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가까이 / 주희주
해는
수평선 아래로 먼저 걸어갔다
바다는
그가 지나간 자리에
빛 몇 줄을 남겨 두었다
멀리
일정한 간격으로 서 있는 것들은
서로를 부르지 않았다
가까워지지도
멀어지지도 않은 채
저마다의 바람을 견디고 있었다
검은 바위들 곁으로
물이 들어왔다가
천천히 물러난다
미처 떠나지 못한 빛들이
수면 가까이
오래 머물렀다
어둠은
바다 쪽에서 왔지만
빛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가라앉은 것이 아니라
더 먼 곳으로
스며든 것이라고
바다는
오래전부터
파도로 적어 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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