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이라는 무더위 속에서 다들 잘 지내시고 계신가요.
시원한 냉수 한잔, 아이스 커피 한잔이 대단히 감사한 하루하루입니다. ^^
어느 날 커피를 마시기 위해 갔던 한 까페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화장실에 가게 되었는데 누군가 큰 볼일을 보고는 물을 내려놓지 않은 것입니다.
저는 당연한 듯이 얼굴을 찌푸리며 그냥 돌아 나왔습니다.
돌아 나오면서 문득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하나 있었습니다.
‘참.. 이상하다. 매일같이 보는 내 것은 전혀 더럽게 보이지 않는데 왜 남의 것이라고 저리 더럽게 보이는 걸까?’
그때 케오라가 이런 메시지를 올려주는 듯 했습니다.
‘내 것이라는 벽이 있으니 그렇게 보이는 거지. 내 것과 남의 것을 구분하려는 벽.’
순간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 번쩍이는 통찰 하나가 일어났습니다.
내 머릿속에 존재하고 있던 선입견의 벽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벽을 향해 정화했습니다.
‘내가 그런 벽을 쌓고 있었구나. 미안해. 용서해줘. 사랑해. 고마워.’
내 것, 남의 것,
내 물건은 소중하니까 애지중지 다루면서
남의 물건은 내 것이 아니니까 대충대충 다뤄주고.
내 자식한테는 늘 더 잘 해야 한다며 다그치면서
남의 자식은 조금만 잘해도 한없이 너그럽게 그 정도면 잘 했네 라며 쉽게 칭찬해주고.
내 집에 나오는 물은 수도세 아깝다며 아껴 쓰면서
여행 중 들른 호텔에서는 남의 것이니까 펑펑 쓰게 되고.
내 실패는 엄청나게 커 보이면서
남의 실패를 보면서는 그 정도가지고 뭘.. 이라며 쉽게 말하고.
내가 받은 상처는 죽을 만큼 심각한 것이고
남이 받을 상처는 후시딘 하나면 해결될 것처럼 가벼워 보이고.
내 손에 있는 떡은 늘 모자라 보이는데
남이 들고 있는 떡은 커보여서 괜시리 억울하고.
내 몸에 묻은 때는 더럽지 않은데
남의 얼굴에 묻은 때는 더러워서 고개 돌리게 되고.
아... 나도 모르게 그렇게 살아왔구나.
내 것, 남의 것이라는 벽을 쌓아놓고
때로는 내 것이니까 남보다 더 예쁘고 깨끗하다고 우기고.
때로는 내 일이니까 남 일보다 더 중요하고 힘들다며 생색내고.
때로는 내 사람이니까 남들보다 더 야박하게 몰아붙이면서 살아왔구나.
불교에서는 최고의 선을 안과 밖이 같은 선이라고 한다고 들었습니다.
나를 위한 일도 남을 위한 일도 같은 것이 된다는 뜻이죠.
내 안에 내 것이라는 벽이 있는 한 우리는 이 세상과 진정으로 소통을 할 수 없게 됩니다.
또한 우리의 본질은 세상 모든 것과 하나로 연결 되어있습니다.
그렇다면 내 것이라는 그 벽은 내 본질과의 소통 또한 막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나도 모르게 내 안에 벽을 쌓고 있었던 선입견들을 하나씩 발견해 나가는 일은,
정화의 길에서 만나는 아주 소중한 선물 같은 것입니다.
그렇게 나에 대해서 또 한 부분을 알게 되고 그것을 정화해 나가면서
한발 한발 성장해가는 나를 보는 것은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큰 희열입니다.
어릴 적 책에서 이런 문구를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두려움이 없는 사람은 용감한 사람이 아니다.
두려움 속에서도 한발 한발 나아가는 사람이 정말 용감한 사람이다.’
그때 저는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아.. 난 겁도 많고 두려움도 많으니까 앞으로 용감할 일만 남았군.’
정화를 하게 되면서도 위와 비슷한 생각들을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모든 걸 다 깨달은 도인으로 태어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야.
이렇게 조금씩 나를 알아가고 조금씩 성장해가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어서 난 정말 좋아.
가장 적당하게 어리석게 태어나줘서 고마워. 변화할 기회를 줘서 말이야. ^^’
그날 까페에서 순간 작은 통찰을 얻고 정화를 한 직후,
그동안 늘 해왔던 패턴에서 벗어난 새로운 생각하나가 저를 붙잡았습니다.
‘누군가는 저걸 처리해야겠지. 그 누군가가 내가 되면 어떨까?’
그렇게 저는 다시 돌아가 물을 내리고 뒷정리를 해놓았습니다.
그리고 곧 이 작은 배려가 사실은 나를 위한 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누군가가 편하고 깨끗하게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저를 즐겁게 만들었습니다.
어렴풋이 불교에서 말하는 선이 무엇인지 짐작이 가더라구요.
나를 위한 일이 남을 위한 일이 되는 것...
그리고 그것은 ‘내 것’이라는 벽을 허물게 될 때 진심으로 가능해짐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한가지 재미있었던 것은,
그렇게 돌아 나오는데 화장실이 이런 메시지를 저에게 보내주는 것 같았습니다.
‘정말 고마워. 배려해줘서 정말 고마워. 그 답례로 작은 선물을 하나 할게.’
뭘 그렇게 대단한 것을 했다고 저는 속으로 ‘에고. 이게 뭐라고 괜찮아.’라고 말하고는 그냥 잊어버리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다시 그 까페을 찾게 되었을 때,
커피를 주문하고 영수증을 받으려는 찰라 직원이 들뜬 표정으로 저에게 말하는 것입니다.
“와!! 이벤트에 당첨되셨네요. 커피는 무료입니다.”
기분 좋게 커피를 받으러 갔더니 이번에는 다른 직원이,
여러 가지 종류의 과일이 정성스럽게 올려져있는 접시를 제 커피 옆에 놓아주며 눈을 찡긋합니다.
“새로 나온 과일과 샐러드인데 한번 맛 보시라구요.”
생각지도 않았던 이벤트 커피에 과일 샐러드까지 푸짐하게 들고 자리로 가면서
문득 며칠 전에 느꼈던 화장실에서의 메시지가 떠오르는 것입니다.
어찌나 이 상황이 재밌고 감사한지 한동안 웃음이 멈추지 않더라구요.
물론 우연의 일치였을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늘 그렇듯 저에게 유리하고 감사한 것은 바로 사실로 믿어버립니다. ^^
어쩌면 여러분들은 저보다 훨씬 앞선 길에 계실지도 모릅니다.
‘에이 화장실 물 내린 거 하나가지고 엄청 생색내네..’ 하실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앞에 있든 뒤에 있든 하루하루 자신의 길 위에서 열심히 나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 작은 통찰과 변화가 저에게는 큰 칭찬거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해준 그 칭찬은 성장과 인생의 변화로 고스란히 이어집니다.
정화와 소통을 꾸준히 하고 계신 여러분.
자신이 어떤 벽에 갇혀있었는지를 하나씩 알아나가 보세요.
그리고 그 벽을 기분 좋게 정화하면서 허물어버리세요.
그렇게 여러분의 인생은 더욱 넓어지고 가벼워집니다.
언젠가 지인한분이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핑크돌고래님. 홍석천이라는 사람은 꽤 괜찮은 사람 같은데
왜 태어나기를 비정상적인 이상한 성적취향을 가지게 된 것일까요?
그 사람의 잠재의식은 무엇을 의도한 걸까요?”
“글쎄요. 제가 어떻게 그 답을 알겠습니까..” 라고 말하면서
저는 제안의 또 다른 벽 하나를 바라보면서 정화했습니다.
‘나는 왜 내 성적취향은 정상적이고 홍석천 씨의 성적취향은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어떤 벽이 그 질문을 만들어 나에게 들려준 것일까.’
그 순간 저는 또다시 가벼워졌습니다.
내 벽을 하나씩 발견하고 정화로 허물때마다 저는 그렇게 가벼워집니다.
그리고 그 벽을 제가 볼 수 있게 드러내준 현실에게 감사하게 됩니다.
몸과 마음이 지치기 쉬운 나날들이지만 막바지 여름 다들 힘내시구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