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 / 이윤선
해와 달 그리고 바람과 꽃을 안은
세월은 알았어도
숫자가 함께 걷는 줄은
몰랐네
숫자를 모르는
딸년 아들놈
툭! 놓은 말에
알았네
내 얼굴에
세월이 먹물을 붓에 찍어
하루하루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걸
거울을 보며
어렴풋이 짐작만 하고 있었지만
툭! 남편이 놓은 말에
숫자가 나를 따라 걷는 걸
알았네
"여보, 환갑이네."
"엄마, 환갑이잖아요."
"어머니, 환갑 아니에요?"
달력을 꽃잎처럼 따며
가족들은
툭! 툭! 툭! 나의 눈에 말을 놓는다
으흠!
세월을 품은 달력이
내게 숫자를 하나 둘 내려 놓는다
육십 하고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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