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문학 사랑방

걸레,걸레 /최윤희

작성자목화|작성시간10.11.25|조회수478 목록 댓글 0



    걸레, 걸레


                                     최 윤 희


    걸레는 걸레일 뿐
    처음부터 그랬다는 누명과
    천박하게 태생까지 의심받는
    유난히 깔끔 떨던 기억도 날법한데
    이제는 성자보다 말이 없다
    허드렛물에 몸 풀고
    아예 내장까지 흔들어 씻으면
    세상사 베인 자국 해묵은 때조차 정겨운
    철없는 것들의 투정쯤은 서럽지도 않을
    잊은 거라야 잊지 못할 화려한 과거
    아무도 찾지 않는 기억의 서랍을 열고
    시꺼먼 눈물의 상처를 쓰다듬는
    내 어머니 손길 같은 결벽의 수호성자
    고생 많다는 사례도 마다하고
    마지막까지 걸레는 걸레




    월간 <스토리 문학> 2009년 4월호 수록  



          <시작 노트>



          안녕하세요... ^^ 최윤희입니다.
          월간 <스토리문학> 2009년 4월호에 수록된
          제 졸시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시는 우리들의 집에 흔히 보이는 걸레에 대한 단상을 적었습니다.
          걸레는 그 본연의 역활과 그 단어의 이미지가
          너무도 상반된 느낌을 줍니다.
          우리들의 생활 공간을 늘 깨끗하는데 앞장 서지만
          걸레는 언제나 더럽고 지저분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
          걸레를 보면 알 수 있지요
          대부분의 걸레는 한때 우리의 얼굴을 닦던,
          띠끌조차 제 몸에 허용하지 않던 수건이 은퇴하여 걸레가 되지요.


          사람 또한 걸레와 입장이 비슷하다고 생각됩니다.
          순수한 아이에서 빛나는 젊음으로
          점점 더 풍요롭게 영글어가다
          결국 쭈글쭈글 나이 들어간다는 것 숨길 수 없듯이.....


          걸레를 보면서
          걸레만큼 나이 든 내 모습을 그려봅니다
          세상 사람들로 부터 걸레라고 불려도
          험하고 더러운 일 마다 않고 말 없이 앞장서는
          걸레처럼 늙어 가기를 바라며
          내 어머니 손길 처럼 따뜻하게.....


          또 새 봄이 왔습니다.
          개나리도 피고 벚꽃도 활짝 피었습니다.
          끝내 우리들의 봄날은 가겠지만
          봄이라는 계절이 우리들의 끝이 아니길 바랍니다.


          최윤희 올림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 센터로 신고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