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태배기
박 영 춘
만리장성 찾아가 돌멩이 베고 누워
허공에다 만리장성을 쌓는다
잠잘 틈도 없이
바쁘기만 한 긴 밤
아무리 겨울밤이 길다해도
어느 하가에 만리장성을 다쌓누
무르팍이 닳도록 쌓아도
만리는커녕 한 뼘도 못 쌓고
길고 긴 만리장성에
돌멩이 하나도 끼우지 못하고
성 안에 들어 잠 한숨 못 자고
날 새고 마는 나그네
백만장자가 하룻밤 사이에 쪽박신세로다
성 안에 들기는커녕 문턱에 쪼그려앉아
성벽도 만져보지 못하고
돌멩이 하나 흙덩이 하나 쌓지 못하고
통밤 날 새버려
냉수만 들이켜는 나그네
그대는 만리장성을 허무는 주태배기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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