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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까치와 허공

작성자꿍이|작성시간26.06.17|조회수11 목록 댓글 0

까치 두 마리가
높은 미루나무 꼭대기에서
모습을 보인다

녀석들은
그곳을 거처로 삼기로
결정들을 했나보다

찬바람 이는 허공에
빈틈없고 촘촘한 삶 하나가
야무지게 만들어지고 있었다

혹,
불어오는 바람에 날아갈까
아님,
식구들 누구에게라도
불상사가 일어날까

암수 한 쌍이
부지런히들 미래를
건설하는 중이다

며칠이 지났을까,
녀석들의 분주함이 잠잠하더니

그 수고로움을
서로들 위로라도 하려는 듯

나뭇가지 한 켠에 앉아
부리를 비비고,
털을 골라주고,
드디어는 사랑도 나눈다

또 며칠이 흐른 어느 날,
그 집에서 새끼들
조잘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엄마 아빠는 새끼들을 먹여 살리느라
부부가 번갈아가며 정신없이 먹이들을 물어 나른다

또 며칠이 흐르고,
어린 새끼들이 이소 준비를 하는지
날개를 퍼덕이며
집 주위의 잔 가지들 사이를 조금씩 나는 모습이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시끄럽고 부산하던
까치집이 너무나 조용하기에,
난 그 곳을 떠나지 않고 한참을 올려다를 보며 녀석들을 기다렸다

허나 몇 시간 째,
녀석들 그 누구의
모습도 보이지가 않았다

바람이
녀석들의 삶을 스치고 지났는지
녀석들이 남긴 빈 집에는
녀석들 대신
찬바람이 둥지를 틀고 앉아
앙상한 시간의 빈 껍질만이 덩그러니 허공에 남겨져 있었다.

까치의 위대한 한 생이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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