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도하가 / 이창하
흘러가는 저 강물은 언제쯤 멈출까요?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당신의 문만 굳게 닫혀버렸네요
시간이 좀 더 남아 있는 줄 알았던 나의 오산이
단순히
오늘처럼 내일도 안녕할 것으로 생각했지요
양치를 치던 칫솔이 변기통 속으로 빠져버렸네요
당신의 복식 호흡소리가 들려주던 불길한 조짐을 생각하면서
생애 처음으로
일방적인 이별을 통고받았습니다
쌍무지개가 눈부시던 날
넋을 잃고 바라보았던 날이 기억납니다
의무라고 생각하면서 나온 모든 따뜻하지 못했던 것들은
악어의 눈물이었음을 참회합니다
이 나이가 되어서야
양지와 음지는 결코 함께할 수 없다는 불문율을 깨닫고
수양버들처럼 어깨를 흔들어요
소설 속에서처럼 쉽게 열린다고 생각했던 문은
저렇게 굳게 닫혀 있어 아무리
찾아도 저 구멍에 알맞은 열쇠는 보이지 않네요
꽃이 지고 나서야 비로소 열매가 맺힌다고 말했던
당신의 목소리가 기억납니다
신과 뱀과 강이 등장하는 북극 신화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삶이 죽음으로 향하는 유일한 길이라면
죽음은 또한 삶으로 향하는 유일한 길이 아닐는지요?
오로지 상상 속에서만 쉽게 여닫을 수 있는 저 문은
불청객 전용인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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