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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눌언민행(訥言敏行)

작성자누구도|작성시간23.10.23|조회수64 목록 댓글 0

눌언민행(訥言敏行)

- 말은 늦은 듯이 해도 실천은 재빠르다.

[말더듬거릴 눌(言/4) 말씀 언(言/0) 민첩할 민(攵/7) 다닐 행(行/0)]

말을 잘 하는 사람을 부러워하거나 말의 중요성을 가리키는 속담은 많다.

‘글 잘하는 자식 낳지 말고 말 잘하는 자식 낳으랬다’는 학문에 능한 사람보다 언변이 좋은 사람이 처세에 유리하다는 말이다.

마음속에는 온갖 계책이 들어 있더라도 시원스럽게 말을 해야 하는 것이 ‘말 안 하면 귀신도 모른다’이다.

웅변의 재능은 신의 선물이라 하고, 시원스럽게 하는 말을 폭포수에서 떨어지는 물과 같다 하여 口若懸河(구약현하)라고 찬탄하기도 한다.

하지만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고, 말로써 온갖 분란을 일으키는 일도 많아 조심하라는 경구는 수두룩하다.

여기에 더하여 孔子(공자)는 말을 잘 하는 것보다 실천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論語(논어)’ 곳곳에서 강조했다. 몇 곳만 보자.

爲政(위정)편에서 제자 子貢(자공)이 군자에 대해서 묻자 답하는 말이다.

‘군자란 말보다 앞서 행동을 하고, 그 다음에 그에 따라 말을 한다

(先行其言 而後從之/
선행기언 이후종지).’

憲問(헌문)편에서는 한걸음 더 나간다.
‘군자는 그의 말이 그의 실천보다 앞서는 것을
부끄러워한다

(君子恥其言而過其行/
군자치기언이과기행).’ 

말은 서투른 듯이(訥言), 행동은 재빠르게
(敏行)란 말은 里人(이인)편에 실려 있다.

질서를 지키며 화목하게 사는 것을 말하는 이 편에는 仁(인)과 孝(효), 禮(예)와 德(덕)에 관해 언급한 좋은 말이 많이 나온다.

줄이기 전의 말을 보면 ‘말은 천천히 굼뜨게 하더라도 실천은 민첩하게 하는 것이 군자

(君子欲訥於言而敏於行/
군자욕눌어언이민어행)’라 했다.

앞의 부분에도 ‘옛사람이 말을 함부로 하지 않았던 것은 실천이 따르지 못함을 부끄러워했기 때문이다

(古者言之不出 恥躬之不逮也/
고자언지불출 치궁지불체야)’,

‘언행을 삼감으로써 실수한 사람은 드물다

(以約失之者 鮮矣/
이약실지자 선의)’ 등의 좋은 말이 많다.

말을 번지르르하게 늘어놓아 큰 관심을 끈 뒤에 시일이 지나면 어떤 말을 했는지 잊어버리는 경우가 잦다.

특히 나라를 위하여, 국민을 위하여 큰일을 하겠다는 정치인일수록 공약이 거창하다.

백 마디 말을 앞세우기 보다는 한 번의 실천이 더 의미가 있는 것은 물론이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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