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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시모음

땅의 여백에 쓰는 詩 / 정상화

작성자cbdc반대(박윤억)|작성시간26.06.06|조회수9 목록 댓글 0

땅의 여백에 쓰는 詩 / 정상화


 
농부는 욕심을 버린다  
넓은 들 씨앗으로 빼곡히
채우고 싶지만
채움이 여백보다 못함을
몸으로 읽었으니  
 
물끼 보며 빠진 빈자리
이빨 빠진 흉함으로 다가와도
못 몬척한다  
 
심긴 모들 사이로
바람이 사랑을 노래하고
잠자리 쉼터가 되고
땡볕 가슴으로 안으며
빈자리를 채워가기 때문이다  
 
식물은 농부의 마음을 읽는다  
욕심을 부린 만큼 아픔을 주고
부지런한 발걸음을 사랑하며
가슴 맞댄 따스함을 기억한다  
 
비워진 가슴만큼 채워주고
사랑한 만큼 돌려주는
자연의 순리를 실천하는
푸른 숨결 앞에 옷깃을 여미고 
 
생존의 숨구멍이자
채움의 공간 위에 어느 시인도
쓸 수 없는 따스한 詩를 쓰는
푸른 손놀림에 무릎을 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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