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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근교에 대대로 내려오는 시댁근처에 피할 수 없는 사정이 있어서 자그마한 농토를 구입하여 농사라고 매달리니 제초제도 안 뿌리고 맨손으로 뽑다시피하니 손가락이 굽어지지 않고 허리는 왜 이렇게 아픈지?
까치 비둘기는 씨앗을 놓기 바쁘게 줄을 서서 파먹으니 망씌우느라 고생... 근처 산에서 고라니가 내려와 콩순이랑 고구마잎을 따먹기에 울타리 치니 환삼덩굴이 신나게(?) 타고 올라가 망을 잡아당기고...에효..
유난히 가물었던 탓에 물을 주기는 하였으되 아무러면 하늘에서 내려주시는 비에 비하랴! 농약을 주지 않으면 거의 주저앉는 고추 콩역시 마찬가지이니 아무리 건강한 먹거리를 먹고자하나 소출이 없음에 농약을 뿌리지 않을 수 없으니 어이하랴.
반 건달농사라는 땅콩과 고구마... 그래도 굼벵이약은 필수! 고구마는 벋어나가는 덩굴 손질이 바쁘고 땅콩은 인정사정 보지말고 북을 주라기에 포기마다 북을 주어 자방이 내리기 좋게 하여주었으나 목마른 대지에서 열매가 생각보다 부실하였지만 그나마 감사한 마음으로 캐서 씻어말리는 중이다. 실한 것과 부실한 것 분리 작업이 남아있다. 일일이 수작업이라 일이 끝이 없다.
어느것 하나 노솔한 것이 없어 헤매는데 농산물 가꾸어 판매하는 분들을 보면 그 대단함에 놀라울 뿐이다.
먹거리가 우리입으로 들어오기까지의 수고로움에 감사하며 설령 좀 못나고 부실해보여도 함부로 버리지 않고 잘 먹도록 하리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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