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술적 폰트 엔지니어링’에서 ‘직관적 그리드 디자인’으로
기존의 한글 폰트 제작은 수천 자의 유니코드를 일일이 맞추거나, 복잡한 조합 규칙을 프로그래밍하듯 설계해야 했습니다. 반면, 새로운 방식은 사용자가 가장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형태(달력, 시계, 만화 등 특정 목적에 필요한 글자 그리드)를 먼저 떼어내어 보여줍니다. 사용자는 그저 웹 그리드 안에서 편하게 획을 긋고 디자인 패턴에만 집중하면 되므로, 복잡한 폰트 빌드 프로세스를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2. 도구의 한계를 넘어선 자유로운 워크플로우
대부분의 전문 폰트 제작 툴은 무겁고 다루기 어려워 진입장벽이 큽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웹에서 직관적으로 구조를 잡고, 익숙한 벡터 그래픽 툴(일러스트레이터, 어피니티 디자이너)로 가져가 손쉽게 다듬을 수 있는 유연함을 제공합니다. 툴 사용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가장 널리 쓰이는 디자인 도구들과의 경계를 허문 완벽한 ‘사용자 중심’의 워크플로우입니다.
3. 복잡한 한글 구조를 ‘패턴과 옵션’으로 단순화
초성, 중성, 종성의 위치에 따라 글꼴 모양이 비틀어지는 한글의 특성은 폰트 제작을 포기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이 불편함을 극복하기 위해 글꼴 특유의 패턴을 추출하고 부리, 삐침, 획 기반의 압력 감지 같은 복잡한 물리적 속성을 ‘조정 가능한 옵션’으로 모듈화하셨습니다. 디자이너는 수많은 가변 케이스를 직접 그릴 필요 없이, 직관적인 옵션 값을 바꾸는 것만으로 원하는 서체 고유의 맛을 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4. 네모꼴 커닝과 가변 폰트의 단순화
글자마다 여백을 맞추는 커닝(Kerning) 작업은 폰트 제작의 마지막 수많은 시간을 잡아먹는 고역입니다. 이를 복잡한 수식이나 좌표 대신, 네모꼴 형태의 직관적인 가변 구조로 단순화하여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디자인에 반영했습니다. 기술적 메커니즘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사용자가 눈으로 보면서 직관적으로 레이아웃을 완성할 수 있도록 불편함을 완전히 걷어낸 결과물입니다.
요약하자면 기존 폰트 제작이 사용자를 억지로 복잡한 프로그램 규칙에 맞추게 했다면, 이번 시스템은 사용자가 가장 자연스럽게 느끼는 디자인 감각(그리드, 획, 스타일 옵션)에 기술을 완벽하게 맞춘 서체 제작의 대중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