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가 힘을 얻는다는 것은 단순히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힘은 내 안에서 억지로 끌어올리는 정신력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연합된 자에게 성령께서 공급하시는 은혜의 능력입니다.
성도는 자기 안에서 힘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 아니라, 그리스도께 붙어 힘을 받는 사람입니다.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
요한복음 15:5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이사야 40:31
1. 우리는 그리스도께 붙어 있을 때 힘을 얻습니다
성도의 힘은 자기 확신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성도의 힘은 자기 의지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성도의 힘은 환경이 좋아져서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성도의 힘은 그리스도 안에서 나옵니다.
바울은 말합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빌립보서 4:13
이 말씀은 “내가 원하는 모든 일을 성공시킬 수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문맥상 바울은 배고픔도, 풍부함도, 낮아짐도, 높아짐도 감당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곧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힘은 내 뜻을 이루는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 안에서 견디고 순종하고 만족하는 힘입니다.
참된 힘은 이것입니다.
주님이 나를 붙드신다는 믿음 때문에, 무너지지 않고 다시 하나님께 나아가는 힘입니다.
2. 우리는 말씀을 통해 힘을 얻습니다
하나님은 보통 신비한 감각보다 먼저 말씀으로 우리를 일으키십니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시편 119:105
말씀은 우리의 감정을 단순히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을 새롭게 하고, 우리의 양심을 깨우고, 우리의 믿음을 그리스도께 고정시킵니다.
성도가 힘을 잃을 때 대부분 마음속에는 어두운 해석이 자리 잡습니다.
“나는 끝났다.”
“하나님은 나를 버리셨다.”
“나는 아무 소망이 없다.”
“나는 변하지 않는다.”
“내 상황은 너무 늦었다.”
그런데 말씀은 우리 마음의 거짓 결론을 깨뜨립니다.
“그리스도는 아직도 중보자이시다.”
“그리스도의 피는 아직도 말하고 있다.”
“성령은 아직도 탄식하며 도우신다.”
“아버지는 아들을 통해 나를 받으신다.”
“부활하신 주님은 죽은 자리에서도 생명을 일으키신다.”
그러므로 말씀으로 힘을 얻는다는 것은 단순히 성경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닙니다. 말씀 안에서 그리스도를 다시 보는 것입니다.
3. 우리는 기도로 힘을 얻습니다
기도는 약한 사람이 강한 척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기도는 약한 사람이 자기 약함을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가는 시간입니다.
바울은 이렇게 기도합니다.
“그의 성령으로 말미암아 너희 속사람을 능력으로 강건하게 하시오며.”
에베소서 3:16
여기서 중요한 말은 속사람입니다. 하나님은 먼저 바깥 환경을 바꾸시기보다, 성도의 속사람을 강건하게 하십니다.
기도할 때 즉시 문제가 사라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령께서 속사람을 붙드시면, 문제를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두려움이 전부였던 마음에 하나님의 주권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원망이 가득했던 마음에 하나님의 선하심이 다시 들어옵니다. 낙심하던 양심이 그리스도의 피 아래에서 다시 소망을 얻습니다.
기도의 힘은 “내가 많이 기도했기 때문에 내가 강해졌다”가 아닙니다.
기도의 힘은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 나를 붙드셨다는 것입니다.
4. 우리는 약함을 인정할 때 힘을 얻습니다
이것이 복음의 신비입니다. 성경은 강한 사람이 더 강해진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약한 자가 은혜를 의지할 때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한다고 말합니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고린도후서 12:9
세상은 약함을 숨기라고 말합니다.
복음은 약함을 가지고 그리스도께 가라고 말합니다.
세상은 “너 자신을 믿어라”라고 말합니다.
복음은 “너 자신을 믿지 말고 그리스도를 믿으라”고 말합니다.
성도가 힘을 얻는 결정적인 순간은 자기 자신에 대해 절망하면서도, 동시에 그리스도에 대해 새롭게 소망할 때입니다.
“나는 약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강하십니다.”
“나는 변덕스럽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사랑은 변하지 않습니다.”
“나는 죄가 많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피는 더 크십니다.”
“나는 넘어졌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나를 버리지 않으십니다.”
이것이 복음적 힘입니다.
5. 힘을 얻을 때 나타나는 첫 번째 현상은 회개입니다
참된 힘을 얻으면 먼저 교만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죄를 미워하게 됩니다.
성령께서 주시는 힘은 죄를 정당화하는 힘이 아닙니다. 죄와 싸우게 하는 힘입니다.
힘을 얻은 사람은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옳았다”가 아니라,
“주님, 내가 죄인입니다.”
“저 사람이 문제입니다”가 아니라,
“주님, 내 마음을 고쳐 주옵소서.”
“나는 어쩔 수 없습니다”가 아니라,
“주님, 은혜로 나를 새롭게 하옵소서.”
참된 힘은 양심을 무디게 만들지 않고, 양심을 깨끗하게 합니다. 죄를 가볍게 여기게 하지 않고, 죄를 그리스도의 십자가 앞에서 슬퍼하게 합니다.
6. 힘을 얻을 때 나타나는 두 번째 현상은 그리스도께 다시 나아감입니다
힘을 얻은 성도는 하나님을 피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 나아갑니다.
아담은 죄를 지은 후 숨었습니다. 그러나 은혜를 받은 사람은 숨지 않고 그리스도께 나아갑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
히브리서 4:16
참된 힘은 하나님 앞에서 뻔뻔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참된 힘은 그리스도의 피를 의지하여 담대해지는 것입니다.
성도는 자신의 상태가 좋아서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중보자이신 그리스도께서 살아 계시기 때문에 나아갑니다.
7. 힘을 얻을 때 나타나는 세 번째 현상은 순종할 마음입니다
성령께서 힘을 주시면 마음속에 이런 변화가 일어납니다.
“하기 싫다”에서
“주님 때문에 순종해야겠다”로 바뀝니다.
“왜 나만 해야 합니까?”에서
“주님께서 나를 먼저 사랑하셨습니다”로 바뀝니다.
“내가 손해 보면 어떻게 합니까?”에서
“주님께서 나를 위해 자신을 버리셨습니다”로 바뀝니다.
참된 힘은 감정의 흥분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실제 순종으로 나타납니다.
말을 조심하게 됩니다.
분노를 다스리게 됩니다.
기도 자리로 돌아가게 됩니다.
예배를 사모하게 됩니다.
형제를 용서하려고 싸우게 됩니다.
죄의 습관을 끊기 위해 구체적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이것이 성령께서 주시는 힘입니다.
8. 힘을 얻을 때 나타나는 네 번째 현상은 견딤입니다
힘을 얻었다고 해서 고난이 즉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고난 속에서 무너지지 않고 견디게 됩니다.
“그의 영광의 힘을 따라 모든 능력으로 능하게 하시며 기쁨으로 모든 견딤과 오래 참음에 이르게 하시고.”
골로새서 1:11
성경이 말하는 능력은 대개 화려한 성공보다 견딤과 오래 참음으로 나타납니다.
억울해도 하나님 앞에서 견딥니다.
답답해도 말씀 붙들고 견딥니다.
기도 응답이 늦어도 하나님의 선하심을 의심하지 않으려고 견딥니다.
사람이 알아주지 않아도 주님 앞에서 충성하려고 견딥니다.
이 견딤은 무감각이 아닙니다. 눈물이 있어도 주님을 붙드는 것입니다. 떨림이 있어도 말씀 곁에 머무는 것입니다. 약함이 있어도 죄에게 완전히 항복하지 않는 것입니다.
9. 힘을 얻을 때 나타나는 다섯 번째 현상은 기쁨입니다
성도의 기쁨은 상황이 완벽해서 생기는 기쁨이 아닙니다. 성도의 기쁨은 하나님이 나의 기업이 되신다는 사실에서 오는 기쁨입니다.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이니라.”
느헤미야 8:10
이 기쁨은 웃음이 많아지는 정도가 아닙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이런 고백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래도 주님은 선하십니다.”
“그래도 그리스도는 나의 구주이십니다.”
“그래도 십자가는 헛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부활의 소망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 기쁨은 세상의 즐거움보다 깊습니다. 세상의 즐거움은 환경이 흔들리면 사라지지만, 그리스도 안의 기쁨은 눈물 속에서도 영혼을 붙듭니다.
10. 힘을 얻을 때 나타나는 여섯 번째 현상은 섬김입니다
참된 힘은 자기만 살기 위한 힘이 아닙니다. 하나님께 받은 힘은 결국 형제를 섬기는 힘으로 흘러갑니다.
예수님은 가장 강하신 분이셨지만, 그 힘을 자기 과시로 쓰지 않으셨습니다. 주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고, 십자가에서 자기 백성을 위해 생명을 내어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 힘을 얻은 사람은 남을 지배하려 하지 않고 섬기려 합니다. 인정받으려고 섬기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받았기 때문에 섬깁니다.
참된 힘은 거칠게 만들지 않습니다.
참된 힘은 온유하게 만듭니다.
참된 힘은 교만하게 만들지 않습니다.
참된 힘은 낮아지게 만듭니다.
11. 거짓 힘과 참된 힘을 구별해야 합니다
거짓 힘도 있습니다.
감정이 고조된 것을 힘으로 착각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칭찬을 힘으로 착각할 수 있습니다.
분노와 자기 확신을 힘으로 착각할 수 있습니다.
열심은 있는데 그리스도께 나아감이 없다면 위험합니다.
활동은 많은데 회개와 사랑이 없다면 위험합니다.
참된 힘은 반드시 그리스도께 더 가까이 가게 합니다.
참된 힘은 말씀에 순종하게 합니다.
참된 힘은 죄를 미워하게 합니다.
참된 힘은 교회를 섬기게 합니다.
참된 힘은 십자가를 더 귀하게 여기게 합니다.
존 오웬은 성령의 사역을 말하면서, 성령께서 신자 안에 은혜를 실제로 역사하시고 죄를 죽이며 그리스도와의 교제를 깊게 하신다고 설명했습니다.
출처: John Owen, The Holy Spirit, Book IV; Of the Mortification of Sin in Believers.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도 말씀, 성례, 기도가 그리스도의 구속의 유익을 전달하는 은혜의 방편이라고 가르칩니다.
출처: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88문.
결론
성도는 이렇게 힘을 얻습니다.
말씀 안에서 그리스도를 보고, 기도로 은혜의 보좌에 나아가며, 성령의 도우심으로 약함 속에서 주님을 의지할 때 힘을 얻습니다.
그리고 힘을 얻을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납니다.
회개가 살아납니다.
하나님께 다시 나아갑니다.
순종할 마음이 생깁니다.
고난을 견딥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기쁨을 얻습니다.
형제를 섬깁니다.
죄와 싸우게 됩니다.
십자가를 더 귀하게 여깁니다.
그러므로 성도의 힘은 결국 이것입니다.
나의 힘이 커지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나의 힘이 되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강해져서 하나님께 가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 가기 때문에 강해집니다.
우리는 완전해져서 그리스도를 붙드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를 붙들기 때문에 다시 일어납니다.
참된 힘은 십자가에 달리시고 부활하신 주님에게서 옵니다.
그분은 낮아지심으로 우리 죄를 담당하셨고, 높아지심으로 우리를 위해 중보하십니다.
그러므로 성도는 오늘도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님, 나는 약하나 주님은 강하십니다. 내 힘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은혜로 나를 붙들어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