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마을 사람들 / 주선옥
누군가는 질경이처럼 뿌리를 내렸고
또 누군가는 홀씨처럼 날려와 앉았다
꽃을 피웠거나 아직 멍울만 맺혔거나
조금씩 움을틔워 꿈을 꾸고 있거나
하얀 눈발이 펄펄 날릴 때
벙어리 장갑을끼고 삽으로 눈을 치며
혹은 팔을 걷어 부치고 큰 가래질을 하거나
각자의 열린 품만큼 자기 땅을 누리며
웃거나 울거나 아예 닫아건 빗장 이거나
저마다 달빛 머금은 향기로
한땀한땀 수를 놓아 한폭의 풍경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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