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혁명‘ 중간 진단]
종미극우세력의 저항과 민주진보세력의 한계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
2016년~2017년 박근혜 탄핵 촛불혁명 당시에는 여권이 분열, 탄핵 반대 집회가 약했다. 그런데 2024년~2025년 윤석열 탄핵 빛의혁명인 지금에는 여권이 통합, 정권 내부와 극우 기독교세력의 발호 등 저항이 격렬한 이유가 무엇일까? 가장 큰 차이는 미국 패권 고수를 위한 대중국 견제 강화, 수구 보수진영 내부의 구조 변화, 극우세력의 성장, 국가기구 장악의 정도, 그리고 촛불 이후 10년의 정치적 학습효과 때문이다.
미국 일극 패권 질서가 약화되고 중국, 러시아 부상 등 세계 다극화 추세가 가속화되며, 북이 핵 무력 완성으로 전략국가로 도약하고 트럼프 2기의 북미협상 기조와 한국 패싱 가능성이 엿보이자 종미극우세력 전반의 위기의식이 급속히 높아져 왔다. 내란수괴 윤석열의 잦은 '반국가세력' 매도, 태극기-성조기 집회의 거짓 중국 개입설, 탄핵 찬성 집회 참여자=중국인이라는 황당 무괴한 음모론 유포, 1차 탄핵소추안에 포함된 친일 친미 일변도 외교 안보 실책에 대한 미국, 일본, 국힘 등의 극렬한 반응, 이후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 강화를 재확인하는 민주당 주도의 국회 결의안 채택 등이 그 반증이다.
1. 종미극우세력 강력 저항의 요인
이러한 한반도 주변 정세 변화를 배경으로 미국의 세계 패권 집착만큼이나 강력한 종미극우세력의 저항에는 다음과 같은 국내 정치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
1) 수구보수진영의 분열(2016) vs 통합(2025)
2016년 박근혜 탄핵 시기, 새누리당은 친박·비박으로 분열돼 있었고, 내부에서 탄핵 찬성표가 62표나 나왔다. → 여당 내부에서조차 정권을 방어할 동력이 약했으며 보수언론도 일부 등을 돌렸다. 2025년 윤석열 정권은 철저한 ‘친윤 중심’으로 재편됐다. → 국민의힘은 윤석열에 충성하는 윤핵관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했고 당내에서조차 반윤 목소리는 철저히 배제됐다. 즉, 박근혜는 ‘내부로부터 무너진 정권’이었고 윤석열은 ‘외부 적에 맞선 결집한 정권’이다.
2) 촛불의 기억과 보수의 학습효과
수구보수는 2016년 당시 ‘촛불에 밀려 정권을 빼앗긴 기억’을 강하게 각인했고, 이후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언론, 유튜브, 검찰, 종교세력 등을 조직적으로 재편했다. 촛불 이후 10년간, 보수세력은 단순히 회복이 아니라 정치적 전쟁을 준비해온 상태였다고 할 수 있다. 윤석열 정권 아래에서 촛불과 유사한 움직임이 나타나자, 수구보수는 이를 ‘반국가세력' '체제 위협’으로 규정하며 즉각 강경 대응에 나섰다.
3) 극우 개신교 세력의 정치세력화
박근혜 탄핵 반대 집회 당시, 일부 개신교 세력이 등장했지만 조직적이진 않았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전광훈의 사랑제일교회, 자유통일당 등은 명백한 정치세력으로 성장했고 윤석열 정권과 실질적 정치 동맹을 맺고 있다. → “윤석열은 하나님이 세운 사람”, “좌파는 악마”라는 식의 종교적 이데올로기와 극우 정치가 결합된 형태가 저항을 격렬하게 만들고 있다.
4) 국가기구 장악의 심화
박근혜 정권 당시 검찰과 경찰은 탄핵이 본격화되면서 등을 돌렸다. → 당시 검찰은 최순실 기소를 밀어붙였고, 특검 수사도 정권에 치명타를 가했다. 윤석열 정권은 검찰 권력 그 자체가 정권의 중심이다. → 검찰은 정권의 방패 역할을 하며, 경찰과 감사원, 국정원까지 전방위적으로 장악해 반윤 세력에 대해 선제공격을 하고 지금도 강력히 버티고 있다. 이는 과거보다 훨씬 공세적이고 조직화된 ‘권력의 저항’을 가능하게 만든 조건이다.
5) 언론·유튜브 기반의 여론 동원력 강화
2016년 당시 태극기 집회는 주로 오프라인 기반이고, 언론과의 연결고리도 약했다. 반면 2025년 현재는 유튜브, SNS, 카카오톡을 통한 실시간 선전·선동 체계가 완성돼 있다. → 조선일보, TV조선 같은 전통언론과 ‘신의한수’, ‘정광용TV’ 같은 유튜브 채널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방송통신심의위 자료(2024)에 따르면, 정치성 유튜브 상위 50개 중 보수 성향 채널이 38개, 진보 성향은 7개에 불과하다.
수구보수의 변화와 저항의 배경
| 구분 | 2016~2017 (박근혜 탄핵) | 2024~2025 (윤석열 탄핵) |
| 수구보수 내부 | 친박·비박 분열, 내부 탄핵 찬성표62표 | 윤핵관 중심 단일대오, 당내 반윤 철저 배제 |
| 정권 구조 | 내부 분열 정권, 붕괴는 내부로부터 | 외부 적에 맞선 결집형 정권 |
| 촛불의 영향 | 촛불에 밀려 정권 붕괴, 수세적 대응 | 촛불을 ‘반국가세력’으로 규정, 강경 방어 |
| 극우 세력 | 태극기-성조기 집회, 미조직적 | 극우 개신교 정치세력화, 윤 정권과 정치동맹 |
| 국가기구 장악 | 검찰·경찰 등 일시적 이탈 | 검찰·경찰·감사원·국정원 완전 장악, 공세적 |
| 여론전 방식 | 오프라인 중심, 언론 비협조 | 유튜브·SNS 총동원, 보수언론-유튜브 결합 |
2. 민주진보세력의 한계
여권이 이러한 데 반하여 야권은 어떠했는가? 다수당, 제1야당 민주당이 이재명 중심으로 단결하여 원내외에서 잘 대응하고 이에 진보정당들, 개혁정당들도 적극 합류했으며, 양대 노총, 전농, 전빈련, 시민사회단체들, 자발적 시민모임이 빛의광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내란세력을 단호하게 압박하고 정치적 전환을 실현하는 데 있어 일정한 한계를 드러낸 것도 사실이다. 그 주요 요인은 무엇일까?
1) 더불어민주당의 전략적 대응력 부족
민주당은 2024년 총선 승리 이후 제1당 지위를 굳혔고, 당내 분열 없이 이재명 중심의 단결된 정당 구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 단결은 방어적 결속에 가까웠고, 윤석열 정권에 맞서는 공세적이고 선도적인 정치기획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탄핵소추안 통과 이후, 헌법재판소 심리를 중심으로 법리 투쟁에 국한되었고 빛의광장과의 연계나 호흡은 늦었고 느슨했다. 이재명 사법리스크에 대한 전망의 불투명이 크게 작용했다. 윤석열 정권 퇴진 이후를 전망하는 정책적·헌정 질서 재구축 제안도 미흡했다. 대중의 분노와 열망을 정치적 대안과 제도적 수렴으로 연결시키는 중간 고리가 약했다.
2) 진보·개혁정당의 사회적 영향력 위축
진보당,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 등 진보정당들과 조국혁신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개혁정당들은 비교적 신속하게 연대에 합류했고, 광장 발언이나 공동 기자회견, 직접 행동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특히 진보당이 조직력을 총동원하여 결합했다. 그러나 2024년 총선에서 진보당 3석 이외 진보정당들의 원외정당화,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각각 1석으로 진보개혁층 국민의 정치적 대표성이 약했다. 반윤 전위대, 민주당 견인대로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켜 정당 지지율 24. 25%, 12석을 얻은 조국혁신당도 조국 대표 구속, 당 정체성 모호, SNS 지지자-팬덤 기반 조직구조의 한계 등으로 2025년 빛의혁명 과정에서는 분명한 한계를 드러냈다. 진보·개혁정당들의 이러한 한계로 정당연대의 확장성, 정책주도력, 현장 조직화 능력이 떨어진 상태였다.
3) 양대노총 산하 현장노동자의 참여율 저조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권 초기부터 퇴진 투쟁을 선언하고 12.3비상계엄부터 헌재 선고까지 적극 대응했으며, 한국노총도 경복궁, 한남동 등 빛의광장에 적극 결합했다. 양대 노총과 산하 조직의 간부들의 헌신적 투쟁은 노동운동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크게 개선했다. 그러나 현장 조합원들의 참여율은 저조했다. 이는 신자유주의 정책과 문화의 사상적 악영향, 산업구조와 노동자계급 구성의 변화, 경제주의 조합주의 실리주의 경향, 내부 정파-계파 갈등과 통합적 지도력의 미흡, 지도와 대중의 결합을 통한 일상활동의 취약, 현장토론에 기초한 총파업 포함 총력투쟁의 준비 부족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계의 전면적이고 통일된 정치행동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주객관적 요인이다.
4) 시민사회단체들과 자발적 시민의 힘 : 광장 중심, 구조화 부족
빛의광장은 수십만 명 규모의 집회를 여러 차례 성사시키며 윤석열 정권에 대한 국민적 저항의 상징 공간이 되었다. 특히 2030 청년층과 4050 중간계층, 학부모·교사·청소년 등 다양한 층이 참여하여 2016년 촛불보다 훨씬 다층적인 구성을 보였다. 하지만, 1,700여개의 다양한 단체들이 동참한 '비상행동'은 조직 간 연계와 전략적 구상을 갖기 어려웠다. 시민단체, 지역조직, SNS-유튜브 기반 모임들이 병렬적으로 움직이며 한시적 ‘연합체’ 이상의 운동본부로서의 위상과 역할에 한계를 가졌다. 자발적 열기는 높았으나 행동력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일상조직으로 재구성되지 못했다.
5) 전선 확대 발전 부족 : 반윤 → 반체제로 전환 미흡
'비상행동'은 정치적 통일성이 약해 윤석열 퇴진-탄핵-파면 이외 수많은 사회대개혁 요구를 압축, 선명한 몇 가지 구호로 한국사회의 변화 발전 방향을 대중적으로 제출하지 못했다. 또 국민이 믿고 맡길만한 진보개혁적 정치세력의 분열 약화를 극복하지 못해 사회대개혁을 강력히 견인할 힘도 부족하다. 6.3조기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의 후보에게 주문하고 민주진보시민 연합정치를 통해 일부 반영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민 광장의 분노와 요구가 컸지만 그것이 향해야 할 구조적 대안은 토론자료에 나열적으로 보관되어 있을 뿐, ‘윤석열 정권 이후의 한국사회 청사진’이 불분명해졌다.
야권-노동시민사회운동의 역할 및 주요 한계
| 항목 | 긍정적 역할 | 주요 한계 |
| 더불어 민주당 | 이재명 중심 단결·탄핵소추 주도·당원의 광장 적극 참여 | 공세적 기획 부재, 사법리스크에 방어 태도, ‘빛의광장’과 유기성 부족 |
| 진보개혁정당 | 비교적 빠른 연대, 적극 실천 | 정치적 대표성 약화, 인물·조직·정책 한계 |
| 조국혁신당 | 총선 돌풍, SNS 여론 선도 | 대표구속·정체·조직 취약으로 대응력 부족 |
| 양대 노총 | 지도부 전면대응, 국민인식 개선 | 현장참여 저조·경제주의·계파·총력 준비 부족 |
| 단체-시민 | 광장주도·대규모 참여·다층 구성 | 병렬적 구조, 전략 부재, 조직화·지속성 부족 |
| 정치전선 전개 | 윤석열 탄핵의 국민 요구 결집 | 사회대개혁 주요 구호 부족, 청사진 미흡 |
결론적으로 야권은 그 어느 때보다 폭넓은 진영과 강력한 국민적 지지를 등에 업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하나의 정치적 전환력, 제도적 돌파력, 전략적 정세주도력으로 응축되지는 못했다. 촛불혁명 이후 근 10년, 한국의 반민주적 권력은 더 정교해졌지만 민주개혁진보 진영의 전략과 조직은 크게 발전하지 않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3. 향후 과제
무엇보다 노동운동이 비정규직·중소영세기업 노동자의 의식화 조직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자주적 민주노조의 일상활동, 정치교육선전, 현장토론에 기초한 총력투쟁을 강화하여 노동운동의 경제주의 조합주의 실리주의 경향을 극복해야 한다. 양대 노총과 산업업종별 지역별 공동투쟁도 활성화해야 한다. 다양한 시민사회단체 및 주민조직, 문화생활모임 활동의 변혁지향성을 목적의식적으로 높이고 의제별 부문별 지역별 전국적 네트워크를 확대 강화해야 한다. 또 노동자 민중 중심의 진보대연합정당을 건설하고 제 정당-시민사회단체-각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내란세력 청산과 사회대개혁을 위한 연대연합체를 발전시키고 정치적 지도력과 통일성을 높여야 한다.
아울러 민주당은 '중도보수'를 표방한 만큼 진보개혁정당들과 시민사회의 힘을 빌어 강력한 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중도층, 합리적 보수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이중 전략을 탄력적으로 구사하여 종미극우세력을 고립 약화 소멸해야 한다. 종미극우의 내란세력을 완전 청산하기 위해서라면 종미극우에 반대하는 보수세력과도 구동존이하는 전술적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내란동조세력이 약화되는 정도에 따라 합리적 보수세력-개혁적 중도세력-진보민중세력으로 한국정치 구도가 재편될 것이다. 과도기적으로 개혁적 중도세력과 진보민중세력의 연합정치로 사회대개혁과 자주평화통일의 토대를 구축하고 나아가 진보민중세력이 주도하는 자주적 민주정부의 수립으로 그 완성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