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게장을 몹시 좋아하지만
꽃게에 간장물을 부을 때 꼭 설레는 것만은 아니었어요
언젠가 딸애한테 시를 한편 읽어줬는데
간장게장을 나만큼이나 좋아하는 딸애가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다시는 간장게장을 못 먹을 것 같다는 겁니다
스며드는 것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늦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절박한 마지막 시구에 읽던 나도 먹먹해지고요~ㅠ
그러던 어느 날
이 시의 실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안도현 님은 너무나 맛있는 간장게장을 혼자만 먹고 싶어서 이 시를 썼노라 자백하였지요ㅋㅋ
옆에 있으면 등짝 스매싱을 날리고 싶었어요
동향분이고 제가 좋아하는 시인이기도 합니다
딸애는 물론
금방 그런 시가 있었냐는 듯이 잊고
간장게장을 잘 먹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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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윤슬처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5.12.30 글렌 와~ 호기심이 많으셨구나요
달걀껍질이 말랑말랑하다가 단단해지는 군요
저는 화장실이 멀찍히 떨어져 있어서 밤에 화장실 가기가 진짜 무서웠이요
밤똥 누고 나오면서
닭장에 빌면 밤똥을 안눈다고 해서 오가며 닭장에 두 손모아 빌었던 생각이 나요
별 소릴 다하네요ㅋㅋㅋ -
답댓글 작성자글렌 작성시간 25.12.30 윤슬처럼 ㅋㅋ 화장실에서 일을 보는데 밑에서 빨간 종이 줄까 노란종이 줄까 하는 무서운 얘기 때문에 밤에 화장실 가면서도 무서웠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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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윤슬처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5.12.30 ㅋㅋㅋ
화장실 귀신은 전국구죠
진짜 무서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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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서령 작성시간 25.12.31 간장게장 에 대한 시가 있었군요.ㅎ
올려준 시 를 읽다보니 갑자기 간장게장 이 먹고 싶어졌어요 ㅎ -
답댓글 작성자윤슬처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5.12.31 아~~ 이러시면 시인의 의도와 달라지는 건데요~ㅋㅋ
새해 더 많이 행복해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