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 조서연
사랑도 계절도
가고 오는 것을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조용히 빗 등을 타고 온
가을이 국화꽃 한 다발을
가야 할 여름에 수줍게 건넵니다
풀죽은 여름 햇살이
서러운 이별을 앞두고
살며시 자리에서 일어나
새 주인에게 양보합니다
두 손을 꼭 잡고
서로에게 멋 젓은 인사를 합니다
이별한 뒤에 쓸쓸함이
배어있어 늘 빈 마음의 계절
어쩜 그러한 감춰놓은 슬픔이
국화꽃 향기에 흠뻑 젖어 들기도
지나간 추억도 다시 돌아오는
그 가을이
갈색의 긴 코트 깃을 세우고
우리에게 걸어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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