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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 풀꽃

소나무, 대나무, 매화에 대하여

작성자풍경소리/서기호|작성시간15.09.10|조회수727 목록 댓글 3

소나무, 대나무, 매화

                                                       (한국의 정원-선비가 거닐던 세계 : 허균)

소나무

 

소나무, 대나무, 매화는 ‘歲寒三友’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시화에서는 물론 정원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수목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나무이다. 옛 사람들이 이 나무를 특별히 애호했던 까닭은 외형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그것이 지닌 상징적 의미 때문이었다.

 

소나무가 지니고 있는 상정적 의미는 몇 가지가 있다. 소나무의 생태적 속성을 유교적 윤리 규범에 조응시킨 지조나 의리의 상징형으로서 소나무가 있고, 세속을 떠나 자연에 회귀한 은자들의 세계를 상징하는 소나무가 있으며, 신선사상과 관련하여 불로장생의 상징물로서의 소나무가 있다.

 

우리가 잘 아는 김정희의 <세한도>에 등장하는 소나무와 잣나무의 상징적 의미는 지조와 의리이다. 소나무와 잣나무를 지조나 의리의 상징형으로 인식하게 된 것은, 추운 겨울이 되어 다른 모든 식물들은 낙엽이 지는데 오직 소나무와 잣나무만은 푸르름을 잃지 않는 생태적 속성에 기인한다.


공자는 <논어> <자한>편에서, “찬바람이 일 때라야 비로소 송백이 늦게 시드는 것을 알게 된다(歲寒然後에 知松柏之後凋也)”라고 했는데, 이 말의 본뜻은 세상이 어지러워 정의가 설 땅을 잃었을 때라도 겨울을 이겨내는 소나무, 측백나무처럼 사람도 본뜻을 잃지 말고, 절의와 명분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옛 선비들이 소나무를 애호하는 심정은 공자의 소나무에 대한 관념과 맥을 같이 하고 있으며, 그런 관념이 정원에 소나무를 즐겨 심게 된 원인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대나무


대나무는 속이 비어 있으면서도 군자의 인품에 비유될 수 있는 강인함·겸허·지조·절개 등의 특성을 갖추었고, 실용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예로부터 동양인의 생활과 예술에서 불가결한 존재로 인식되어 왔다. 대나무의 아름다운 모습을 군자의 인품에 비유한 시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은 《시경》<衛風>편에 나오는 <淇奧>이라는 시인데, “고아한 군자가 여기 있네. 깎고 갈아낸 듯 쪼고 다듬은 듯 정중하고 위엄 있는 모습이여“라는 말로 군자의 인품을 잘 나타냈다.

 

선비들의 풍류로 유명한 육조시대의 죽림칠현들은 대나무 숲을 은거지로 삼았다. 죽림칠현이란 진나라 사람인 완적, 유령 등 7인의 은사를 말한다. 이들은 서로 깊이 사귀면서 노장의 허무를 숭상하였고, 사회의 예법은 인간의 천부적 심성을 속박하는 것이라고 경시하면서 세속을 피해 죽림에 은거했다.

 

매화

 

매화는 다른 식물과 달리 추위가 덜 가신, 아직 잔설이 분분한 초봄에 다른 어떤 것보다 먼저 꽃을 피우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매화는 또한 흰색을 기본형으로 하고 있으면서 후각을 자극하지 않는 은은한 향기를 지니고 있다. 이런 매화의 생태적 특성이 선비들의 유교적 윤리관과 결합하여 의인화되고, 또 이상화되면서 정원수로서 빼놓을 수 없는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성삼문은 그의 <梅隱亭詩引>에서, “나는 매화란 것이 맑고 절조가 있어 사랑스러우며, 맑은 덕을 가지고 있어 공경할 만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고, 안민영은 <詠梅歌>에서 매화를 ‘雅致高節(우아한 풍치와 고상한 절개)’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매화를 읊은 시가의 내용을 보면 대개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매화의 아치고절하고 忍苦守節하는 상태가 선비들에게 至善한 아름다움으로 인식되었고, 동시에 그들 스스로의 지조와 덕을 존양·성찰하는 표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런가 하면 때로 매화는 쓰라린 고난과 인고의 세월을 이겨낸 선각자로 의인화되기도 하고, 얼음처럼 차가운 자태와 옥처럼 깨끗한 성품을 가진 세속 밖의 가인상으로 의인화되기도 하였으며,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도 남에게 기쁨을 주는 군자정신의 표상으로 여겨지기도 하였다.

 

선비들이 매화를 사랑한 데는 그 배후에 유교적 상고주의가 작용했다는 것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생활의 가치 기준을 옛 성현의 언행에서 찾으려 했던 선비들의 상고주의 정신은 매화를 사랑했던 옛 성현들의 행적에 대한 흠모의 정으로 연결되었다. 주돈이는 “선비는 현인을 바라고, 현인은 성인을 바라고, 성인은 하늘을 바란다”라고 했고, 율곡 이이는 “선비는 마음으로 옛 성현의 도를 사모하고, 몸으로는 유교인의 행실로 단단히 타일러 경계하는 자이다”라고 했다. 선비들에게 있어서 옛 성현은 흠모와 추종의 대상이었고, 그들의 언행과 행적은 송찬의 대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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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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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풍경소리/서기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09.10 문화재 안내할 때 제가 만든 자료에 인용한 것인데 나무와 관려되기에 참고가 될 듯하여 한번 올려 봅니다.
  • 작성자남가새(주흥민) | 작성시간 15.09.10 감사합니다~~!!
    공부합니다 ㅎㅎㅎ
  • 작성자청솔.김병진 | 작성시간 15.09.13 마지막사진의 여유로운 초원의 장면은 우리의 마음을 포근하게 해주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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