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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떡순을 아시나요?

작성자한건수|작성시간09.08.18|조회수492 목록 댓글 2

"여기 '김떡순' 주세요."

서울 종로3가 노점상에 들어선 20대 여성 둘이 김떡순을 찾는다. 김떡순은 '김밥(또는 김치전)+떡볶이+순대' 세트메뉴의 줄임말. 종로3가를 따라 길게 줄지어 선 노점들은 길거리 음식을 몇 가지씩 조합한 세트메뉴를 대여섯 가지씩 갖추고 있다. 김떡순도 그중의 하나.

노점을 운영하는 이만용(58)씨는 "요즘엔 단품은 안 먹고 다 세트로 주문해 먹는다"고 말했다.

김밥이나 떡볶이, 순대 1인분은 각각 2500원. 종로3가 노점상들은 두 가지를 섞은 세트메뉴를 2500원, 김떡순처럼 세 가지 세트메뉴를 3500원에 판다. 혼자 먹기에는 많고 둘이나 셋이서 나눠 먹기에 알맞은 양의 세트메뉴이다.

김떡순(김밥 또는 김치전+떡볶이+순대)등 다양한 길거리 음식‘세트메뉴’를 판매하는 서울 종로3가 노점. /김성윤 기자


1988년 한국에 상륙한 '맥도날드'가 세트메뉴(미국에서는 'meal menu'라 부른다)를 선보이기 전만 해도 세트메뉴는 우리에게 그리 친숙한 이름은 아니었다. 그러나 햄버거와 프렌치 프라이, 음료수, 여기에 장난감을 끼워주는 '해피 밀'은 전 세계 어린이들을 '포로'로 만들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맥도날드에 자극받은 다른 패스트푸드점, 패밀리레스토랑도 저렴한 세트 메뉴를 경쟁적으로 도입해왔다.

그러나 이제 '세트메뉴'는 한식·양식·중식·일식 등 어떤 종류의 음식에도 적용되는 우리의 고유한 '주문' 문화가 됐다. '자장면2+탕수육'세트는 기본이고 '떡볶이+김치볶음밥+후식 세트' '차돌박이+삼겹살 세트' 등 세트 구성도 가지가지다. 물론 외국에도 음식을 골고루 맛보는 세트 메뉴가 있지만, '2인용 세트메뉴 3만원' '3인용 세트메뉴 4만원' 식의 구성은 드문 편이다. 우리 외식업계에서는 대중식당, 고급식당을 막론하고 이런 세트 개발이 성공의 관건 중 하나. 식당 입장에서는 세트메뉴 주문이 많을수록 사람 품이 덜 들어가고 매출이 올라가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세트메뉴 인기를 우리의 '나눠 먹는 문화'에서 찾는다. 정혜경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제사상에 음식을 높이 괴어 쌓는 건 조상을 기린다는 의미도 있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나눠 먹기 위해서"라며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제사상에 음식을 괴지만, 회갑상처럼 산 사람을 위한 상에 음식을 쌓지는 않는다"고 했다. 음식을 나누는 것이 우리의 고유한 식습관 중 하나라는 얘기다.

레스토랑 컨설턴트 김아린씨는 "프랑스 같은 경우 가격대별로 구성한 세트는 중저가 식당에만 있다"며 "대신 고급 식당에는 '테이스팅 코스'라고 해서 요리사의 솜씨를 총체적으로 맛보는 구성만 있다"고 했다. 외식업 컨설턴트 이경희씨는 "우리 소비자는 항상 여럿이 음식점에 가서 나온 음식을 다 함께 나눠 먹기 때문에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세트메뉴가 단연 인기"라며 "음식점에서도 아예 손님들이 음식을 나눠 먹는다는 전제하에 세트메뉴를 구성한다"고 말했다.

메뉴 고르는 데 공들이길 싫어하는 한국인의 특성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김아린씨는 "많은 손님이 메뉴를 보면서 공부하고 고르는 걸 귀찮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세트의 경우에도 3만·5만원 이렇게 두 가지가 있으면 손님들이 많이 힘들어 합니다. 하지만 3만·5만·7만원 이렇게 세 가지로 메뉴를 구성하면 80%는 고민 없이 5만원짜리를 주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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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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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박창규 | 작성시간 09.08.18 좋은 정보 감사! 얼른 가 봐야 겠습니다.
  • 작성자참외위에줄무늬 | 작성시간 09.08.19 와~~~저거 구경하러 설 가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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