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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시모음

유월의 마지막 장미에게 / 이진섭

작성자cbdc반대(박윤억)|작성시간26.06.13|조회수12 목록 댓글 0

유월의 마지막 장미에게 / 이진섭

 
찬란한 풀꽃이 고갤 숙이듯
유월의 장미는 모른 척 입술을 다물고
한 계절의 사랑을 가슴 속에 묻습니다.  
 
갯바위에 올라 먼바다를 바라보니
어느새 나는 작은 파도가 되어
수없이 부서지면서도
끝내 그대 곁을 맴돌고 있었습니다.  
 
뒤돌아 왔던 길을 천천히 되짚어가니
한사코 바람은 나를 붙잡으며
아직 다 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고
귓가에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습니다.  
 
사랑은 늘 이루어짐보다
기다림의 시간 속에서 더 깊어지는 것인지,
손끝에 닿지 못한 이슬비 내린 미소가
오히려 별빛처럼 남아 밤마다 가슴을 밝힙니다.  
 
나는 이제 파도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어도
먼 수평선 끝에 걸린 노을처럼 아름다움으로 남겠습니다.
언젠가 다시 꽃이 피는 그 날의 계절이 오면
숙였던 풀꽃도 고개를 들 듯
가슴 깊이 간직한 사랑 또한 다시 피어나리니,  
 
유월의 장미가 지고 나면 흙으로 돌아가겠지만,
그 향기만은 떠나지 못해 지나간 길목마다 머물 것입니다.
오늘의 이별은 끝이 아니라
그대를 더욱 그리워하기 위한 한 편의 유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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