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가끔 유치해질 때가 있다
사랑한다는 것은 현실 상황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을 뜻한다.
하루에 몇 번씩 전화 통화를 해도 또 할 말이 남아 있고
만나고 나도 또 보고 싶은 것은 바로 항체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헤어짐이 슬픈 건
헤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만남의 가치를 깨닫기 때문이고
떠난다는 것이 아쉬운 이유는
존재했던 모든 것들이 그 빈자리 속에서 빛나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가끔 반성하지 않아도 좋은 이별도 있다.
있는 마음 다 퍼주어도 뒤에서 비난만 일삼는 그녀가 그렇고
순간의 우쭐함으로 점점 늙은괴물이 되어가는 그녀가 그렇다.
이별은 극복할 수 없을 만큼 저항력이 떨어져 있을 때 찾아온다.
끝까지 죽을힘을 다해 따라 갔다가 사랑을 거두고
다시 세상의 속으로 돌아오느라 죽을 지경이다.
더 이상 힘이 남아 있지 않은 상태를 우리는 이별이라 말한다.
그렇게 모든 힘을 다 소진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사랑이라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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