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불확실함 속에서 방황하다 드디어 끝을 볼 수 있게 되어 참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적은 TO, 높은 경쟁률, 필합을 해도 끝까지 방심할 수 없는 50:25:25 반영비율...
단순히 필기시험의 난이도로 타시험과 비교할 수 없는 정말 쉽지 않은 시험입니다.
이번 시험 준비하셨던 모든 분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는 행정학과를 전공해서 3학년 때 소방간부후보생 시험을 치기로 결심한 후,
3~4학년 동안 수험과목과 동일한 강의로 학교수업을 신청하여 베이스를 쌓았고
졸업 후 1년 간 전업수험생으로서 공부했습니다.
이런 걸 따지고 보면 대략 2년 조금 넘게 준비한 것 같습니다.
대학을 다니며 시험을 분석하고 공부해보니
29기 시험을 준비하는 1년 동안 어떻게 해야할 지 감이 잡혔던 것 같습니다.
저는 수험을 준비하는 분들이
다양한 합격수기에 적힌 몇년 몇개월의 숫자만 바라보지 마시고
본인의 능력과 경험에 비추어 스스로 판단하실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1차 필기시험
1. 서론
소방간부후보생 시험이 저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한 수험적인 이유는
첫째, 모든 과목을 법학과목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고
둘째, 과목 수가 적다는 것이고
셋째, 객관식 시험이라는 점이었습니다
학문으로서 법학은 학부, 대학원 수준으로 들어가면 정말 끝도 없이 깊은 내용을 다루지만
수험으로서 법학은 그에 비하면 바위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돌맹이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적당한 이해와, 정교한 정리, 반복되는 암기만 있다면 베이스와 상관 없이 도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한 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다른 과목의 점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지만
법 체계를 얕게나마 이해할 수 있어 4법을 선택하는 것이
리걸 마인드로 문제를 푸는 데 있어서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대학시절 서술형으로 중간, 기말을 보는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내 머릿 속에 있는 모든 것을 짜내서 정리된 글로 써내려 간다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하지만 객관식 시험은 다릅니다.
한 문제에 모든 내용을 다 알지 못하더라도 문제를 풀 수 있고,
5개 중에 4개만 알아도, 혹은 1개만 정확히 알아도
하다 못해 찍어서라도 점수를 올릴 수 있는 게 객관식 시험이지 않습니까?
이러한 점들이 저에게는 유리한 점이 많다고 판단했고, 시험을 준비하기로 결심할 수 있었습니다.
2. 공부방법
저는 저만의 요약서를 만들어 공부했습니다.
사실 절대 권장하는 공부방법은 아닙니다. 장수생으로 가는 지름길이죠.
학교시험을 준비해야하는 대학생 신분에 시간도 많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공부법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야기를 드리려는 이유는, 요약서를 만들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잘 정리된 지식을 내 머릿속에 정확히 집어 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입니다.
헌법과 행정법, 민법총칙 세과목을 스스로 정리했습니다.
행정법각론과 형사소송법은 시중에 나와있는 요약서를 구매하여 사용했습니다.
행정법은 소방공채를 준비하는 분께 잠시 빌려드려 사진에는 없지만 200p,
헌법은 165p, 민법총칙은 140p 분량으로 정리한 노트입니다.
페이지 수는 얼마 되지 않지만 많은 내용을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헌법 과목부터 이야기 드리겠습니다.
2-1. 헌법
헌법은 행정법과 민법총칙과 달리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도 머릿 속에 정리가 되는 느낌이 전혀 없었습니다.
기출문제집으로만 공부하니 어떤 판례가 위헌인가, 합헌이지만 어떤 기본권을 제한하는가, 헌정사, 국회법...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김건호 강사님의 책이 유명한 것 같아 찾아보게 되었고
마침 22년도에 비헌기가 리뉴얼 되어 출판되어서 찐합격노트와 함께 구매해보았습니다.
두교재 모두 기출지문을 정리한 책이라 확실히 정리정돈이 잘 되어있었고,
강사님의 강의도 판례의 사실관계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수험생의 입장에서 문제를 푸는데는 지장이 없을 정도로 깔끔하게 해설해주셔서 만족했습니다.
위재대위위재 처럼 힘들어했던 헌정사 암기도 빠르게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요약서를 따로 만든 이유는 교재가 매우 두껍기도 했고
암기할 필요가 없는 대다수의 합헌 판례와 제가 알고 있는 내용들을 모두 지우고
제가 모르는 부분과 위헌 판례, 쟁점이 있는 판례만 정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헌법은 강사님 말씀처럼 다른 과목보다 볼륨 자체는 엄청 큰데,
양을 줄이려면 행정법 보다도 많이 줄일 수 있는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권 파트에서 쟁점이 없는 합헌 판례는 강의 때 한 번 들었으면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위헌과 합헌을 구분하는 문제를 풀 때 위헌인 판례만 확실히 알고 있으면 어떤 생소한 판례가 나오더라도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합헌이라도 위헌인 판례와 헷갈리는 경우들 (ex. 지역농협 선거 컴퓨터통신을 이용한 선거운동금지 - 새마을금고 임원선거 법률에서 정하고 있는 방법 외의 방법으로 선거운동 금지)은 물론 따로 정리했습니다.
이렇게 정리를 한 후, 기본권 보호영역에 포함되는지, 비례심사 중 어디에 걸리는지, 같은 판례 내에서도 어느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인지 같이 심화적인 내용을 보충해 나가면 문제를 푸는데 지장이 없을 것입니다.
올해 시험에서도 최신판례가 지문에 많이 등장했는데,
저는 김건호 강사님의 3개년 판례 교재뿐만 아니라
독한소방에서 무료로 제공해 주신 최신판례 강의도 챙겨보았습니다.
실제로 김건호 강사님의 교재 발매 시점에서 커버하지 못한 다수의 최신판례를
황남기 강사님 강의로 커버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과목은 몰라도 헌법만큼은 꼭 최신판례를 끝까지 챙기시기 바랍니다.
소방청 주관 시험에은 조문의 단어와 수사를 바꾸어 내는 성의없는 문제들이 많이 출제됩니다.
이런 문제를 대비하려면 헌법 조문을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다 외워야 하나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게 가능하다면 그렇게 하는 게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암기력이 좋지 않아서 그렇게 까지는 못하겠고,
기출과 모의고사를 통해 출제될 수 있는 부분을 키워드 위주로 머리에 각인시키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어차피 그런 문제는 암기력 보다는 수험장에서의 컨디션과 순발력이 정오를 가린다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사진처럼 저는 요약서를 제작한 후 보라색 볼펜으로 현재까지 공개된 소방간부 기출지문에서 출제된 경우를 표시해놨는데
이렇게 표시를 해보니 우리 시험의 출제 경향을 파악하기가 용이했습니다.
소방간부후보생 시험만을 위한 교재나 강의로 공부하고 있지 않으시다면 기출분석은 꼭 스스로 해보시기 바랍니다.
2-2. 행정법
행정법은 박준철 강사님 강의를 들었습니다 (써니)
행정법은 네 과목 중에서 가장 휘발성이 약한 과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초반공부가 힘들어서 그렇지, 이해를 바탕으로한 암기가 가장 잘 통하는 과목입니다.
요즘은 유휘운 강사님의 요플이나, 박준철 강사님의 핵심집약 등 좋은 교재가 많이 나와있더군요
모두 편리하게 이용하기에 훌륭한 교재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행정법 요약서를 만든 이유는,
저는 사람마다 머릿속에 정보를 저장하는 방법이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교재를 만든 강사님들은 각자가 생각하는 최적의 방법으로 책을 구성하셨습니다.
저 또한 제 머릿 속 책장의 규격과 규칙에 맞도록 요약서의 내용을 배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공부가 되었는데, 요약서를 만드는 행위가 도움이 되었던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보를 배치하고 강조하면서 아주 효율적으로 머리에 정보를 입력하였던 것이 유효했던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제 머리에는 시립합창단원이 페이지 아래쪽 표 왼쪽에 초록색 형광펜으로 표시되어있다는 것이 남아 있습니다.
본인의 책장에 책을 어떻게 정리를 해야 나중에 찾아야 할 때 금방 발견할 수 있을지 본인만의 방법을 터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2-3. 민법총칙
선배님들의 합격수기를 둘러보다가 민법총칙을 적폐라고 언급하신 내용이 있더군요
너무나 찰떡같은 말이라 반박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총칙도 판례를 다루게 되면
현실에서의 다양한 사실관계와 채권법과 물권법을 아우르는 기초지식이 있지 않으면
접근하기가 만만치 않은 과목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부분을 고려하여 꼭 필요한 부분만 저희의 수준에 맞게 정보를 채워주는 강의를 들으신다면
절대적인 공부량이 적은 민법총칙을 선택하는 걸 추천합니다.
저는 박성렬 강사님의 기본+기출 강의와 진도별 모의고사 강의를 들었는데
강사님의 커리큘럼 만으로도 고난도 문제와 최신판례를 모두 정리할 수 있어서
아주 깔끔하게 공부한 과목이었던 것 같습니다.
박성렬 강사님은 카페에서도 직접 성실하고 자세하게 답변을 달아주시기 때문에
혼자서도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요약서를 만든 근본적인 계기가 민법총칙의 적은 볼륨이면
충분히 아주 컴팩트한 요약서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다른 과목들은 좋은 컴팩트 교재들이 많이 나오고 있던데
민법총칙도 그런 교재가 하나 나왔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2-4. 형사소송법
형소법은 딱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휘발성이 너무 강해서 공부도 거의 마지막 몇 달만 했고 점수도 높지 않습니다.
수험기간 내내 다른 과목과 달리 마음에 드는 강사님을 찾지도 못했습니다.
다른 분들의 합격수기들과 강사님들 OT강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제2차 실기시험
처음 학원에서 측정을 하니 한자리수 점수가 나오더군요.
운동과 거리가 멀던 몸이라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졸업하기 전에 6개월, 29기 시험을 위해 6개월 정도 학원을 동네에 체대입시학원을 다녔습니다.
정말 내가 왜 소방을 선택해서 이런 고생을 하는지, 이렇게 하면 합격점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해서 안되는 건 없더라고요..
시험 전 마지막으로 학원에서 측정했던 게 49점이었는데
시험 날에는 56점을 받았습니다.
시험준비를 마음먹었으면 본인 몸 상태를 학원에 방문에서 꼭 확인하시고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주2회 학원에서 시키는대로만 하면서 집에서 스트레칭한게 다라서 특별히 더 도움드릴 만한 내용이 없네요..
제3차 면접시험
집단면접은 소방차량 출동시 불법주정차 차량에 대한 즉시강제 찬반토론으로 진행했고
개별면접은 블라인드로 미래지향적 질문 없이 개인의 경험에 기반한 질문을 깊이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학원이나 스터디를 구하지 못해 혼자 준비했는데,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한 것이 오히려 긴장을 완화하는 데는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해가 갈수록 면접학원에 다니시는 분이 많아지는 것 같은데
학원의 마케팅이나 분위기에 이끌려 선택을 하진 마시고
일주일에서 한달의 기간동안 자신이 면접을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지 충분히 고민해 보시고 결정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인문계열의 경우 필체 합격자 간의 환산점수 차이가 정말 거의 나지 않아서
충분히 뒤집어질 수 있습니다.
저 또한 환산점수는 높았지만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필기합격이 발표되었다면 체력을 준비하면서 면접도 함께 잘 준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시험은 정말 컨디션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시험 직전에 너무 무리하지 않고 긴장하지 않는 것이
사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몸과 마음 모두 다치지 마시고 완주하시기 바랍니다.
궁금하신 내용이 있으시다면 공개댓글로 달아주시면
개인적인 내용을 제외하고는 답변해드리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고민보다go 작성시간 23.03.16 축하드립니다.합격수기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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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능인승혁 작성시간 23.04.03 늦었지만 합격 축하드립니다. 저도 요약서 공유해주시거나 판매해주시면 줄을 서봅니다!! 합격수기 작성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전 교육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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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긴급구조통제단 작성시간 23.04.11 지난번에 민총 요약서 판매에 관한 글이 지금은 검색해봐도 없네요 ㅠㅠ 이제 구매할수 없는건가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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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소방깐부~ 작성시간 23.04.22 요약서와 관련하여 쪽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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