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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강

작성자터프가이|작성시간08.06.03|조회수162 목록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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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쉬우면서 가장 위험한 등반행위
일반인들의 경우 암벽등반 하면 대개 하강하는 모습을 연상하거나, 심지어는 하강의 쾌감(?)을 맛보기 위해 암벽등반을 하는 줄로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한편, 초보자들 중엔 등반보다는 멋지게 하강하는 것을 더욱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도 종종 있다. 그러나, 하강은 클라이머가 피치못해 해야 하는 가장 위험한 일이다. 통계를 보면 하강중의 사고 - 하강미숙, 자일 엉킴, 하강중의 추락, 고정 확보물 빠짐 등등 - 가 암벽사고의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하강은 다른 등반기술에 비해 배우기 쉬운 편이고 곧 익숙해질 수 있는 기술이다. 그런데, 하강은 왜 이렇게 위험한가? 그것은 하강이 전적으로 자신의 체중(생명)을 자일과 자일을 고정한 확보물과 하강기, 안전벨트 등에 내맡기기 때문이다.

등반중에도 이러한 장비들은 사용되나 하강할 때처럼 전적으로 의지하지는 않는다. 등반중 클라이머는 주로 자신의 손과 발에 의지하며, 추락이 일어난다 해도 몇초 동안에 하중이 다양한 확보 체인에 흡수될 뿐이다. 반면, 하강중에는 하강자의 체중과 하강 속도의 변화에서 발생하는 모든 충격은 하강하는 시간 내내 완전히 하강기구들에 실리게 된다. 자일은 암각에 쓸려 끊어질 수도 있으며 자일을 건 확보물, 슬링, 나무 등이 끊어질 수도 있고, 안전벨트의 매듭이 풀어지거나 하강기를 건 카라비나가 열릴 수도 있다.

덧붙여 경계해야 할 것은 별 어려움이 없이 단조로운 하강을 반복하게 될 때 생긱지도 모르는 자만심과 부주의이다. 이것은 곧 변칙적인 하강방법, 과속, 점프 등 위험한 행동으로 나타나게 된다. 노련한 클라이머는 하강을 싫어한다. 더구나 이상한 스타일의 하강은 더욱더 혐오한다.
좋은 하강 루트를 고른다
등반을 마치면 하산해야 한다. 하산방법에는 자일없이 걸어 내려가는 방법, 다운 클라이밍(dawn climbing), 현수하강, 이렇게 세가지가 있으며,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한 가지를 선택한다. 암벽의 상황과 날씨, 시간, 대원의 능력 등을 고려한 후 가장 안전하고 빠르고 쉬운 방법을 택한다. 이중 하강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손쉬워 보이나 그렇지 않을 경우도 많다. 특히 아직 미숙한 여러 초보자들과 함께 하강조건이 그리 좋지 않은 암벽을 여러번 하강하게 되면 엄청난 시간이 걸릴 것을 각오해야 한다.

하강루트는 등반하기 전 미리 알아 놓는 것이 좋다. 대개 하강은 등반이 끝난 후에 하게 되므로 자칫 어둠 속에서 할 경우도 많다. 하강루트를 잡을 때 아래의 요소를 고려한다.

1. 비교적 급하고 암벽에 돌출물이 없는 미끈한 벽
경사가 약하거나 암각 등이 많은 곳은 자일이 끼기 쉽다. 단 적당한 확보물과 테라스가 있어야 한다.

2. 걸리나 침니, 퇴적지대, 나무가 무성한 곳을 피한다.
이러한 곳은 자일을 던지기도, 나중 회수하기도 힘들고 낙석 유발의 위험이 있다.

3. 등반루트로 하강하는 것은 삼간다.
등반하고 있는 곳으로 하강하는 행위는 큰 실례이며, 특히 회수자일나 낙석에 등반자가 얻어맞거나 등반팀이 쓰고 있는 고정 확보물, 테라스 등을 같이 하강에 이용하게 되어 위험하기도 하다.
하강 자일 걸기
하강시 가장 신경을 써야할 일은 절대 빠지거나 부러지거나 끊어지지 않는 확보물에 자일을 거는 일이다. 가장 이상적인 확보물은 튼튼한 나무나 암각, 또는 하강용 굵은 피톤 등이다. 여의치 않을 경우 가느다란 나무나 볼트, 하켄, 너트 등을 여러 개 설치하여 균등히 그리고 개별적으로 힘을 받을 수 있도록 자일을 건다. <그림 1>

나무나 암각, 볼트링에는 직접 자일을 걸지 말고 반드시 슬링을 걸어 자일이 쉽게 회수되게 한다. 나무에 바로 자일을 걸면 결국 나무가 죽게 된다. 기존 하강루트의 확보물에는 많은 슬링이 겉으로 보기에는 튼튼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이 슬링들은 대부분 자일이 몇번씩이나 걸렸다가 빠져나감으로써 그 마찰열에 의해 조직이 손상되었음은 물론, 자외선과 바람 등의 영향을 받아 그 강도가 현저히 약화된 것들이다. 가급적 자신의 슬링을 따로 준비하여 사용함이 좋다.
여러가지 하강방법
하강 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는데, 기구만 조금씩 다를뿐 그 원리나 자세는 거의 같다. 하강원리는 자일을 몸이나 하강기에 감아 그 마찰로 속도를 조절하여 내려오는 것으로 이때도 몸의 균형을 적절히 유지해야 함은 필수적이다.

1. 듈퍼식 하강

하강방법 중 가장 간단한 것으로, 최근에는 별로 사용되고 있지 않다. 이 방법은 몸에 자일을 감아 그 마찰력으로 제동하며 하강하게 되는데, 급경사일 경우 어깨와 허벅지가 매우 고통스럽다. 그러나 완경사나 짧은 하강구간에서는 매우 유용하고 편리하게 쓰인다. 벨트, 하강기 등 아무런 장비가 필요없이 하강할 수 있는 이 하강방법은 클라이머라면 누구나 숙달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요령은 다음과 같다.
① 자일을 두 다리 사이에 넣고 자일을 들어 오른쪽 허벅지 뒤를 감아 앞으로 가져온다.
② 자일로 몸의 전면을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왼쪽 어깨 뒤로 넘긴다. 이때 목이 자일에 쓸리지 않도록 옷깃을 세운다.
③ 왼쪽 어깨 뒤로 넘어온 자일을 다시 자일을 가로질러 오른손으로 잡는다. 이때 전면의 자일을 잡은 왼손은 균형을 취하는 손, 엉덩이 부근의 자일을 잡은 오른손은 제동손이 된다.
④ 자일에 몸무게를 완전히 실어 뒤로 젖힌다. 너무 부자연스럽게 젖힐 필요는 없다.
⑤ 몸의 방향은 약간 오른쪽으로 틀어 내려가는 방향을 살피고 오른발부터 한발 한발 내려간다.

듈퍼식 하강을 약간 변형하여 허벅지에 자일을 돌리는 대신 슬링 <그림 2> 으로 감아 카라비나에 통과시키는 방법도 있다.


2. 카라비나 브레이크<그림 3>

미국에서 널리 쓰이는 하강방법으로 카라비나 외에 별도의 하강기가 필요없다는 장점이 있으나, 카라비나 연결과 자일 끼우기가 다소 번거롭다. 카라비나 브레이크 하강방법에는 다음의 주의가 필요하다.
① 겹치는 두개의 카라비나는 개폐구 방향이 서로 만나지 않도록 한 개는 돌려 놓는다. <그림 4>
② 제동 카라비나의 자일이 닿는 부분은 개폐구 쪽이 아닌 반대쪽이라야 한다.

카라비나 브레이크는 로프가 꼬이지 않아 좋은데, 급경사에서는 제동력이 떨어져 하강속도가 빨라지기도 한다.


3. 8자링 <그림 5>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하강기구이다. 이름 그대로 8자형의 굵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마찰열을 쉽게 방출할 수 있고 하강속도 조절도 쉽게 할 수 있다. 8자링의 사용방법은 큰 구멍 안으로 하강자일을 겹쳐 넣어 뽑은 다음 그 고리로 하강기의 뒷부분을 감싸고, 작은 구멍에 카라비나를 걸어 안전벨트에 연결한다. 이때 연결 카라비나는 반드시 안전링이 달린 카라비나를 사용하거나, 없으면 보통 카라비나 2개를 겹쳐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밖에도 브레이크 바, 로보트 하강기 등 각양각색의 하강기가 나와있으나 어떤 하강기를 이용하던 하강기에 자일을 감아 마찰에 의한 제동효과를 얻는다는 원리는 같다. 그러므로 너무 빠른 속도로 내려가면 하강기에 굉장한 열이 발생하여 그로 인해 자일이 손상됨을 주의해야 한다.
안전한 하강기술
하강은 시작할 때가 제일 겁난다. 테라스에서 절벽의 모서리까지 하강하러 갈때 경사가 약해 체중이 자일에 완전히 실리지 않아 행동이 부자연스럽거나, 시작 지점이 오버행인 경우 모서리를 지나 허공으로 몸을 내리기가 여간 불안하지 않다. 하강 출발시 안정된 자세를 취하려면 우선 자일에 의지하여 몸을 뒤로 눕혀 다리가 경사면과 거의 수직을 이루도록 한다. 그렇게 해서 모서리를 천천히 지나면 자세를 자연스럽게 바꾸어 '걷듯이' 사면을 내려간다.

제동손(하강기 아래쪽 자일은 잡은 손)쪽 다리를 먼저 내리고, 몸의 방향은 45도 정도로 틀어 내려가는 길을 살핀다. 절대로 깡총깡총 뛰어서는 안된다. 갑작스런 정지 또는 진행은 하강자일을 고정한 확보물이나 자일 자체에 상당한 충격을 준다. 하강중 바위면에 발이 닿지 않을 정도의 오버행을 내려올 때 몸이 뱅뱅 도는 경험을 해보았을 것이다. 이때도 당황하지 말고 천천히 내려오되 몸이 뒤집히지 않도록 균형을 잘 잡는다. 안전한 하강을 위해서는 아래의 사항을 따른다.

1. 하강기에 헐렁한 옷이나 긴 머리(또는 긴 수염), 헬멧 끈, 스카프 등이 물려 들어가지 않도록 복장을 점검한다.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나면 즉시 하강을 멈추고 물린 것을 당겨 빼내거나 안되면 칼로 끊는다.

2. 하강자일의 끝은 8자 매듭 등 굵은 매듭을 지어 놓는다. 혹시 손을 놓치거나 해도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고, 하강자일이 짧은 경우 대비책을 강구할 여유를 준다. 단 매듭이 바위틈에 끼지 않도록 주의한다.

3. 초보자나 부상자, 또는 매우 지친 경우 하강자를 다른 자일을 써서 확보해 주거나 프루지크 매듭을 걸어 안전을 도모한다. 프루지크 매듭은 자일에 감아 그 끝을 안전벨트에 연결하는데 윗손으로 감싸쥐고 내려온다. 중요한 것은 매듭과 안전벨트 사이의 길이를 알맞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너무 길면 제동이 되었을 때 손이 미치지 않아 곤란하게 된다.

4. 하강을 하기 전에 서로 상대방의 하강준비를 점검해 준다. 복장, 안전벨트의 매듭, 하강기 연결 카라비나 등이 이상없는지는 자신보다 상대방이 더 잘봐 줄 수 있다.
하강중 멈춤
때때로 하강 도중 엉킨 자일을 푼다든지, 하강하며 작업을 한다든지 하여 멈추어야 할 때가 있다. 듈퍼식 하강, 하강기를 이용한 하강중 정지할 때는 자일을 허벅지에 두세번 감아주면 간단히 정지되어 두 손을 다 쓸 수 있다. 8자 하강기의 경우는 내려뜨린 자일을 올려 하강기의 큰 구멍 뒤로 돌려 젖히면 쉽게 멈출 수 있다.
자일 회수
하강 후 자일이 회수되지 않으면 큰 일이다. 자일의 끝이나 매듭, 꼬인 부분 등이 크랙이나 암각에 걸렸을 때 또는 암벽과 자일의 마찰이 지나치게 심한 경우에는 자일 회수가 어렵다. 자일을 잘 회수하려면 미리 다음과 같은 준비가 필요하다.

1. 첫번째로 내려가는 사람은 자일을 잘 정리한다. 꼬인 자일은 윗손의 엄지 손가락을 자일 사이에 넣고 내려가면 가지런히 된다.
2. 먼저 하강한 사람은 자일 회수가 잘 되는지 당겨서 시험해 본다.
3. 마지막 하강자는 자일의 매듭이 크랙이나 테라스 모서리 등에 걸리지 않도록 조치하고 내려온다. 매듭이 어느쪽 자일에 있는지를 확실히 기억하는 것도 마지막 하강자의 임무이다.
4. 만약 웬만큼 당겨도 자일이 빠지지 않으면 바위면에서 어느 정도 떨어져 잡아당기면 마찰이 줄어들어 회수가 쉽게 된다.
5. 자일이 빠지기 시작하면 갑작스럽게 당기거나 하지 말고 서서히 끈기있게 자아당긴다.
6. 자일이 빠져나오다가 어디에 걸린 것 같으면 절대로 잡아채지 말고 조심스럽게 자일을 튕겨 본다. 힘으로 해결하려 들면 자일은 점점 더 단단히 걸리게 된다. 자일이 빠지는 동안 낙석에 주의하고 자일이 거의 다 빠져 나오면 주위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알려 떨어지는 자일에 얻어 맞지 않도록 한다.
<월간 「 산」에서 - 정호진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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