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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인도 ****
토란 이파리 위로 듣는 빗방울이 눈물 같아
눈가를 만져봅니다.
이 여름, 아무도 운 사람은 없습니다.
숲 속에 아무도 살고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막 터지기 시작한 배롱나무의 견딜 수 없는 현기증만
빨갛게 서 있는 대낮
다리 접어 바닥에 앉으면 사방이 가득합니다.
스치는 소리, 흔들리는 소리, 머무는 소리,
끊임없이 비비거나 살랑대는 소리,
살아 있는 것들은 다 스스로를 드러냅니다.
아무도 없는 숲 속이지만 아무것도 없는 게 아닙니다.
비어 있는 것 같지만 한 치도 비어 있는 게 아닙니다.
아무도 없는 세상도 꽉 차 있습니다.
단 한순간도 고정되어 있는 게 없습니다.
앉아 있으면서 나는 내 존재가
물소리처럼 흘러가는 것을 지켜봅니다.
내게서 빠져나간 몸 하나가
가부좌한 채 그렇게 떠내려가는 것을 봅니다.
내려가다 멈추고 내려가다 멈추곤 하는
호흡의 사이사이 섬 또한
사라졌다간 떠오르고 사라졌다간 떠오르고 하는지
삼매에 든 수평선만 물 위에 앉아 있습니다.
~~~~ 작은 행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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