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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시모음

가지 끝에 머문 사랑 / 이진섭

작성자찢어진 청바지|작성시간26.06.18|조회수16 목록 댓글 0

가지 끝에 머문 사랑 / 이진섭

낡은 가지 끝에 머문
보랏빛 꽃 한 송이,
오랜 그리움이 접어 둔 편지처럼
고요한 숨결로 당신의 이름을 불러
사랑은 침묵 속에서도 향기로 피어납니다.

수없이 흔들리던 잎사귀는
떠나간 바람의 사연을 묻지 않은 채
가슴 깊은 초록 하나 끝내 지켜내고,
달빛에 젖은 그리움의 결마다
당신을 기다린 시간은 별빛으로 쌓여갑니다.

메마른 계절을 건너온 햇살 한 줌은
굳게 닫힌 마음의 창을 두드리며
눈물의 강을 건넌 사랑일수록 더 맑게 빛난다고,
서로의 상처를 꽃잎처럼 감싸 안을 때
비로소 사랑은 한 송이 봄이 된다고 속삭입니다.

삶이 문득 적막의 숲에 머물지라도
우리의 오늘은 아직 피어나는 중이기에
깊은 밤의 이슬은 새벽의 진주가 되고,
당신이 지나온 모든 계절은 사랑의 뿌리가 되어
끝내 가장 낮은 자리에서 꽃으로 남습니다.

그리고 나는 압니다.
세상의 모든 꽃이 지는 날에도
당신을 향한 내 마음만은 가지 끝에 머물러,
다시 피어날 봄을 기다리는 작은 새의 노래처럼
영원의 향기로 당신 곁을 지키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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