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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공부

[스크랩] ‘구속, 대속, 속죄, 속량,’ - 김경열 10월 12일

작성자개그맨|작성시간18.12.29|조회수783 목록 댓글 0

 머리가 뽀개져요, 구속, 대속, 속죄, 속량, 속상? 이것들이 어떤 차이가 있는가? atonement는 뭐고 expiation은 뭔가? 게다가 키페르/카파르가 '덮다'가 아니다?

 

어떤 분이 atonement, expiation, substitution의 개념과 적절한 번역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페친들에게 질의를 하셨습니다. 이에 대한 답은 긴 글이 될 수 밖에 없어 따로 포스팅을 합니다. 이 글은 엄청 전문적인 글이라 관심 없으면 통과하십시오. 그러나 매우 중요한 글입니다.

 

위에 나열된 단어들은 속죄와 관련된 핵심 단어들인데, 위 세 단어만있는게 아닙니다. 거기에 ransom, redemption 까지 등장하면 더욱 복잡해집니다. 이 둘은 대체로 각각 "속량""구속" 정도가 가능하지만, 위에 나열된 단어들에도 이런 개념들이 모두 혼재되어 있죠.

 

예를 들어 atonement, expiation에는 ransom 개념을 비롯 복합적 개념들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보상/배상, 달램, 대속(대리적 희생), 등등. 정말 너무 복잡하고 난해하죠.. ㅠㅠ

 

이 영어 단어들은 모두 히브리어 kipper(흔히 카파르라고 하는)의 번역어로 사용되는데, 문제는 결국 kipper가 정확히 무슨 뜻을 가리키냐는 겁니다. 전통적으로 '덮다'라는 개념으로 많이 해석해왔죠.

 

그런데 그게 '덮다'는 개념이 아니라는 것이 최근의 견해인데 아래 따로 제가 설명을 해놓았습니다(저는 개인적으로 '덮다'의 의미도 배제되지 않는다고 보지만요).

 

우선 관련된 단어들을 대략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1) substitution: 이것은 "대리, 대체"의 개념으로 엄밀히 키페르의 효과보다는 희생 제물의 전반적 기능을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이것은 주로 안수의 개념에서 많이 등장하죠. 따라서 키페르의 번역어로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2) ransom: 오히려 학자들은 ransom을 키페르 개념에 포함시키죠. ransomsubstitution과 비슷하지만, 단순한 '대체'가 아니라 '면책을 위한 희생적 대체'라는 점에서 키페르의 개념에 적절합니다.

 

3) propitiation: 이것은 키페르의 한가지 효과 '분노의 누그러트림,' '진정시킴, 달램'인데 우리 말로 '유화'로 번역하곤하죠. 저는 이게 너무 추상적이고 난해한 번역이라 봅니다. 그리고 키페르가 발생시키는 효과의 한 가지만을 가리킬 뿐 키페르의 개념을 다 담지 못합니다. 굳이 '유화'를 사용한다면 이건 대중적이 아닌 그냥 신학계에서만 국한되어 사용했으면 하네요.

 

4) atonement: 영어권의 전통적 번역인데, 우선 이 단어의 기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잘못알고 있습니다. 사실 틴델이 만든 신조어가 아니라 이미 그 전부터 사용되었던 단어로 틴델이 본격적으로 차용해서 쓰기 시작한 단어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키페르의 대용어가 되기 부적절하죠. 이건 키페르가 만드는 최종 효과인 '화해'의 개념을 담고자 중세에 만들어진 신조어입니다. "하나됨"(at + one + ment)을 의미하죠. 그러나 동사 키페르는 그게 아니라 그런 화해와 하나됨을 만드는 "과정"이자 "작용"입니다.

 

5) expiation: 그래서 학계에서는 키페르에 대해 모호한 atonement보다는 expiation을 가장 무난한 키페르의 번역으로 보려합니다. 이건 '전적인 면책'의 개념으로 사실상 ransom과 거의 같은 개념인 셈이죠.

 

6) purification: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밀그롬이 정확히 지적한대로 속죄제 본문들을 살피면, 키페르에 "씻다"(purify, cleanse)는 개념이 분명히 들어 있다는 점입니다(해당 구절들 생략). 결국 expiationkipper 개념을 반쪽만 담은 번역이죠.

 

하지만 모든 kipper 본문을 하나씩 검토해보면 밀그롬의 주장, 즉 키페르 = 씻다는 주장도 마찬가지로 반쪽만 반영된 개념일 뿐임이 드러납니다. 분명히 kipper는 많은 문맥에서 'ransom' 혹은 'expiation'의 의미로 사용되기 때문이죠.

 

7) kipper 개념의 새로운 대안: 결국 이에 대한 파격적 대안으로 Sklar2000년 초에 키페르에 두 개념이 동시에 들어 있다는 것을 자신의 박사 논문을 통해 증명해 냅니다. 키페르가 '대속'이냐 '정화'냐 둘로 싸울 문제가 아니라 두 개념이 모두 담겨 있는 특수한 단어라는 거죠. , kipper = ransom + purification 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하여 저의 속죄제 박사 논문의 논지를 펼쳐 나갔죠.

 ....

 추가적으로 주요 학자들은 키페르에 더 이상 '덮다'는 의미를 부여하지 않지만, 최근에 저는 여전히 그 개념도 내포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네요(성경적, 언어적 근거가 있습니다).

 

학자들은 표면을 '덮다'와 표면을 '씻어내다'가 전혀 상반된 개념이기 때문에 '덮다'를 배제하죠. 그러나 언어는 정말 묘합니다. 제가 우리 말의 비슷한 사례를 한 가지 들어볼까요? 우리 말로 '(표면을) 바른다'는 말이 무슨 뜻이죠?

 

이게 예컨대, '살을 바르다''연고를 바르다'는 뜻 둘 다에 사용됩니다. 하지만 살을 바른다는 것은 제거한다는 뜻이고 연고를 바른다는 것은 정반대로 위에 덧붙인다는 뜻이죠. 즉 양자는 정반대의 개념인데, 둘 다 표면을 '바르다'라는 단어를 씁니다.

 

저는 키페르가 그런 식의 단어가 아닌가 싶네요. 즉 최근에 저는 키페르가 삼중적 개념이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배상(ransom) + 정화 + 덮음. 사실 피를 위에 '끼얹어 덮어서' 동시에 '씻어내는' 동작이 충분히 가능하죠.

 

결론적으로 불행하게 kipper의 상응어는 영어에도 한국어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atonement, ransom, expiation, propitiation 모두 부분적인 번역일 뿐이고, 특히 맨 앞의 atonement는 가장 추상적인 번역으로 영어권에서 조차도 이 개념의 재정의가 필요한 상태죠. 말하자면, 사실은 학자들도 atonement가 정확히 무슨 개념인지 모르고 사용해왔고 현재도 그러합니다.

 

근데 저는 차라리 이미 자리잡힌 이 atonement/동사 atone를 그런 다중적 의미를 지닌 키페르의 영어 번역어로 계속 사용하는게 영어권에서는 가장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문제는 정말로 우리 말에는 kipper의 상응어, 번역어가 아예 존재하지 않아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속, 속죄, 구속, 속량, 모두 적절치가 않습니다.

 

저는 이런 다양한 용어들을 이렇게 정리하며 제안해봅니다.

 

redemption = '구속'

ransom = '속량'

salvationdeliverance = '구원'

expiation = '속상'(배상을 통한 면책의 개념)

substitution = '대속'(대리적 속죄의 개념)

atonement = '속죄'

propitiation = '유화'(신학 논쟁에서만 사용)

 

여기서 희년법에서 주로 사용되는 동사 '가알''무르다'(redeem) '누군가의 빚을 대신 갚아주거나 탕감해줘서 원 상태로 돌아가게 한다'는 개념이 반영되어 있기에 '구속'(redemption)으로 정리해야할 듯 하네요.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대로 제의 문맥에서 주로 사용되는 키페르가 문제인데, 저는 하나로 통일해서 번역을 한다면 전통적 번역 '속죄'를 고수할 것을 제안합니다.

 

'속죄'라는 번역어에 '대속 + 정화 (+덮음)'의 개념을 포함시키자는 의견입니다. 물론 속죄가 기본적으로 '죄를 속하다'는 개념이기에 키페르가 '기물을 속죄한다'는 기괴한 표현이 그대로 유지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제단 속죄-29:36; 향단 속죄-30:10; 지성소와 제단과 내성소 속죄-16:33 ).

 

그러나 '속죄'를 의미론적으로 재정립해서 사용하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영어 atone/atonement를 전통적으로 사용한 대로 계속 사용하되 거기에 'ransom + purification'의 의미를 새롭게 담아 사용하는 것처럼 말이죠.

 

다른 마땅한 번역어가 없고 이미 키페르가 '속죄'로 오래도록 정착되어 한글 개역에도 모두 '속죄'로 번역되어 있기에 저는 이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만일 가장 절묘한 대용 번역어가 만들어진다면 저도 쌍수를 들고 환영합니다. 과연 새로운 신조어로 뭐가 적절할까요.

 

* 참고로 이런 논의는 학자들 영역으로 참고만 하셔도 될 듯하고 저는 목회 현장에서는 이런 골치 아픈 문제로 고민할 필요없이 이런 단어들을 그냥 가장 단순하고 편하게 사용해도 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냥 '속죄,' '대속,' '구속,' '속량'을 편하게 그냥 같은 개념으로 사용할 것을 제안합니다. ~~혀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그냥 쓰던대로, 해오신대로 하시면 됩니다. 이런 여러 단어로 다채롭게 하나님의 구원을 표현하면 더욱 좋다고 봅니다.

 

* 첨언: 가능하면 저는 이런 전문적 구약 관련 글은 저의 그룹 방에 주로 올립니다. 이 글도 올리지 않으려다 저의 그룹 방을 모르는 분들이 많아서 소개 차원에서 포스팅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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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Fewa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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