되어서 가장 저렴한 방을 선택했던 나에게 전망이 가장좋은 방으로 업그레이드 해주게되었다면서.

그때까지도 그냥 그렇구나..하고 말았다.

방에서 짐을 풀고나와 산책을 하고있는데 한 한국인 부부가 먼산을 배경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고있었다.

아니 사진찍을 곳을 열심히 찾아서 포즈를 결정한후 나에게 찍어달라고 부탁을 하러왔다.

"저 멀리 융프라우 보이시죠.. 그곳좀 꼭 나오게 찍어주세요~"

"아..저곳이 융프라우예요? "

"네.. 나중에 저희도 찍어드릴께요. "

 

그렇게 그들이 가르킨 산을 바라보니 아무런 느낌이 들지않았다. 오히려 다른 방향에 있는 먼산이 나를 부르는듯했다.

그 느낌은 마치 "내가 융프라우야.. 내가 바로 융프라우라고.." 하는 느낌같았다.

"저기요.. 저산이 정말 융프라우가 맞나요?"

"그럼요 제가 한국에서 열심히 검색해서 다 찾아보고 온걸요.."

 

정화를 하고 다시 산을 바라봤다. 이번에도 역시나 그들이 말하는 산이 아닌 다른방향의 산이 나를 불렀다.

"나라고..나.." 순간 나는 내눈을 의심했다.

자기가 융프라우라고 하는 산쪽에서 마치 거대한 물줄기가 쏟아지듯이 투명한 에너지같은것이 흘러내리는것이다.

나는 그렇게 시각적인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다시보고 다시봐도 산에서 쏟아지는 에너지를 시각적으로 볼수가 있었다.

지금생각해보니 융프라우가 그만큼 강한 에너지를 지니고 있었던것같다.

 

사실 융프라우면 어떻고 아니면 어떤가.. 나와 교감이 이루어지면 그것이 나에게 최고의 산이겠지..

하지만 나의 현재의식은 알고싶어안달이 나기시작했다. ㅎ 확인하고싶어. 확인하고싶어.. ㅎ

그래서 짧은 영어지만 인터라켄에서 살고있는 사람을 붙잡고 물었다.

그러자..와우.. 정말 내가 본 산이 융프라우가 맞았다. 그후로도 넘 신기해서 현지인 두사람에게 더 물어확인했었다.

더 놀랐던건.. 호텔에 들어가고였다.

내방에 들어가 커튼을 싹 걷는순간.. 쿵쿵...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하는것이다.

바로 내눈앞에 내방 테라스 정면으로 융프라우가 있는거였다. 마치 산이 나를 바라보고있는듯했다.

그렇게 나는 멀지만 강렬한 융프라우의 에너지속에서 지낼수있었다.




세상엔 유명한곳이 많다. 사람들이 늘 끊이지않는 자연관광지들말이다.

사람들이 그곳을 유명하게 만든게 아니라

어쩌면 자연에서 내뿜는 강렬한 에너지를 본능적으로 사람들이 쫒아오는건 아닐까..

향기가 짙은꽃에 벌이 모여들듯이..

정화를 하고싶어하는 사람들의 내면이 순수한 에너지에 이끌려 자연을 찾는것이 아닐까..

 

인터라켄은 이틀밖에 머물지못했지만 그곳에서 느꼈던 느낌은 아주 강한것이었다.

재밌는 에피소드도 있었지만 아주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겨울공기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내가 갔을때 스위스는  폭설경보가 내릴정도로 추운날씨였는데..

정말 희안한게 그 추운느낌이 따뜻한 느낌으로 나에게 스며드는것이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스위스의 찬공기, 찬바람은

뼈와 근육을 얼어붙게하는게 아니라 분명 차가운데 내몸안에서 신선하고 따뜻하게 변하는것같았다.

아..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시린찬바람이 아니라 나를 씻겨주는 신선한 물같은.. 정말 표현의 한계다..ㅠ

 

인터라켄 시내를 돌면서 작은 옷가게를 하나 발견했다.

가게앞에 진열된 청블라우스 하나가 70%세일.. 우리나라돈으로 3만원..기념으로 하나 샀다.

나는 여행중 소박한 쇼핑을 즐긴다. 브랜드는 사실 잘몰라서 관심이 없다.

시장이나 골목 구석진곳의 작은 상점에서 산 물건하나하나는 우리나라에 돌아와서도 여행이 끝나지않게 만들어준다.

인터라켄에서 샀던 블라우스를 입을때마다 나는 그곳에서 느꼈던 신선한 에너지를 다시 그대로 받고있다.

과거는 없어진게 아니다. 늘 공존하고있다. 에너지는 사라지지않는다. 그저 우리의 의식의 촛점만이 흘러갈뿐.

그렇게 나의 블라우스엔 어쩌면 영원히 그곳의 신선한 에너지가 머물러있을지모른다.

또한 그렇게 별볼일없는 물건하나가 세상에서 가장 가치있는 물건으로 다시 태어나게된다.



인터라켄을 뒤로하고 알프스의 품속으로 들어갔다. 내가 머물기로 선택한곳은 그린델발트..

그 유명한 아이거와 융프라우의 길목에 있는 산골마을이다.

특히 내가 묵었던 민박집은 테라스를 열고 나가면 바로 눈앞에 아이거의 정상이 웅장하게 서있는곳이었다.

의도하지는 않았는데 인터라켄에서도 그린델발트에서도 정말 행운의 연속이었다..

아니 행운이 아니라 나의 케오라가 배려해준 덕분이겠지..

민박집에 도착해 짐을 풀고, 무심코 테라스에 나가 바라본 아이거와 그아래로 펼쳐진 눈덮힌 시골마을의 풍경은..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이건 뭐지..  이 익숙한 풍경..

어릴적 난..1년내내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아이였다. 종교가 있었던것도 아닌데..

단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카드를 주고받는게 너무나 좋았던거다.

카드를 만들때나 문방구에서 살때나 내가 고르는 풍경테마는 늘 같은 것이었다.

높은 산아래 시골마을..오두막마다 눈이 덮혀있고 그속에 작은 교회하나가 서있으며

해가 지기시작할때 하나둘 불빛이 아른거리기 시작하는 모습..

나는 그 풍경을 유난히 좋아했었다. 봐도봐도 지겹지않은 너무나 부드럽고 아름다운 그 풍경에 푹 빠져살았던것같다.

그리고 그런 풍경을 자주볼수있는 크리스마스 카드가 좋았던거다.

그..런..데.. 그렇게 그림속에서만 보던 그 아름다운 모습이..

바로 내눈앞에 펼쳐져있는것이다. 작은 교회하나까지도

마치.. 이곳을 배경으로 그렸나..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똑같은 모습으로 말이다.

그렇게 멍하게 정신놓고 바라보고있는데 어둑어둑 어둠까지 내리기시작했다.

그리고 켜지는 작은 불빛들.. 하나하나.. 

눈물이 나왔다. 너무 아름다워서.. 정말 너무 아름다워서.. 그 아름다움이 가슴을 가득채우고도 모자라 눈물로 나왔다.

케오라.. 고마워.. 니가 주는 선물인거 알아.. 정말 고마워...



테라스 벤취에 앉아 아이거를 바라보며 정화했다.

아이거는 생긴모습만큼이나 강하고 화끈한(?)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이곳까지 와줘서 고마워. 선물로 정화를 해주지.

니가 미처 손대지못한 깊은곳까지 오늘밤 정화해주께. "

이때까지만해도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른체 마냥 좋아서 날뛰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속에있는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정화까지.. 와우...

그..날..밤..

난 내인생 가장 최악의 악몽에 밤새도록 시달려야했다.

여러가지 꿈들이 조각조각 지나가는데..

최고의 공포감. 최고의 상실감. 최고의 섬뜩함. 최고의 암울함. 최고의 막막함..

각각의 꿈들은 이런 테마들을 하나씩 맡아서 밤새 현실인양 생생하게 나를 괴롭혔다.

참 고맙게도(?)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강렬한 가위눌림으로 마무리 해주면서..

지금와서 돌이켜보니 그때의 그 체험은

나의 의식너머 깊은곳에 존재해왔던 비밀스런 낡은 창고를 열어 다 끄집어내서 청소를 했던것같다.

 

암튼 그렇게 악몽에서 가까스로 깨어나 새벽이 밝아올무렵 테라스에 나가 다시 아이거를 바라봤다.

원망스런 표정으로..ㅠ

"고생많이한것 같군. 그만큼 홀가분해질꺼야. 그리고 걱정마.. 오늘부턴 최고로 편하게 자게될꺼니까. "

 

그곳에 머무는동안.. 난 하루중 아주 신비로운 나만의 정화시간을 가졌다.

새벽 해가 뜰무렵 따뜻한 커피한잔 타서 테라스로 나가 엔야의 'Caribbean Blue'를 이어폰으로 듣는것이었다.

스위스의 신선한 새벽바람..내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가장 아름다운 풍경..

아이거의 웅장한 에너지.. 온몸을 녹이는 따뜻한 커피한모금.. 케오라가 좋아한다던 음악..

그순간.. 모든건 멈췄다.. 아무것도 존재하지않았다.

정보도 기억도 시간도 나에게 존재하던 그 수많은 것들이 다 사라지고 오직 그순간..그순간만 존재했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수많은 것들이 그 순간엔 전혀 필요치않았다.

온전히 그곳엔 나와 케오라와 정화의 에너지만 존재할뿐이었다.

 

그렇게 꿈같은 날들이 지나가고 돌아오는날.. 아이거가 나에게 말해준게있다.

한국으로 돌아갔을때 나에게 찾아올 변화에 관한 것이었다.

무심코 잊어버리고 지내다 얼마전 1년의 시간이 지난후에야 깨달았다. 그변화들이 다 이루어졌다는걸..

 

정화를 하고 소통을 하는 삶은 경이롭다.

기억으로 보지않는 세상은 말로 표현할수없을정도로 아름답다.

 

 

 

** 사진은 제가 직접찍은게 아닙니다. 퍼온것입니다. 컴퓨터에 저장을 안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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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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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내사랑 | 작성시간 14.10.15 잘 읽었습니다. 늘 좋은 글로 가르쳐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진은 깨어졌어요....컴퓨터로 봐도.... 27편까지는 그림 잘 보입니다만..28편과 지금 이 글은 사진이 깨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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