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따라 걷는 길/ 이경란
먼저 향기가 다가왔어요
발자국도 없이 조용히
내 마음 문 앞까지
그 향기는
오래된 기억을 흔들었고
잊은 줄 알았던 눈물
조용히 피어나게 했어요
그때의 아픔들
마치 젖은 옷처럼
내 안에 붙어 있었지만
향기는 그것까지
살며시 안아주었죠
나는 걸었어요
향기를 따라
낙엽 밟는 소리 속에
내 마음 조금씩 가벼워져
한 걸음 또 한 걸음
상처는 흙이 됩니다
보랏빛 싹처럼
무언가 피어나기 시작하나봐
향기는 가까이 속삭였죠
아픈 마음도
언젠가 꽃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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