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꽃 필 무렵 / 조남명
온 산에 하얀 꽃 흐드러져
냄새가 동네를 다 먹었다.
사내들의 꽃
거기에서 풍기는 양향 ( 陽香 )
6월이면 그 냄새 질러댄다.
초여름 밤꽃 냄새에 갇혀
밤을 삼켜버린 개구리 소리에
잠 못 드는 여인의 밤
심난한 가슴 어우르며
몸가짐을 추스린다.
밤꽃이 필 무렵
따갑게 내리쬐는 한낮 햇볕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에
밤꽃 냄새가 출렁거린다.
저 밤나무 숲 마을 어디서
깊은 사랑 이루어지고
밤은 굳게 영글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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