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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멍텅구리 금개구리 닮은 어르신들

작성자형녹 정두현|작성시간26.06.17|조회수33 목록 댓글 0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금개구리는 아름다운 모습과는 달리 멍텅구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양서류이지만 물에만 서식하도록 물갈퀴가 발달 되어있다.

하여 서식지가 매립되면 뭍에서 살지 못하고 죽는다.

사냥도 서툴지만, 사냥감을 찾아 이동하지도 않아 적에게 도리어 먹잇감이 되고 있다.

감나무에 잘 익은 홍시를 참개구리는 올라가 따 먹는다면, 금개구리는 밑에서 입 벌리고 기다리는 스타일이다.

아마도 그런 바보스러운 습성 때문에 멍텅구리라고 불리는 것 같다.

친구(甲午) 7명이 족발 삶아 술 한잔하기로 했다.

호칭보다는 ABCDEFG로 하자. A가 문자를 ‘황강수안애102호 6시 30분’에 만나자고 한다.

집 옆 창고에서 삶았는데, 창고에서 만나자 안 하고 이렇게 어려운 문자로 보냈냐. 참 멋진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시간이 임박하여 아내가 묻길래 내 생각을 말하고 문자를 보여줬더니, 뻔히 쳐다본다.

마치 이 사람이 제정신 맡나? 의심하는 눈초리로.

아내의 핀잔 덕분에 이름도 생소한 아파트를 제대로 찾아갔다.

술판 벌이기 전에 이야기 했더니 배꼽을 잡는다.

장단을 맞춘다고 B가 황당했던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산청군 산촌지역에 내대마을이 있다.

내대마을에서 모래 담프트럭 네 대를 싣고 갔는데, 정작 한 대를 시켰다고 한다.

‘내대’를 ‘네 대’로 잘못 알아들어 큰 낭패를 당했다고 한다.

귀가 갔는지, 인지력이 갔는지 모르겠단다.

기거하자 않고 비어 있는 아파트라 아무것도 없다.

주방기기를 제대로 다룰지도 모른다.

족발은 차가워도 되는데 뼈를 끓인 진한 국물은 데워야 한다.

하지만 인덕션을 제대로 만질 줄 모른다. ABC 세 명이 붙어서도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 모두 마누라보다 먼저 죽어야겠다.” 푸념을 털어놓는다.

참말로 혼자 남으면 걱정이다.

인덕션용 냄비를 탓하다가, 불도 켤 줄 모르냐고 합세하던 친구도 별무소용이 없다. 낭패다.

국물은 있는데 마실 수 없다니.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떴어도 고뿌 없이는 못 마십니다’라고 부르던,

아련한 추억이 생각난다.

시니어의 서글픔 속에 누군가의 손에 인덕션이 감지덕지해 작동되었다.

이번엔 햇반을 데피려고 전자레인지를 여는데, 또다시 난항에 부닥쳤다.

단순한 레인지가 아니라 오븐 전자 레인지라 ACD가 매달려도 꼼짝을 안 한다.

나도 일어나 가세하고 싶지만 낸들 뭘 아나. 오히려 난감해질까, 두려워 족발만 축내고 있다.

G는 계속 쏘아대고, E는 역성을 들고, F는 난감한 쪽이다.

야 A, ”너는 오늘부로 다시 봐야겠다. 박사가 아니라 완전 무지랭이(무지렁이)구만, 이제 못 믿겠어”라며 놀린다.

결국엔 인덕션 냄비에 데핀 밥을 진한 국물에 말아 먹는데 맛이 기똥차다. 천하일품이다.

한술 뜨고 나면 입술이 쩍쩍 달라붙는다.

지금까지 먹어본 어떤 맛보다 찐 한 국물이다.

다들 마누라보다 먼저 죽어야겠다고 장담하는데, 그게 인륜지대사인데 어찌 마음대로 될 터이냐.

뒷걱정일랑 나중에 해도 되니, 혼자 살기 연습은 필요할 듯하다.

요즘 빨래하고 밥하고 어르신들에게 이별 연습을 시킨다고 하는데 동참해야 되나?

우짜던지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하겠지만, 만약에 떠날 때는 날 먼저 데려가기 바란다.

오늘 족발 잘 먹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오래도록 건강하게 함께, 오늘 같은 호의호식을 누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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