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얀 손수건(NANA MOUSKOURI)
손을 닦거나 땀을 씻는데 쓰이는 정방형의 작은 천.
손(hand)과 두건(kerchief)의 복합어인 손수건은.
본래 머리에 쓰던 두건을 중세 말 유럽의 귀족들이
장식용으로 손에 들고 다니기 시작한 데서 유래하였습니다.
16∼19세기 중반까지는 이것을 포켓용 행커치프라 하여
남자들은 액세서리로서 포켓 위에 살짝 내비치게 꽂았고
여자들은 손에 들고 다녔던 귀족들의 패션 품목이었습니다.
당시 손수건은 세모, 네모, 원형까지 모양도 다양하였으며
리넨과 실크 바탕에 레이스와 자수로 장식을 하였고,
심지어 보석과 구슬로 장식한 것까지 있었습니다.
여러 모양의 손수건이 정방형으로 통일된 것은
화려한 손수건에 복장까지 사치스러운 풍조가 만연하자
이를 마땅치 않게 여겼던 루이 16세의 왕비인,
'마리 앙투아네트'의 제안에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중세 기사들은 사랑하는 여인이 준 손수건을
모자 속에 넣고 전쟁터로 나갔다고 합니다.
또한 남자들은 손수건을 이용해 프러포즈도 하였습니다.
여자의 발 근처에 하얀 손수건을 떨어뜨리고,
여자가 그것을 주으면 청혼을 받아들인다는 뜻이었습니다.
남녀가 손수건을 주고받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녔던 것입니다.

손수건에 담긴 그러한 의미를 극적으로 활용한 작품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오셀로"입니다.
고결하고 낭만적인 무어인 출신의 장군 '오셀로'는
인종적 편견과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과 결혼한
베니스 공국의 원로 '브라반쇼'의 딸 '데스데모나'에게
사랑의 징표로 손수건을 선물하였습니다,
한편 '오셀로'의 기수로 10 여 년간 일한 '이아고'는
자신이 갈망하였던 부관의 자리를 '캐시오'가 차지하자,
'오셀로'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복수를 결심합니다.

'이아고'는 '오셀로'가 '데스데모나'에게 주었던
소중한 손수건을 훔쳐 '캐시오'의 방에 떨어뜨려 놓고,
'캐시오'와 '데스데모나'가 불륜 관계라는 모략을 꾸밉니다.
이러한 음모를 알리 없는 '오셀로'는 아내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마침내 아름답고 정숙한 아내 '데스데모나'를 목졸라 살해합니다.
사랑의 징표인 손수건으로 인한 오해에서 비롯된 비극인 것입니다.
'오셀로'는 '데스데모나'에게 손수건을 건네주며,
손을 닦거나 땀을 씻는 단순한 천조각이 아니라,
자신의 분신으로 여겨, 소중히 간직할 것을 기대하였을 것입니다.

샘터에서 출간한 '노란 손수건'(오천석 엮음)에 게재되었던
노란 손수건에 얽힌 이야기는 깊은 감동을 줍니다.
오랜세월 수감생활을 하던 한 남편이
가석방을 앞두고 아내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 만일 나를 용서하고 받아 들인다면
마을 어귀 참나무에 노란 손수건을 걸어 두고.
손수건이 보이지 않으면
난 그냥 버스를 타고 어디론지 가 버리겠소.>

그의 이름은 빙고.
4년을 형무소에서 보내다가
가석방되어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그가 탄 버스가 마을에 들어섰을 때,
커다란 참나무는 노란 손수건의 물결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참나무 아래에는
하루도 그를 잊지 않았던 그의 아내가 서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팝송으로도 만들어져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고,
그 후, 노란 손수건은 믿음과 기다림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그 밖에도 손수건은 여러 가지로 이용됩니다.
야외에서의 놀이 중 손수건 떨어뜨리기 놀이도 있으며.
경기에 출전하는 아마추어 레슬링 선수들은
반드시 하얀 손수건을 휴대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스페인에서는 축구 경기중,
비범한 경기력을 보인 팀이나 선수에게 경의를 표할 때,
팬들이 환호와 함께 하얀 손수건을 흔든다고 합니다.
손수건으로 국기를 삼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비틀스 멤버였던 '존 레논'과 부인 '오노 요코'입니다.
1973년 ‘지구상의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는 나라
누토피아(Nutopia)의 건국을 선포하면서 발표한 것인데
이 누토피아의 국기는 ‘하얀 손수건’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누토피아는 존 레논의 곡 ‘이매진’에 표출한 이념에 바탕을 두며,
영토가 없기 때문에 국경도 없다고 합니다.

세계적인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하얀 손수건을 왼손 새끼 손가락 사이에 끼고
흔들거나 팔을 벌려 청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며,
가슴에 두 손을 모을 때 포인트를 주기도 하였습니다.
이는 청중들의 시선을 하얀 손수건과 신체로 양분 시켜
150Kg이 넘는 신체적 핸디캡을 보완하기 위한 연출이었으나,
오랜 세월 파바로티와 함께 한 이 하얀 손수건은
악세서리가 아니라 연주회의 성공을 주는 믿음으로 발전하여
하얀 손수건이 없는 그의 독창회는 상상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남녀간에 손수건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언약하던 로맨틱한 풍조가 점차 퇴색하더니,
언제부터인가 하얀 손수건은,
슬픈 소식을 듣고 남몰래 돌아앉아 흐르는 눈물을 씻거나,
기차나 배를 타고 멀리 떠나는 연인을 향해 흔드는 것.
눈물과 이별의 이미지로 일반화 한 것 같습니다.

‘흙과 바람으로 빚은 듯한 목소리’라는 평가를 받는 송창식과
‘창공의 맑은 공기 같은’ 미성의 소유자 윤형주가 결성하였던 듀오.
‘두장의 악보’란 뜻의 ‘트윈폴리오(Twinfolio)’가 69년에 불러
포크송 시대를 열었던 히트곡, '하얀 손수건'의 노랫말에는,
여성이 남성에게 편지 속에 '하얀 손수건'을 동봉함으로서
헤어지자는 뜻을 전합니다.
- 하얀 손수건 (트윈 폴리오)
< 헤어지자 보내 온 그녀의 편지 속에
곱게 접어 함께 부친 하얀 손수건
고향을 떠나올 때 언덕에 홀로 서서
눈물로 흔들어 주던 하얀 손수건
그 때의 눈물 자위 사라져 버리고
흐르는 내 눈물이 그 위를 적시네>
'주요섭'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에서도
어머니가 사랑방 손님에게 이별을 표하기 위해,
옥희를 통해 보낸 것도 하얀 손수건이었습니다.
하얀색, 순결하고 영원함이 끝이 없는 색!!
동화속 이야기같이 환상에 잠기게 하는 색!!
하얀 손수건의 이미지는 곱고 정갈하기만 한데
순결함으로 영원할 것 같던 아름다운 사랑이
희고 깨끗한 천이 물감 한 방울로 쉽게 얼룩지듯
여인이 보낸 하얀 손수건 한 장으로 깨지고 맙니다.
- Statue of Our Lady, the Garden Enclosed,
is holding the famous white handkerchief
그러나 스페인에서는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외로운 사람들,
또는 학업에 전념해야 하는 학생들이 하얀 손수건을 들고와
'눈물의 성모님'께서 들고 계신 손수건과 교환하여 지님으로써
마음의 평화와 안식을 찾는 풍습이 있다고 합니다.
요즈음처럼 삶이 팍팍하고 고단한 때 일수록,
믿음과 기다림의 상징인 노란 손수건과 함께,
불쌍한 우리들을 위하여 눈물을 흘리고 계신
성모님의 하얀 손수건이 더욱 간절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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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이완수 작성시간 15.01.19 작은 손수건에 얽힌 얘기가 길고 아름답구나
Tie a yellow ribbon 노래가 듣고싶다
손수건을 아예 없애버리거나 안갖고 다니면 어떨까 -
작성자남궁욱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5.01.19 Tony Orlando & Dawn가 부르는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e Oak Tree,
그래! 나도 그 노래를 간만에 듣고 싶군. 아래 답글에 동영상으로 올릴께.
서글픈 사연이 생기더라도 손수건이 있어야 사는 맛이 나지 않을까.ㅎㅎ -
작성자문기찬 작성시간 15.01.20 나는 바지 주머니에 손수건이 없으면 불안해. 위생용으로 색깔은 청색, 갈색등 어두운 무늬있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