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의 강 / 이시향
아카시아 향기
골목 끝에 머물던 날
작은 울음 하나
세상 쪽으로 떠밀려 와
지구라는 길 위에 내려섰다
넘어지며 배운 이름들
붙잡았다 놓친 사람들
웃음보다
먼저 우는 법을 배웠다
케이크 위 촛불은
하나 둘 늘어 가는데
마음은 아직
먼 하늘 되돌아갈
별 하나 올려다본다
살아간다는 건
다시 일어서는 일
예순의 강가에 와서야
조용히 알게 되었다
잘 살았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
울음보다 웃음으로
오늘을 건너간다
이제 남은 길은
조금 천천히 걸어도 좋겠다
햇살 같은 말 한마디
누군가의 어깨에 남기며
먼 길 떠나는 날
잘 살았다
그 한마디 웃으며
남길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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