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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시모음

정유공장 유지보수기간에는 장미도 슬프다 / 이시향

작성자cbdc반대(박윤억)|작성시간26.06.13|조회수10 목록 댓글 0

정유공장 유지보수기간에는 장미도 슬프다 / 이시향


 
정유공장 철조망에
걸린 붉은 덩굴장미
새벽부터
모퉁이 쪽문으로
안전모들이 줄지어 들어간다 
 
장미는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기울이는데,
들어가는 만큼
굴뚝에서는
검붉은 연기가 자란다 
 
사람들은
꺼지지 않는 불을 지키고
산은 조금씩 낮아지고
하늘은 조금씩 무거워진다 
 
땀에 젖은 작업복들이
저녁 무렵 쏟아져 나올 때
철조망 너머 장미는
아침보다 더 붉다 
 
노을인지
지구의 열인지
장미도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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