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은 드높고
쪽빛으로 빛나는데
9 월 마지막 주말에 오랫만에 뵙는 빈객이
건강한 모습으로 찾아 오셨다.
이왕이면 의미있는 전시장 만남을 제의 드렸고
먼길을 마다않고 찾아오셨고
한지에 반야심경을 정성껏 써서 이를 실로 이어서
한올한올 붙히는 고행에 가까운 작업을 하여
철학적 사유가 푹 베어나는 작품을 만들었는데
우리는 이 앞에서 반가운 만남을 하고 있다.
가을이 시작되는 이 좋은 계절에
한분은 노령에도 불구하고 시를 짓고 글을 쓰며 유유자적 소요유하시며
또 한분은 갑작스런 우환에도 불구하고 건강을 회복하고
단단하게 몸을 다지고 가꾸신다면서 밝은 표정으로 걱정하는 우리를 다독이며
더 환하게 웃으시며 우리를 만나고 있다.
아래 위층을 오르내리며 작품을 세세히 살피고
이어서 가까운 도청앞 천년숲에 있는 황토 숲길을 함께 걸었다.
언제나 깊은 마음이 실린 시 한수가 읊어지고
여여 유유 숲길이 솔잎스쳐 지나가는 기분좋은 가을바람이 싱그럽다.
돌아서는 섭섭한 마음을 다독이느라
차한잔이 어떠하겠느냐는 마음으로 찻집에서 머뭇거리는데
한옥 고즈넉한 분위기의 찻집에서 맛보는 차가 그윽하다
제비잠자리 한마리가 동천선생님의 모자에 살며시 내려앉아
우리 얘기에 참견하려드는걸 보면 얘기가 재미있는 모양이다.
가을이 다 가기전에
단풍이 고와지는 홍시가 푹 익어가는 만추 가을날
우리는 다시 만나 정담을 나누기로 하고
가을이 서성이는 구름 한점이 붓질을 하듯 흘러가는
맑은 하늘을 처다보며
좋은 날, 좋은 분위기로 뭉치기를 약속 하며 헤어진다.
하늘은 쪽빛으로 빛나고
가을하늘 드높게 맑고 깨끗한 날
선비어른 모시고 귀한 말씀 간직하며
따사로운 정담에 마음을 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