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사랑의 영광

작성자정명석|작성시간26.06.08|조회수25 목록 댓글 0

**“십자가의 사랑의 영광”**이란 한마디로 말하면,
하나님의 거룩과 공의와 은혜와 긍휼이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 안에서 가장 밝고 아름답게 드러난 것입니다.

십자가는 단순히 “예수님이 나를 사랑하셨다”는 감동적인 사건만이 아닙니다. 십자가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죄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그리스도의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구원이 얼마나 값비싼 은혜인지를 동시에 보여 주는 하나님의 영광의 중심입니다.



1. 십자가의 사랑은 죄인을 향한 하나님의 값없는 사랑입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 로마서 5:8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사랑받을 만할 때 사랑받은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회개를 잘했기 때문에, 변화되었기 때문에, 주님을 뜨겁게 사랑했기 때문에 사랑받은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
하나님을 거역하던 때,
하나님의 영광보다 자기 욕망을 더 사랑하던 때,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셨습니다.

이것이 십자가 사랑의 첫 번째 영광입니다.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자에게 사랑이 먼저 찾아온 것입니다.

청교도 존 오웬은 그리스도의 영광을 말하면서, 신자가 바라보아야 할 최고의 대상은 하나님의 영광이 그리스도의 얼굴 안에서 드러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것은 고린도후서 4:6의 진리와 연결됩니다. 그리스도를 바라볼 때 우리는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성품의 빛을 봅니다. 특히 십자가에서 그 빛은 가장 깊게 드러납니다.
출처: John Owen, The Glory of Christ, Works of John Owen, Vol. 1.



2. 십자가의 사랑은 공의를 무너뜨리지 않고 죄인을 살리는 사랑입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지만, 동시에 거룩하시고 의로우신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죄를 그냥 눈감아 주실 수 없습니다.

죄가 용서되려면 반드시 죗값이 치러져야 합니다.
하나님의 율법은 죄인에게 정죄를 선언합니다.
“죄의 삯은 사망”입니다(롬 6:23).

그런데 십자가에서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하나님께서 죄인을 심판하신 것이 아니라, 죄 없으신 자기 아들을 죄인을 대신하여 내어주셨습니다.

“하나님이 죄를 알지도 못하신 이를 우리를 대신하여 죄로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
— 고린도후서 5:21

십자가의 사랑은 감상적인 사랑이 아닙니다.
십자가의 사랑은 하나님의 공의를 만족시키는 사랑입니다.
하나님의 거룩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사랑입니다.
죄를 죄 아닌 것처럼 덮어 버리는 사랑이 아니라, 죄의 무서운 값을 그리스도께 담당시키고 죄인을 의롭다 하시는 사랑입니다.

그래서 십자가에는 두 가지가 함께 있습니다.

하나는 죄에 대한 하나님의 무서운 진노이고,
다른 하나는 죄인을 향한 하나님의 말할 수 없는 긍휼입니다.

이 둘이 충돌하지 않고,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하게 조화됩니다.
이것이 십자가의 영광입니다.



3. 십자가의 사랑은 그리스도의 자발적 사랑입니다

예수님은 억지로 십자가에 끌려가신 분이 아닙니다.
그분은 스스로 자기 생명을 내어주셨습니다.

“나는 선한 목자라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거니와”
— 요한복음 10:11

“이를 내게서 빼앗는 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버리노라”
— 요한복음 10:18

이것이 그리스도의 사랑의 아름다움입니다.
그리스도는 우리를 사랑하시되 마지못해 사랑하지 않으셨습니다.
억지로 순종하지 않으셨습니다.
성부의 뜻을 기쁨으로 받으시고, 자기 백성을 위하여 자원하여 낮아지셨습니다.

그리스도의 낮아지심은 수치가 아니라 영광입니다.
하늘 보좌의 주께서 종의 형체를 입으셨고,
율법 아래 나셨고,
멸시를 받으셨고,
채찍에 맞으셨고,
가시관을 쓰셨고,
마침내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그 낮아지심 속에 그리스도의 사랑의 깊이가 있습니다.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 빌립보서 2:6–8

십자가는 그리스도께서 얼마나 낮아지셨는지를 보여 주고, 동시에 그분의 사랑이 얼마나 높고 크고 깊은지를 보여 줍니다.



4. 십자가의 사랑은 중보자의 사랑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단순히 순교자로 죽으신 것이 아닙니다.
그분은 중보자로 죽으셨습니다.

중보자는 하나님과 죄인 사이에 서시는 분입니다.
하나님의 공의를 만족시키고, 죄인의 죄책을 담당하며, 하나님께로 나아갈 길을 여시는 분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우리의 선지자, 제사장, 왕으로 일하셨습니다.

그분은 선지자로서 십자가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죄의 실상을 가장 분명히 계시하셨습니다.
십자가를 보면 우리는 죄가 얼마나 악한지 압니다. 동시에 하나님이 죄인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도 압니다.

그분은 제사장으로서 자기 몸을 단번에 제물로 드리셨습니다.
구약의 제사장은 짐승의 피를 가지고 나아갔지만, 그리스도는 자기 피로 영원한 속죄를 이루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장래 좋은 일의 대제사장으로 오사… 자기의 피로 영원한 속죄를 이루사 단번에 성소에 들어가셨느니라”
— 히브리서 9:11–12

그분은 왕으로서 십자가에서 사탄과 죄와 사망의 권세를 깨뜨리셨습니다.
겉으로는 패배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승리였습니다.

“통치자들과 권세들을 무력화하여 드러내어 구경거리로 삼으시고 십자가로 그들을 이기셨느니라”
— 골로새서 2:15

그러므로 십자가는 단순한 고난의 장소가 아니라, 중보자 그리스도의 영광이 가장 깊이 드러난 왕좌입니다.



5. 십자가의 사랑은 우리 마음을 깨뜨리고 새롭게 하는 사랑입니다

십자가를 참으로 보는 사람은 죄를 가볍게 여길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내 죄가 그리스도를 찔렀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십자가 앞에서 우리는 이렇게 고백하게 됩니다.

“내 죄가 작지 않았구나.
내 교만이 가볍지 않았구나.
내 불신앙, 내 미움, 내 욕심, 내 자기중심성이 하나님의 아들을 십자가로 몰고 갔구나.”

그러나 동시에 십자가를 참으로 보는 사람은 절망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십자가가 바로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의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십자가는 두 가지 일을 합니다.

먼저 우리의 교만을 꺾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절망도 꺾습니다.

교만한 사람에게 십자가는 말합니다.
“너는 네 의로 설 수 없다.”

절망하는 사람에게 십자가는 말합니다.
“그리스도의 피보다 큰 죄는 없다.”

이것이 십자가 사랑의 영광입니다.
십자가는 우리를 낮추지만, 동시에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일으킵니다.



6. 십자가의 사랑은 성도를 하나님께 나아가게 합니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은 우리의 열심, 감정, 결심, 공로가 아닙니다.
오직 그리스도의 피입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예수의 피를 힘입어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었나니”
— 히브리서 10:19

우리가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이유는 내가 오늘 충분히 괜찮아서가 아닙니다.
내 마음이 완전히 정돈되었기 때문도 아닙니다.
내가 죄를 이길 힘이 있어서도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나아가는 이유는 이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피 흘리셨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서 길을 여셨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지금도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성도는 자신의 상태만 바라보다가 무너지면 안 됩니다.
자기 죄를 보되, 그 죄보다 더 크신 그리스도의 피를 보아야 합니다.
자기 연약함을 보되, 그 연약함을 담당하신 대제사장을 보아야 합니다.



7. 십자가의 사랑을 붙드는 실제적인 길

십자가의 사랑을 붙든다는 것은 막연한 감정이 아닙니다.

첫째, 말씀 안에서 십자가를 자주 바라보는 것입니다.
로마서 5장, 갈라디아서 2장 20절, 이사야 53장, 요한복음 19장, 히브리서 9–10장을 묵상해야 합니다.

둘째, 죄를 깨달을 때 도망가지 말고 그리스도께 나아가는 것입니다.
참된 회개는 자기 자신에게 갇히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의 주님께 돌아가는 것입니다.

셋째, 십자가 사랑을 근거로 죄를 미워하는 것입니다.
은혜는 죄를 남용하게 하지 않습니다. 참된 은혜는 죄를 미워하게 만듭니다.
“나를 사랑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주님 앞에서 내가 어찌 이 죄를 사랑하겠는가?”라고 묻게 합니다.

넷째, 십자가 사랑으로 성도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나 같은 죄인을 오래 참으셨다면, 나도 형제를 오래 참고 품어야 합니다.

다섯째, 모든 섬김의 동기를 십자가에서 받아야 합니다.
두려움 때문에 섬기는 것이 아니라, 사랑받았기 때문에 섬기는 것입니다.
인정받기 위해 섬기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섬기는 것입니다.



결론

십자가의 사랑의 영광이란 이것입니다.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죄인을 사랑하시되,
자기의 공의를 버리지 않으시고,
자기의 아들을 내어주심으로,
죄인을 용서하시고 의롭다 하시며,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께 나아가게 하신 사랑의 찬란한 아름다움입니다.

십자가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마음을 봅니다.
십자가에서 우리는 죄의 무서움을 봅니다.
십자가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순종을 봅니다.
십자가에서 우리는 대제사장의 피를 봅니다.
십자가에서 우리는 왕의 승리를 봅니다.
십자가에서 우리는 부활의 소망을 봅니다.

그러므로 성도는 날마다 이렇게 고백해야 합니다.

“주님, 제가 붙들 것은 제 의가 아닙니다.
제 감정도 아니고, 제 열심도 아닙니다.
오직 나를 사랑하사 자기 몸을 버리신 그리스도입니다.
십자가의 사랑으로 저를 낮추시고,
십자가의 사랑으로 저를 일으키시고,
십자가의 사랑으로 주님을 사랑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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