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시고時庫의 희기喜忌를 논함(論時庫喜忌)
1. 고신庫神과 용신用神의 생극과 손익
[원문] “재관財官이 4개 시진에 수장收藏되면 청소년기에는 형충해야 발신發身할 수 있다. 물론 그러하지만, 더욱 반드시 시고는 용신과 어떻게 관련되는가를 보아야 한다. 만일 축궁丑宮의 신금辛金이 희신이 되고 병정화丙丁火가 용신이 되면, 이는 용신이 고신을 극제하고, 또는 신금이 희신이 되고 갑을목甲乙木이 용신이 되면, 이는 고신이 용신을 극제하니, 설령 형충해도 이익이 없다.(財官藏蓄四時辰 年少刑沖可發身 固已然 尤須看用神如何交關 如丑宮辛金作喜神 而丙丁作用神 是用克庫 或辛金作喜神 而甲乙作用神 是庫克用 雖刑沖無益)
[나의 견해] “재관이 4개 시진에 수장收藏되면 청소년기에는 형충해야 발신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같은 한자를 쓰지만 그 앞뒤 차서가 바꾸어진 경우가 많다. 이 장축藏蓄도 그러한 사례 중에 하나이다. 우리나라는 주로 축장蓄藏이라 쓴다. 은장隱藏 수장 저장 등의 뜻이 있다.
4개 시진은 진술축미 시진을 말한다. 시주는 말년을 관장한다. 이 때문에 말년에 발신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연지 또는 초기 대운에 시고를 형충하여 개고하기만 하면 연소한 나이에도 입신양명할 수 있다.
“물론 그러하지만, 더욱 반드시 시고는 용신과 어떻게 관련되는가를 보아야 한다.“ 용신은 주작용을 하고 시고는 보조작용을 수행한다. 시고가 용신과 엇박자를 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용신의 역량을 상승시키는 작용을 해야 한다.
범부는 스승이 이렇다 말하면 이렇다고 단정하고, 또 저러하다고 말하면 저러하다고 국집한다.
그래서 “바보 면전에 꿈 이야기를 할 수 없다.”(痴人面前 不得說夢)라고 한다.
첨언하면, “바보 면전에 꿈 이야기를 한다.”(痴人面前說夢)
“바보가 꿈 이야기를 한다.”(痴人說夢) 등으로 전변되어 세간에 회자된다.
첫째는 정상인이고, 둘째와 셋째는 모두 바보이다. 삼단논법이란 말이 있다. 말이 세 단계를 지나감에 청자聽者와 화자話者가 뒤바뀌고 말았다. 치인설몽痴人說夢의 유래가 이와 같다. 치인설몽을 원의에 부합하게 해석하면 “치인한테 꿈 이야기를 한다.”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축궁丑宮의 신금辛金이 희신이 되고 병정화丙丁火가 용신이 되면, 이는 용신이 고신을 극제하고, 또는 신금이 희신이 되고 갑을목甲乙木이 용신이 되면, 이는 고신이 용신을 극제하니, 설령 형충해도 이익이 없다.”
진술축미의 고신이 희신이면 개고하고 기신이면 개고해서는 안 된다. 이는 기본원칙이다. 그러나 종국에는 희신과 기신이 본령대로 작용할 수도 있고 반대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고신과 용신의 상호관계를 다시 궁구하라고 말한 것이다.
가령 갑목이 신왕하여 병정화 식상을 용신으로 쓰는데 신금은 관성이라 희신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고신과 용신의 관계는 화극금 또는 상관견관이라 정관을 쓰지 못하고, 또 신금이 병화 식신을 합반하여 분란만 조장할 뿐이고 하등 이익이 없다. 또다시 병화 일간이 신약하여 인수 갑을목을 용신으로 쓰는데 신금은 재성이라 희신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고신과 용신의 관계는 금극목하여 재극인이 발생하면 용신의 진로를 방해할 따름이다.
재차 강조한다. 고신이 희신이면 개고해야 옳고, 고신이 기신이면 개고해서는 안 된다. 이는 기본법칙이다. 그러나 고신이 비록 희신일지라도 무조건 개고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위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고와 무고의 개념을 여기에도 적용할 수 있다. 어떤 법칙에도 반드시 예외법칙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유고와 무고는 절대법칙이다. 유고와 무고가 절대법칙이 되도록 적용하여 간명하는 것은 당사자의 안목이다.(2024. 3. 4. 15:57, 甲辰 丙寅 丁卯 戊申)
2. 고신庫神의 희기신喜忌神과 용신用神의 생극 형충
[원문] 또 가령 진궁辰宮의 계수癸水가 기신이 되고 투출한 무기토戊己土가 용신이 되면, 이는 용신이 고신을 극제하고, 어떤 때는 계수가 기신이 되고 갑목이 용신이 되면, 이는 고신이 용신을 생부生扶하니, 설령 형충할지라도 어찌 해로우랴. 또 간혹 신금이 희신이 되고 임수壬水가 간두干頭에서 기신이 되면, 이는 희신이 기신을 생부하고, 계수가 기신이 되고 갑목이 간두에서 또 기신이 되면, 이는 기신이 기신을 생부하니, 형충을 만나면 더욱 나빠진다. 나머지도 이를 본받으라.(又如辰宮癸水作忌神 而透戊己作用神 是用克庫 或癸水作忌神 而甲木作用神 是庫生用 雖刑沖何害 又或辛金作喜神 而壬水干頭作忌神 是喜生忌 癸作忌神 而甲干又作忌神 是忌生忌 遇刑沖更壞 餘仿此)
[나의 견해] “또 가령 진궁辰宮의 계수가 기신이 되고 투출한 무기토戊己土가 용신이 되면, 이는 용신이 고신을 극제한다.” 예컨대 정화 일간이 신강하여 무기토 식상을 용신으로 쓴다면, 진궁의 계수는 칠살이라 기신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고신과 용신의 관계를 살펴보면 토극수하여 칠살 기신을 제압하기 때문에 형세가 호전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때는 계수가 기신이 되고 갑목이 용신이 되면, 이는 고신이 용신을 생부生扶하니, 설령 형충할지라도 어찌 해로우랴.” 또한 정화 일간이 신약하여 갑목 인수를 용신으로 쓰는데 계수는 칠살이라 기신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상호관계를 살펴보면 수생목하여 살신성인殺身成仁한다. 비록 계수 칠살 고신이 기신이지만 형충해도 오히려 전화위복轉禍爲福한다.
어떤 명조는 용신이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의 서민이 그러하다. 서민은 사농공상의 신분계급 사회에서 쓰였던 용어이다. 현대용어를 빌리자면 일반국민이나 보통사람들에 상당하겠다.
“또 간혹 신금이 희신이 되고 임수壬水가 간두干頭에서 기신이 되면, 이는 희신이 기신을 생부한다.” 가령 서민의 팔자라면 용신이라 내세울 만한 천간을 찾기가 힘들다. 일간 병화가 신약하여 왕강한 임수 칠살을 감당하기 어려운데, 시주 기축의 축중신금丑中辛金 재성이 개고하여 투출하고 다시 임수를 생조한다면 설상가상雪上加霜이 될 것이다.
“계수가 기신이 되고 갑목이 간두에서 또 기신이 되면, 이는 기신이 기신을 생부하니, 형충을 만나면 더욱 나빠진다. 나머지도 이를 본받으라.” 또 병화 일간이 무토 식신을 용신으로 쓰는데 갑목 효신이 탈식하고자 한다. 시지 임진의 고신 진중계수辰中癸水를 형충하여 개고하면 수생목하여 갑목 효신이 더욱 날뛰게 된다. 만사는 총상이 있고 별상이 있다. 하나에 국집해서는 안 된다.
3. 오양五陽과 오음五陰 일간의 시묘時墓와 시고時庫
[원문] 형충하면 반드시 발복한다는 것은 대체로 시지의 사고四庫를 말한 것이다. 만일 일원日元이 정묘正墓에 들어앉았다면, 설령 형충을 만나 조응해도 발달이 반드시 지지부진遲遲不進하다. 그러하지 않으면 형충을 만나지 않은 것이다. 만일 오음五陰의 일간이 시묘時墓를 만난다면 오양五陽과 동일하게 논하지 않는다. 이른바 고신 중에 발복하지 못한 사람은 아마 어떤 간두干頭가 고신을 압박하고 있을지 모른다. 반드시 어떤 천간으로 그 압박하는 간두를 극파克破해야 한다. 그러한 이후에 형충하면 용처用處가 있을 것이지만, 단지 발복이 또한 길지 않을 것이다. 시묘時墓가 있는 이는 대부분 성격이 평온하다.(刑沖必發 又概以時支四庫言 如日元入於正墓 雖遇刑沖照應 發達必遲 否則不遇 若五陰日逢時墓不同論 所云 不發庫中人 怕有物以壓之也 必有物以破其所壓 然後刑沖有用 但發福亦淺 時墓者多性穩)
[나의 견해] “형충하면 반드시 발복한다는 것은 대체로 시지의 사고四庫를 말한 것이다.” 반드시를 100%로 인식할 필요는 없다. 고인은 시의에 맞게 위 구절을 썼을 것이다. 금인도 현재 시의에 부합할 경우 그대로 쓰면 되고, 부합하지 않는 경우에는 가감하여 쓰면 된다. “형충하면 반드시 발복한다.” 시지의 사고를 위주하고, 월지의 사고도 또한 감안하여 본다. 여기서 “또한 감안하여 본다.”라고 말한 것은 논주의 견해를 존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는 시지보다 월지의 영향이 더욱 막대하다.
“만일 일원日元이 정묘正墓에 들어앉았다면, 설령 형충을 만나 조응해도 발달이 반드시 지지부진遲遲不進하다.” 먼저 오양간의 정묘를 논한다. 일원의 정묘는 시지를 말하기 때문에 시묘時墓라 말하기도 한다. 정묘正墓나 정고正庫의 정正은 마침 꼭 딱 바로 등의 뜻이 있는 부사이지만, 지시대명사로서 그와 같은 역할을 한다. 정사고신正四庫神에서 나왔다. 고庫는 창고라 긍정적으로 쓰이고, 묘墓는 묘지라 부정적으로 쓰인다. 그래서 입고보다 입묘로 쓰일 때 특히 나쁘게 작용한다. 정확히 말한다면, 좋게 작용하면 입고라 일컫고, 나쁘게 작용하면 입묘라 일컫는다.
갑일 신미시와 병일 무술시 무일 임술시 경일 정축시 그리고 임일 갑진시 등이 정묘이다. 어째서 양간은 시지에 입묘하면 형충을 만나 조응해도 발달이 지지부진한가? 가령 갑일 신미시라면, 미토 중에 을목이 갑목의 고신 또는 묘신이다. 이 미토를 형충하여 묘신 을목을 개고시켜도 칠살 신금 관문지기가 출입문을 막고 있다. 그리고 병일 무술시는 정화 묘신을 무토 식신이 설기하고, 무일 임술시는 묘신 정화를 임수가 극합하며, 경일 정축시는 묘신 신금을 정화 칠살이 격충하고, 마지막으로 임일 갑진시는 묘신 계수를 갑목이 설기한다. 오양간의 시간은 모두 시지 묘신을 극설하여 출입에 자재하지 못하게 방해한다. 이 때문에 “설령 형충을 만나 조응해도 발달이 반드시 지지부진하다.”라고 단언한 것이다.
“그러하지 않으면 형충을 만나지 않은 것이다.” 일원이 시묘에 입묘되었지만 지지부진하지 않고 오히려 발신한 명조가 있을 수 있다. 사주의 구조상 구태여 시묘를 의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만일 오음五陰의 일간이 시묘時墓를 만난다면 오양五陽과 동일하게 논하지 않는다.” 오음간의 시묘는 어떠한가? 을일 계미시와 정일 경술시 기일 갑술시 신일 기축시 그리고 계일 병진시 등이다. 을일 계미시는 미중 을목 고신을 계수가 수생목하여 생조하고, 정일 경술시는 고신 정화가 경금을 화극금하여 치고 나가며, 기일 갑술시는 고신 정화를 갑목이 목생화하여 생조하고, 신일 기축시는 고신 신금을 기토가 토생금하여 생조하며, 그리고 계일 병진시는 고신 계수가 병화를 수극화하여 치고 나간다. 고신이 시간의 생조를 받거나 고신이 시간을 극벌하고 나아간다. 오양간처럼 극설하는 장애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오양五陽과 동일하게 논하지 않는다.”라고 천명한 것이다. 이에 오양간은 묘신이라 호칭하고, 오음간은 고신이라 칭명한다. 시의에 맞게 용어를 갖다 쓰면 된다.
“이른바 고신 중에 발복하지 못한 사람은 아마 어떤 간두干頭가 고신을 압박하고 있을지 모른다.” 이는 오양간에 상당하고, 오음간과 관련이 없다. 위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오양간은 시간이 고신 또는 묘신을 압박하고 있다.
“반드시 어떤 천간으로 그 압박하는 간두를 극파克破해야 한다.” 오양간의 일원이 고묘를 벗어나고자 하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시간을 극파할 수 있는 천간이 연월일 삼간 중에 하나는 있어야 히고, 둘째 연월일 삼지 중에 하나가 시지를 형충하고 묘신을 개고하여 투출하게 해야 한다. 만일 연월일 삼간에 극파하는 천간이 없다면 대운이나 유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러한 이후에 형충하면 용처用處가 있을 것이지만, 단지 발복이 또한 길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이후는 위 첫째 조건을 말한다. 발복이 크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시지 묘신의 역량이 매우 미약하기 때문이다.
“시묘時墓가 있는 이는 대부분 성격이 평온하다.” 만일 일원이 시지에 입묘되어 있다면 그 면모가 약여할 수 없다. 만사가 침체된 상태를 좋게 안온安穩하다고 말한 것이 아닐까 하고 추론한다.
2023. 9. 12. 원문 번역, 2024. 1. 6. 해설 추가. 길상묘덕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