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더 이상 새로 울 것도, 더 좋아질 것도 없다.라는
확실한 예감에 사로잡히는 나의 하루는 대체로 난감하다.
아내가 죽어 못 살 것 같은 시간이 10년이 지나보니
이제 아내가 잠든 산소에 가도 메마른 슬픔만 남아있다.
산소의 풀들은 그리움에 지친 듯 해쓱한 얼굴로 나를 반기고,
호젓하고도 스산한 풍광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아들도 나도 더 이상 울지 않는다. 슬퍼하지도 않는다.
강렬했던 감정은 세월 속에 정리되고
간헐적으로 아내가 떠오르긴 하지만 더 이상 울지는 않는다.
슬픔도 세월 속에 풍화되어 10년이 지난 무덤가에서는
사별과 아내부재의 슬픔이 슬프지 않았고,
시간 속에 슬픔도 바래지는 것이 진실로 마음 아프다.
아들과 내가 더 이상 울지 않은 산소 부근에
새로 들어온 무덤에서는 사람들이 울었다.
이제 울지 않는 아내의 무덤과,
새로 울기 시작한 무덤 사이에 잔디들은 푸르게, 푸르게 빛나고,
만져지지 않는 것들과 불러 지지 않는 것들을
나는 애써 사랑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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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샛별짱 작성시간 26.04.09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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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산새 작성시간 26.04.09 글이 한편의 시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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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신영동 작성시간 26.04.10 new
글을 읽으며 왜 제 눈에 눈물이 고이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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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채원 작성시간 26.04.10 new
어쩌면 제 마음을 옮겨 놓은듯 하네요 뼈가 시리도록 아프고 슬픈 날들이 세월의 흐름에 묻혀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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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루나 작성시간 26.04.10 new
슬픔이 바래져 가는것처럼 보여도 한발한발 사랑하는이에게 가까이 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저도 먼저 떠난 가족을 그리다 언젠가는 다시 만날 그날이 가끔 연상되기도 합니다.
잘 살아야 좋은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거라 믿으며
오늘도 멋지게~~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