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무의 시간/하늘꽃 윤외기
한 올의 실타래로 바늘귀를 꿰맨 듯
명장이 지켜온 시간을 조용히 엮는다
손끝에 번지는 푸른 인디고 속에
가지런히 쟁여둔 세월이 풀려나온다
형형색색 걸려 있는 한복과 가방은
누군가의 삶을 끌어안으려는 실루엣
교자상 위 자잘한 단추와 실타래는
인생이란 소소한 기억을 쌓으려 한다
희끗한 머리칼에 얹어둔 안경은
보이지 않는 마음 들여다보려는 듯
잠시 멈춘 손길에 피어난 꽃송이
거친 세상 잃지 않으려는 고운 꿈이여
창밖에는 먼 바람이 옷깃 스쳐 가고
공방을 오롯이 따스한 숨결로 채우니
굴러가는 동그란 시간의 모서리에
정성으로 기워낸 예쁜 매듭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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