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엄마는 요양원에서
5년정도 지내다 돌아가셨다
자식이 그리 많은데
요양원에 모신것은 내 몸속 깊숙한 곳에
가시로 남아 자주 나를 아프게한다
혼자되신 엄마에게
치매증상이 보이자
비교적 자유로웠던 내가
집근처 요양원으로 엄마를 모셔왔다
매일 엄마에게 가는 것이
나의 일상이었고
나를 기다리는 것은 엄마의 일상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엄마의 몸은 쇠약해졌고
치매도 더욱 심해졌지만
당신 자식들의 이름과 얼굴은
또렷이 기억하셨다
돌아가시기 몇 일 전 부터
곡기를 끊으시더니
의식의 가느다란 줄을
간신히 붙잡고 계신듯 보였다
"이모, 할머니 곧 돌아가실거 같아"
어느날 조카에게서 전화가왔다
볼일보러 자리를 비운사이였다
할머니 귀에 전화를 대라고 하고
나는 최대한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
"엄마, 막내딸 금방 갈거니까
잠들지마 알았지?"
"으... "
내말을 알아들으셨는지 숨소리에
대답이 뭍어나왔다
"엄마 사랑해
울엄마 많이 사랑해"
눈물이 줄줄흘러 더이상 말을 잇기 힘들었다
서둘러 일을 마치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엄마는 나와 통화 후 오래지않아
잠들듯이 숨을 거두셨다고 했다
동트기전 일어나 도시락 열개씩 싸던때가 가장 행복했다던,
요양원 입소했을때 자식들에게 버림받았다며
몇 날 며칠을 눈물지으셨던,
내가 매일 나르는 간식을 이방저방 할머니들에게 나누어주며 행복해하시던
내엄마...
살면서 가장 잘한 일 하나를 꼽으라면
엄마의 마지막 순간에
'사랑해'라고 말한 것이다
막내딸과의 마지막 통화후
엄마는 어떤 마음으로 잠드셨을까
우는 딸때문에 마음 아프시진 않았을까
울지는 말았어야 했는데...
애월 바닷가 카페에서
옆 테이블의 다정한 모녀를 보니
엄마 생각이 났다
우중충한 날씨 만큼이나
내 마음도 흐림이다 ☔️
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소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3.31 이상하게도
부모님께 잘했던것 보다 못했던것이
더 자주 생각나고
속상하더군요
바람소리님은 어머니께
최선을 다해
잘해드리고 있겠죠~
따뜻한 토닥토닥 고마워요 -
답댓글 작성자소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3.31 곤란한 일...
슬프지만 맞는 표현입니다
아무리 효자 효녀라고 자부해도
부모님 사랑의 백분의 일도 못 따라간다고 생각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산새 작성시간 26.03.31 곰곰히 다시 읽게 되는 시입니다..
부디 곤란하다고
느끼지 말기를..
잠시 생각에 잠겨봅니다
정많고 살가운 막내딸 소민님의
글 잘 읽고 갑니다~ -
답댓글 작성자소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3.31 산새 시인의 솔직한 고백처럼
곤란한 상황.. 맞는거 같아요
자식들의 한계가 아닐까
저도 잠시 생각에 잠겨봅니다
산새님도 말해보세요 사랑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