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하의 향기/예당 조선윤
성하의 숲길에는
햇살에 익은 초록 숨결이 흐르고
바람 끝마다
풋풋한 생명의 향기가 머문다
짙푸른 녹음 아래
이름 모를 꽃들은 조용히 피어나고
맑은 새소리는
하늘의 푸른 결을 따라 흘러간다
나뭇잎 사이로 스며든 햇빛은
금빛 물결이 되어 흔들리고
그 아래 선 마음마저
어느새 초록빛으로 물들어 간다
한 계절이 가장 찬란하게 익어가는 때
대지는 넉넉한 품을 열어
수많은 생명의 이야기를 품고
바람은 그 이야기들을 향기로 엮어 보낸다
문득 걸음을 멈추면
그 향기 속에는 꽃보다 깊은 그리움도 있고
푸른 날의 설렘도 있으며
아직 다 쓰지 못한 꿈들의 숨결도 스며 있다
한여름의 뜨거움만이 아니라
지나가는 순간마저 아름답게 품어 안는
계절의 따뜻한 위로이다
그래서 오늘도 숲은
초록의 언어로 조용히 말한다.
"지금 이 순간,
가장 푸르게 살아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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