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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작품방(시)

'매화사' 작품 2편

작성자배재열|작성시간22.03.09|조회수586 목록 댓글 1

매화사

 

 

                                             박항식

 

 

 

병풍을 두르고도

가릴 수 없는 마음이기에

 

봉우리 위에 흰 구름을 타고

고요히 흘러가다가

 

옥등에 블 혀 들고

밝온 밤에 서고 싶다

 

 

                                                           -『역시, 전북문학관(译诗, 全北文学馆』중에서

 

 

 

박항식(朴沆. 1917~1989)

시조시인. 호 壺. 전북 남원군 수지면 호곡리 출생. 전주농협학교를 거쳐 1950년 동국대학교 국문과 졸업. 1949년 《한성일보》에 시「눈」, 1962년 《경향신문》에 「노고단」, 1967년에 《조선일보》에 「문장대(文藏臺)」 등이 각각 당선되었다. 원광대학교 교수를 역임하였다. 시집으로는 『백사장(白沙場)』(1946), 『유역(流域)』(1959), 등이 있고, 시조집으로는 『노고단(老姑)』(1973), 『방호산(方壺山) 구름』(1918)이 있다.

 

 

 

박항식의 「매화사」는 매화를 예찬하는 시조이다. 매화와 화자가 물심일여(物心一如)가 되어, 매화향이 흩어지듯 흘러가고자 소망한다. 화자의 마음속에 가둘 수 없는 지조가 한껏 고조됨을 엿볼 수 있다. 그것을 마지막 연 “옥등에 블 혀 들고/밝온 밤에 서고 싶다”로 표현하고 있다. 신념을 굽히지 않으려는 꿋꿋한 의지와 기개가 잘 드러나 있다. 매화는 옥처럼 곱고 맑아서 밝은 밤이면 더욱 아름답고 고고하다.

 

안민영의 「매화사」는 사군자(四君子) 가운데 하나인 매화에 ‘절개’ 혹은 ‘지조 높은 선비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하였다. 안민영은 매화의 생명력을 예찬하면서 우아하고 고절(高節)한 성품과 정서를 추영하여 표현함으로써, 주체인 작가와 객체인 매화가 하나가 되는 물아일체(物我一體), 주객일체(主客一體)의 경지를 닮고 싶다는 선비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이 시조는 수능 문제에 출제되는 작품이다. 안민형의「매화사」와 박항식의「매화사」를 비교하여 읽어봄도 좋을 것 같다 함께 올린다.

 

 

매화사

 

                                              안민영

 

 

 

배영(梅影)이 부딪힌 창에 옥인 금차(玉人金釵) 비겼으니

이삼 백발옹(白髮翁)은 거문고와 노래로다.

이윽고 잔 잡아 권할 적에 달이 또한 오르더라.

 

어리고 성긴 매화 너를 믿지 않았더니,

눈 기약 능히 지켜 두세 송이 피었구나.

촉(燭) 잡고 가까이 사랑할 제 암향(暗香)조차 부동(浮動)터라.

 

빙자옥질(氷姿玉質)이여 눈 속에 네로구나.

가만히 향기 놓아 황론월(黃昏月)을 기약하니

아마도 아치 고절(雅致 高節)은 너뿐인가 하노라.

 

눈으로 기약(期約)더니 네 관연(果然) 띄엿고나

황혼(黃昏)에 달이 오니 그림자도 성긔거다

청향(淸香)이 잔(盏盞)에 떠 이시니 취(醉)코 놀려 하노라

 

황혼(黃昏)에 돋는 달이 너와 기약(期約)두었구나

합리(閤理)에 자던 꽃이 향기(香氣) 놓아 맞는고야

내 엇디 매월(梅月)이 벗 되는 줄 몰랏던가 하노라

 

바람이 눈을 모라 산창(山窓)에 부딪치니,

찬 기운(氣運) 여 드러 잠든 매화를 침노(侵擄)한다.

아무리 얼우려 인들 봄이야 저리 피였는다

 

저 건너 나부산눈속에 검어 우뚝 울퉁불퉁 광대 등걸아

네 무삼힘으로 가지 동쳐 곳조차 저리 피었는다

아무리 석은 배 반만 남았을 망정 봄뜻을 어이하리오

 

동각에 숨은 꽃이 척촉(躑躅)인가 두견화(杜鵑花)인가.

건곤(乾坤)이 눈이어늘 제 어찌 감히 피리.

알괘라 백설 양춘(白雪陽春)은 매화밖에 뉘 있으리.

 

 

 

* 「매화사」

안민영의 ‘매화사’는 조선 고종 때 지은 8수의 연시조로, 작가의 개인 가집인 『금옥총수』에 수록되어 있다. 작가인 안민영이 1870년 겨울에 스승인 박효관의 운애산방(雲崖山房)에서 벗과 더불어 놀 때, 박효관이 가꾼 매화가 책상 위에 피어 있는 것을 보고 지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영매'가 혹은 '영매사'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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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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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봄비 | 작성시간 22.03.10 매향이 천지간에 날아드는 계절입니다.
    두 편의 매화사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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