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해외 등반지 ▒ 태국 프라낭 ▒ 천혜 클라이밍 퍼포먼스 공연장 |
톤 사이(Ton Sai)의 아침. 초가을 날씨 같은 상쾌한 바람이 아침 공기를 가르며 불어온다. 카페 건너편 바위에 비추이는 아침 햇살은 황갈색 바위를 신비스러운 추상화로 만들어낸다. 해변가에는 ‘원, 투, 쓰리’를 길게 내뱉는 요가 강사의 구령소리에 맞추어 정적의 아침만큼이나 조용한 몸짓으로 요가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누워 있다. 그리고 그 옆으론 어제의 열기를 밤새 식힌 바위에 하나 둘 붙기 시작하는 클라이머들의 퍼포먼스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톤 사이의 한낮. 태양의 강렬한 빛이 모래 위에 쏟아지고 밤하늘에 빛나는 별빛처럼 파란 바닷물에 반사되어 반짝인다. 클라이머들은 간 데 없고 해변가 밀물로 좁아진 모래 위엔 서슴없이 옷을 벗고 남국의 태양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눈부시다. 등반지로 거듭난 남국의 휴양지 겨울이 되면 프라낭(Phra Nang)은 더 이상 태국 땅이 아니다. 해마다 1월과 2월이 되면 세계 각국에서 휴가를 즐기려 몰려온 다국적의 사람들로 붐빈다. 특히 겨울철이면 한국과 일본, 유럽 등 북반구의 사람들이 추위를 피해 국제적인 휴양지인 이곳으로 몰려오기 때문이다.
프라낭 반도는 바벨 손잡이 같이 양쪽으로 움푹 들어간 라이 레이(Rai Lay) 해변을 좌우로 길게 펼치고 있다. 1990년 이후 이곳에 등반 루트들이 만들어지면서 프라낭은 국제적인 등반지로 발전하였다. 석회암이 부식되어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오버행과 기기묘묘한 형태를 한 바위들이 스포츠 클라이밍을 즐길 수 있는 천혜의 보고로 변모해 가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클라이밍」지와 프랑스의 「버티컬」지 등에 프라낭 해벽이 소개되자 남국의 태양과 바다 그리고 등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이곳으로 클라이머들의 발길이 이어지기 시작하였다. 곧 프랑수아 르그랑, 제리 모펫, 린 힐 등 세계적인 클라이머들이 다녀가면서 프라낭은 곧 겨울철 등반 대상지로 급부상하였다. 국내 클라이머들에게도 프라낭은 그리 낯선 이름이 아니다. 1994년 1월, 강희윤, 이근택, 조용문씨 등이 이곳을 찾은 후 프라낭은 등반력 향상을 가져다주는 보고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해마다 겨울이 되면 등반을 중단해야 하는 국내 현실에 비추어 볼 때 프라낭은 한국 스포츠 클라이밍계에 또 다른 비상구의 역할을 한 것이다. 특히 강희윤씨는 겨울철이면 이곳에 머무르며 적지 않은 루트들을 개척하였으며, 손정준씨는 5.14급 루트인 ‘*&%*$&^#**()*%^?????(알렉스 카틀린이 개척한 루트명)’를 등반해 한국 클라이밍계의 위상을 높이기도 하였다. 올해에도 프라낭을 찾은 한국 클라이머들은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김현정씨가 부두 돌(Voodoo Doll, 5.13a)를 등반했는가 하면 채민우(15세)군이 카라 캉레소(Cara Cangreso 5.13d)를 비롯해 많은 5.13급 루트를 등반했으며 올해 초등학교를 졸업한 김대엽(12세)군은 갱 섬 프라(Gaeng Som Pla 5.13a) 등 두 개의 5.13a급 루트를 등반해 냈다. 이제는 톤 사이가 프라낭의 중심 프라낭에서 비교적 늦게 개발되었지만 가장 인기 있는 지역이 된 톤 사이 만에는 톤 사이 월(Ton sai Wall)과 덤스 키친(Dum’s Kitchen) 등 8개의 등반지역이 있다. 이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지역은 톤 사이 월이다. 톤 사이 월은 고난이도의 루트들이 밀집되어 있어서 내노라 하는 실력을 가진 클라이머들로 항상 붐빈다.
이곳은 석회암이 해풍과 빗물에 부식되며 형성된 거대한 오버행과 기기묘묘한 형태의 바위들로 인해 해벽 등반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대부분의 루트가 15미터 안팎으로 짧지만 스탈라가사러스(Stalagasaurus 5.10b)가 있는 중앙 지역을 제외하고는 루프를 연상케 하는 오버행을 이루고 있어서 많은 체력이 소모된다. 홀드와 홀드 간격 또한 멀어 키가 작은 클라이머에게는 고전이 아닐 수 없다.
대중적인 루트로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등반을 시작하는 바이킹 인 히트(Viking in Heat 5.11b), 스탈라가사러스(Stalagasaurus 5.10b), 5.12급 루트에서는 타이달 웨이브(Tadal wave 5.12c)와 베이비 고릴라(Baby Gorilla 5.12d), 5.13급 루트에서는 부두 돌(Voodoo doll 5.13a)과 탄트럼(Tantrum 5.13d) 등이 인기가 있다. 라이 레이 지역은 가장 먼저 개발된 지역으로 대중적인 루트들이 몰려 있는 원 투 쓰리(One Tow Three) 지역과 정글짐(Jungle Gym) 지역, 프라낭 반도를 한 눈에 바라보며 등반할 수 있는 타이완드 월(Thaiwand Wall) 지역, 해피 아일랜드(Happy Island) 지역으로 되어 있다. 정글짐과 던컨스 부츠(Duncan’s Boot) 지역은 접근이 불편해 많이 이용되지 않는 반면, 라이 레이 비치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원 투 쓰리 지역과 프라낭 비치를 마주보고 있는 해피 아일랜드 지역은 항상 클라이머들로 붐비는 곳이다. 피치 등반이 가능한 타이 완드 월은 바닷가 절벽에 위치해 있어서 고도감과 스릴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라이 레이 지역은 5.10급, 5.11급의 루트들이 많이 개척되어 있어서 초보자나 중급 클라이머들의 등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지역이다. 길이 또한 1개 마디부터 3개 마디까지 다양하다. 대부분의 루트가 약간의 오버행으로 시작하여 수직의 벽으로 이어진다. <글 사진|김종곤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