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부자로 살았다'는 묘비 문구 없듯 돈은 좋은 인생 판단하는 기준 아니래요
돈의 방정식
무덤의 묘비에는 고인을 기리는 말이 적히곤 합니다. 그런데 ‘고인은 생전에 고급 아파트에 살았으며, 아주 비싼 음식을 먹으며 유명 브랜드 옷을 입고 지냈다’ 이런 식으로 죽은 이를 추억하는 글을 보신 적 있을까요? 아마 없을 거예요. 대개 따뜻한 부모이자 친구였으며, 성실하고 좋은 사람이었다는 식의 내용입니다. 사람들은 돈을 아주 많이 갖기를 바랍니다. 돈이 너무 없으면 불행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묘비 뒤에 적히는 추모 글을 생각해보면, 좋은 인생을 가늠하는 잣대는 돈이나 재산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돈을 벌고 쓰는 방법에 관한 책들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모건 하우절은 돈이 많다고 해서 꼭 행복해지지도, 바람직한 삶을 살게 되지도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사랑의 가장 큰 문제는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이다.” 투자의 귀재이자 세계적 부자인 워런 버핏이 한 말이에요. 용돈을 많이 주고 선물도 잔뜩 안겨서 사람의 환심을 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다 해도 상대가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 줄지는 알 수 없어요. 그래서 여전히 불안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습니다. 또 돈으로 환심을 사려는 사람이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자신의 우월감을 드러내는 데만 몰두한다면 사람들은 그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되레 비아냥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하우절은 “부자가 되는 길은 비싸다”고도 말합니다. 남들의 관심을 끌려고 5만달러짜리 차를 샀다고 해봅시다. 시간이 지나면 더 좋은 차들이 나와요. 여전히 부자라는 뿌듯함을 느끼려면 2년쯤 뒤 6만달러를 더 써서 차를 바꿔야 할 겁니다. 눈높이가 올라가는 만큼 씀씀이도 빠르게 늘어납니다. 하우절에 따르면, 인간의 욕심은 ‘숨겨진 빚’과 같아요. 지금 가진 것보다 더 좋은 것을 바라는 욕망은 늘 자신이 가난하고 부족하다고 느끼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더 비싼 것을 손에 넣으면 행복해질까요? 만족감은 잠시뿐, 또다시 헛헛해지며 욕구불만이 가슴에 가득 차오를 겁니다.
물론, 욕구를 꼭꼭 옥죄며 저축만 하는 삶도 바람직하지만은 않습니다. 적절한 만큼 즐겁게 돈을 쓰는 일도 필요합니다. 하우절은 누구에게나 ‘이상적인 순자산 규모’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 정도 있으면 내가 좋은 삶을 사는 데 충분해’라고 여길 만큼의 돈은 어느 정도일까요? 돈 욕심에 휘둘리며 살고 싶지 않다면 ‘독립’과 ‘목적’, 이 두 가지 기준으로 자기 욕망을 꾸준히 가늠해 보세요.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안 하고 살려면(독립) 어느 정도 재산이 있어야 할지, 내가 무엇 때문에(목적) 돈이 얼마나 필요한지 따져보라는 거죠. 돈을 잘 활용하는 지혜를 갖춰 삶을 올곧게 가꿔 나가길 바랍니다.
안광복 중동고 철학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