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예당 조선윤
한반도의 새벽은
아득한 강가에 피어오른
물안개처럼 시작되었다
돌을 다듬어 삶을 일구고
강을 따라 마을을 세우던 사람들은
긴 세월의 바람 속에서 나라의 이름을 만들어 갔다
고조선 건국의 북소리는
백두의 산맥을 넘어 들판으로 퍼졌고
그 울림은 수천 년 동안 민족의 기억이 되었다
삼국시대에는 칼과 붓이 함께 자랐다
고구려의 기상은 하늘을 향해 솟았고
백제의 문화는 꽃잎처럼 바다를 건넜으며
신라의 종소리는 천년의 시간을 품었다
통일신라 시대의 달빛 아래
사람들은 하나의 하늘을 바라보았고
고려 건국의 깃발 아래서는
찬란한 불빛처럼 문화가 피어났다
조선 건국 선비들은 먹을 갈아 뜻을 적고
백성들은 계절 따라 논밭을 일구었다
세종의 밤하늘에서는
훈민정음 창제라는 별이 태어나
모든 사람의 목소리가 글이 되는 기적을 만들었다
그러나 역사는 꽃길만은 아니었다
일제강점기의 어두운 겨울
나라를 잃은 사람들은
이름과 말과 꿈마저 빼앗길 위기에 놓였다
그럼에도 꺼지지 않는 등불처럼
독립을 향한 마음은 산과 들
그리고 먼 이국땅까지 타올랐다
마침내 해방의 새벽이 왔지만
기쁨 뒤에는 분단의 아픔이 찾아왔다
한국 전쟁의 검은 연기는
한반도의 하늘을 가렸고,
수많은 눈물과 이별이 강물처럼 흘렀다
폐허 위에서 사람들은 다시 일어섰다
가난한 손으로 벽돌을 쌓고
희망이라는 씨앗을 심었다
그 씨앗은 산업과 교육의 숲이 되었고
작은 나라의 꿈은 세계를 향한 길이 되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수많은 세대가 흘린 땀과 눈물
포기하지 않은 마음 위에 서 있다
역사는 오래된 책 속에 잠든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겨울을 견딘 나무의 나이테처럼
우리의 말과 노래
거리의 불빛과 아이들의 웃음 속에 살아 있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상처를 품고도 다시 꽃피는
한 그루 무궁화의 이야기이며
어둠 속에서도 새벽을 믿었던
사람들의 긴 노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