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씨0 니 혼자 다 해처무라.”
며칠 춥더니 그래도 반짝 해가 뜨기에 운동을 나갔더니
저쪽 7번홀에서 할배들 몇이 서서 언성을 높이고 있다.
보지 않아도 안다. 아마도 또 내기하다 몇타를 쳤느니 아니다
몇타다 서로 우기다 아마 싸움이 난듯...
평균 연령이 72세 할배들이 아이들 처럼 싸우고 있으면 다들
말리지도 못하고 그저 힐끔거리기만 한다.
신기한것은 저렇게 싸우고 삐져갔다가 내일이면 또 낄낄거리며
같이 공을 친다는것이다.
조금 더 마음이 상하면 아마 이 삼일은 더 가겠지만...
아무턴 남자들은 공만 쥐어주면 다들 나이가 사라지고 마는것
같다.
그 공이 큰것이든 작은것이든 상관이 없다.
사실 공을 치다보면 자신이 몇타를 쳤는지 햇갈릴 때가 있기 마련이다
특히 초보때는 더욱 그러하고 어느정도 경험이 있어도 여러번 같은
구장을 돌다보면 햇갈리기는 한다.
대부분 서로 우기다 대충 서로 암묵적인 합의를 하고 마는데
새해벽두에 올해 만은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맹세들을 하고 왔는지
목소리들이 점점 커진다.
이럴때 주변의 아짐들이 좀 말리면 좋으련만 다들 싱글벙글 거리며
구경만 하지 말리러 가지 않는다.
보다 못해 내가 나섰다.
“아 좀 조용히 하이소.얼마짜리 하기에 이리 싸웁니꺼?”
물어보니 오늘은 이백원 짜리란다.
흐흠...
백원에서 이백원짜리로 백퍼센트 올랐으니 그럴만도???
주머니에서 이백원 꺼내 자신이 이겼다고 우기는 할배에게 건넸다.
“안 받는다 니가 와주노 절마가 줘야지.”
안 받는다는 할배 주머니에 이백원 넣어주고 우리 팀으로 돌아와 한바퀴
더 돌며 슬쩍 보니 어느새 다들 히!히!히! 거리며 공을 치고 있다.
저 할배들 파크골프 없었으면 머하고 놀았을꼬?
마을회관에서 아마 고스톱 치다 판떼기 엎고 집에 깠을까?
속으로 다짐했다.
인자 할배들 돈 안 따묵기로....
할배들 건강하게 오래사이소..
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가을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1.04 ㅎㅎㅎ
과연 우리 나이 더먹어도 안그럴까요?
아마도 그럴것 같은데 ㅋ
나이가 들면 다들 작은것에 더 목매다는듯요.
복많이 받았음 좀 나눠주시와요. -
작성자샛별짱 작성시간 26.01.03 글을 참 맛갈라게 쓰시네요
그 장면이 바로 눈앞인듯... -
답댓글 작성자가을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1.04 짱님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짱님 재미난 글 잘읽고있답니다.
조오기 밑에 누군가 애타게 찾던데
자주 얼굴 보여주세요... -
작성자미샤 작성시간 26.01.04 대단하신 글재주 잼난글 잘 읽었습니다 ^^
추위에도 파골 즐기시는걸 보니 건강 부럽습니다 ~
오해로 빚진 공값을 갚아 드려야는데 ㅎ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
답댓글 작성자가을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1.04 미샤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그공 그래도 전국대회 가서 홀인원 상받은건데..
재수 있는공이니 홀인원 하셔요..
전 공 많으니 걱정마시고 즐겁게 노시길...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